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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에 한국도 “덜덜” … 유가 급등에 물가 상승률 다시 오르나

낮은 국제 유가 상승폭에 9월 국내 물가 상승률 1%대 기록
중동 무력 충돌로, 이번 주에만 국제 유가 8% 급등

이란 수도 테헤란의 영국대사관 앞에서 이란 국기와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며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을 자축하는 시민들[사진 AFP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 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데,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상승률 오름폭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하며 2021년 2월(1.4%)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무른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42개월 만이다.

소비자 물가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2년 7월 6.3%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7월에야 2.4%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무더위로 시금치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했고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지난해 8월 소비자 물가가 3.4%대로 다시 확대됐다. 이후 올해 들어 2%대로 소폭 내리며 유지됐다.

이렇게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과일 가격과 채소 가격 안정, 지난해 물가가 급등한 탓에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준 덕분이다. 실제 복숭아는 1년 전보다 가격이 20.3% 내렸고 토마토도 10.1% 하락했다.

무엇보다 눈여겨 볼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지수는 121.96(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상대적 수치)로 1년 전과 비교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1년 전보다 8%, 12%씩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게 국내 물가에도 반영된 데다,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높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같은 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1달러(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됐다. 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이번 주에만 8%가량 올랐다. 브렌트유(12월분)는 3.72달러(5.03%)오른 배럴당 77.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무력 충돌 격화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가 막히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원유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세계 원유 시장 전체 공급량의 30%가량은 중동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라고 답했다.

TD 증권의 상품 전략가인 대니얼 갈리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아마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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