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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유상증자 전격철회…“이사회 의장직 물러나겠다”

금감원 불공정거래조사 일주일 만에 철회
“이사회 독립성·주주 친화 정책 강화할 것”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발표를 철회하고, 빠른 시일 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며 공개 사과했다. 

최 회장은 13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을 설명하기 위해 연 기자회견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해외 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 고려아연 사내이사직만 맡게 된다. 그는 지난 3월 20일 임기 만료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지 14일,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건 지 7일 만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 단위 차입금을 끌어와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보통주 373만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해 2조5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고려아연의 예상 밖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거센 비판이 일었다. 특히 영풍·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는 주주에게 빚을 갚게 한다는 것이 비판이 핵심이었다. 

시장 안팎의 반발에 금융당국까지 칼을 빼 들면서 결국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주 친화·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려아연은 “주주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기 배당 도입을 추진한다”며 “중간 배당을 도입한 지 약 1년 만에 새로운 배당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고려아연 주주들은 앞으로 더욱 예측 가능한 배당 수익을 거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영풍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 성장성을 지키고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실 것이다”며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해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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