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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교육 직접 해보니…현장과 결합해야 효과 높아[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창업 교육 교실 밖으로 나가야 장점 커져
대학생 중고등 학생보다 교실 밖 학습 기회 얻지 못해

2023년 9월 강원 춘천시 우석중학교에서 열린 청소년 예비 창업가 양성 교실에서 학생들이 창업가 정신을 배우고 있다. [사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최화준 아산나눔재단 AER지식연구소 연구원] 창업 교육에 대한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학들은 신입생 선발에서 자율 전공 비율을 높이고 있는데, 많은 학교들이 창업학을 세부 전공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거점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교육에서 기업가정신을 신입생 교양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변화도 보인다. 

청소년 대상 고등 교육 영역 역시 창업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다. 실제로 창업 경진 대회 행사에서 청소년 참가자들을 만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일선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기업가정신 교수법을 배우고 있다. 일부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들은 인기가 높아 경쟁 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업 교육은 학문 성취와 실용성을 모두 추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학계가 경영학의 한 분야로 창업학을 연구하고 있는 동안, 현업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들은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실용적인 창업 방법론을 제안한다. 

일례로 재빠른 스타트업 성장 방정식 중 하나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은 창업가 에릭 리스(Eric Ries)가 그의 경험에 기반해 제안한 방법론이지만, 학계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이론적 근거로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 교육은 창업 연구와 현장 의견이 모여 유의미한 결과를 공유하는 분야다. 

창업 교육과 창업 현장은 상보적 관계

현장 환경을 반영한 창업 교육은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체적인 자아를 형성하도록 한다. 창업의 영단어는 스타트업(start-up)이다. 단어의 의미처럼 창업자는 스스로 사업의 출발점을 정하고 행동한다. 주변의 도움도 혼자 힘으로 찾고 요청해야 한다. 창업 교육은 학생들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독립적인 주체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대체로 창업 교육은 단체로 진행되는데, 이는 학생들에게 사회와 소통하는 역량을 개발하도록 도와준다. 창업자는 모든 업무를 혼자 처리할 수 없다. 어떤 상황이던 다른 이들과 함께 성취하는 것이 창업이다. 이를테면 창업자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사회 기술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타인과 대화가 부족했던 청소년들에게 더욱 필요한 역량이다. 집단 대면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창업 교육 활동은 이들에게 사회성을 높이도록 유도한다. 

또한 수평적 환경도 창업 교육이 지닌 장점이다. 교수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강의 형태의 수업과 달리 창업 교과목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수평적인 환경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창업은 하나의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것을 전제한다. 그래서 교수자와 학습자는 서로의 경험을 존중한다. 

이런 장점들은 창업 교육이 교실 밖으로 나가면서 더욱 커진다. 교육 기관들이 편하게 시도하는 현장 학습 활동인 회사 방문을 예로 들어보겠다. 기업을 방문하는 학생들은 홍보 담당 관계자가 정형화된 형식으로 전달하는 정제된 정보를 전달받는다. 이에 반해 창업 회사 방문은 보통 학생과의 창업자의 만남 기회를 제공하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로운 질의 응답을 진행한다. 방문 목적은 정보 전달이 아닌 지식과 감정 공유이다. 

창업 회사 방문은 종종 취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회사 방문에서 유익한 시간을 가진 학생들은 창업자 혹은 재직자에게 직접 일자리 기회를 문의한다. 반대로 창업 회사측에서 방문 학생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는 공개 채용을 잘 진행하지 않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선호하는 인력 채용 방식이다. 

이처럼 현장과 결합된 창업 교육은 학생들에게 더 포괄적이고 생산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와 서원대,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SK하이닉스 충북 대학생창업챌린지'가 5월 27일∼28일까지 괴산자연드림파크에서 열렸다. [사진 서원대]

현장 학습 늘려보는 것은 어떨까

현장 학습이 포함된 창업 교육을 경험한 학생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낸다. 그 외에도 학생들은 창업자와의 대화 같이 창업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는 성취감, 학우들과 시간을 함께 하면서 얻은 유대감 등 여러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 

이런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현장을 결합한 창업 교육이 흔한 일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청소년들은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졌고, 교육 기관 역시 단체 학습 활동을 특별히 권장하지 않는다. 

대학생들이 처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고등학교에서 다양한 현장 학습을 경험한 학생들은 대학교에 진학해서 교실 밖 학습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 그 많던 현장 학습들은 대학교에서 와서 사라져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 교육은 학생들에게 교실을 벗어날 계기와 다양한 학습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창업 회사를 방문하거나 창업자를 만나는 것과 같은 일회성 행사는 교육기관이 간단히 시도할 수 있는 선택지다. 외부에서 열리는 창업 경진 대회 참관이나 참여도 좋은 선택지이다. 며칠 간 합숙하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창업 캠프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대표적인 창업 교육 행사이다.    

오늘날 교육 기관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역할들을 요구받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학습자들의 실무 능력 함양인데, 이에 창업 교육은 좋은 해법일 수 있다. 그리고 살펴본 것처럼 창업 교육에 현장 학습이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화준 아산나눔재단 AER지식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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