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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바이에린·딜·업스테이지의 공통점은…100% 재택근무

[재택근무 고집하는 기업들] ①
아마존도 내년 1월부터 사무실 출근 제도로 변화
재택근무 운영 기업 소통·협업 위한 다양한 장치 마련해야

엔데믹 이후 기업들은 재택근무는 줄이고 사무실 출근을 채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코로나19는 삶의 방식을 바꿨다. 특히 근무형태에 대한 기존 관념을 변하게 했다. 대표적인 게 재택근무다. 팬데믹 이전에 일은 사무실에서 하는 게 당연했지만, 한 공간에 사람이 모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기업은 원격근무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엔데믹 선언 이후 기업들은 과거의 근무 형태로 복귀하고 있다. 글로벌 아마존이 2025년 1월부터 주 5일 사무실 근무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엔데믹 선언 이후 아마존은 재택근무 폐지와 함께 최소 3일 사무실 출근 방식을 운영했지만 결국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다. 애플도 재택근무 대신 임직원의 사무실 복귀로 돌아섰다. 

이에 반해 사무실과 재택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도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도 있다. 구글은 ‘주 최소 3일 사무실 출근’ 제도를, 마이크로소프트는 50% 이하 재택근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상징되던 재택근무는 이제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폐지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로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주 3회 사무실 출근 형태를 운영하고 있고, 쿠팡도 선택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요일을 정해 교대로 출근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거점 오피스를 지역 곳곳에 배치해 전면 출근 제도를 대체해 불만을 줄이기도 한다. 삼성전자, SK그룹 등이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1월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64.5%가 대답했다. 재택근무가 지속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대답한 기업은 9.7%에 불과했다.



재택근무 기업 1.2%에 불과하다는 설문 결과도 있어

지난 7월 1일부터 1개월 동안 ITWorld/CIO가 국내 기업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근무 형태는 사무실 중심이라는 결과도 있다. 69.3%가 전면 사무실 출근 형태이고 23.8%가 사무실 출근 중심 하이브리드 근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재택근무를 한다는 응답은 1.2%로 미미했다. 한국 기업도 사무실 출근 형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 복귀를 바라는 것은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게 소통 측면에서 더 확실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재택근무는 협업을 어렵게 한다고 말하는 관계자들도 많다. 대표적인 분야가 게임사다. 게임사가 신작을 개발하려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임직원이 소통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할 때 게임사는 임직원들에게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의 기기를 모두 마련해주면서 일을 진행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하니까 게임 개발 시간도 훨씬 늦어졌기 때문에 지금은 모두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상관없이 재택근무를 고집하면서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코니바이에린·딜·업스테이지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2017년 임이랑 대표가 창업한 코니바이에린은 현재까지 80여명의 임직원이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육아 브랜드 ‘코니’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리고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할 방법으로 채택한 게 재택근무다. 코니바이에린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운영하는 데 어려운 이유로 꼽히는 근태 관리를 따로 하지 않는다. 미국·일본·싱가포르·호주 등에 거주 중인 구성원들은 모두 한국 시간 기준으로 공통된 시간대에 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화상회의만으로 협업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하기 위해 ‘코니 오리지널 하우스’라는 사무실을 마련해 오프라인 협업도 지원하고 있다. 코니바이에린이 재택근무를 운영하면서 중점을 두는 것은 명확한 목표와 평가다. 핵심결과지표(OKR)를 활용해 함께 목표를 정하고 모든 프로젝트를 결과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 HR 기업 딜의 임직원 규모는 4500여명에 달한다. 100개국이 넘는 곳에서 원격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딜 역시 2019년 창업할 때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이 제도를 시행한 이유는 임직원이 일하는 지역과 상관없이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딜도 화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원자 검증은 화상 인터뷰와 온라인 평가 그리고 유관 부서 내 HR 담당자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진행한다. 온라인 소통 역량 및 원격 근무 환경에 적합한지를 파악하고, 지원자는 이를 통해 딜이 어떻게 원격으로 일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딜은 각자의 집에서 일할 수 있게 장비 등을 설치할 수 있는 소정의 금액을 제공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원격근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다. 선배 직원을 멘토로 지정해 후배들의 조직 적응을 돕기도 한다. 딜 관계자는 “평가 및 보상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면서 “전반적 보상 개념에 기반해 복지와 급여,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유연한 근무 환경과 향후 커리어 기회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AI 기업 업스테이지도 100% 재택근무로 운영된다. 2020년 10월 김성훈 대표가 창업한 업스테이지는 지금까지 임직원이 함께 일하는 사무실이 없다. 김 대표도 사무실 대신 집 근처에 있는 카페 등에서 일하고, “카페가 나의 사무실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국내외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140여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신 파트별로 공유오피스가 필요하면 지원하고, 휴양지에서 근무하고 싶은 임직원도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운영한 이유는 “글로벌 인재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의 지론 덕분인지 업스테이지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의 출신 지역도 중국·홍콩·캐나다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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