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트럼프 취임 코앞, ‘리더십 공백’ 최소화 위해서는 [EDITOR’S LETTE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까요.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지금 상황이 판박이입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까지 같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중인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임기를 시작했고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8년이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는데요,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5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8년 전 벌어진 일이 다시 반복되는 것인데요,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이른 바 ‘역사의 평행이론’을 얘기하며 놀라워하기도 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상황이 더 나쁘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 정국 때보다 대내외 경제가 불확실성 확대와 불황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더구나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보다 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통상정책 핵심 참모였던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 정책을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며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한 10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매년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경신하고 있어 트럼프 당선인이 강력한 추진을 예고하고 있는 ‘관세 전쟁’의 주요 대상국으로 꼽힙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경제·군사 등 다방면에서 ‘밀당’을 해봐 한국을 잘 안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불리합니다. 1기 행정부 당시 북미정상회담 때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해 크게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주고받는 협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트럼프 당선인이 “난 김정은을 안다. 매우 잘 지낸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코리아 패싱’ 우려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더욱 강력해진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우리는 탄핵 정국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으로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덕수 권한대행을 직접 만나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러시아·일본, 심지어 북한까지 언급하며 소통을 예고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탄핵 정국이라서 특수한 상황이지만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야와 행정부가 경제 및 대외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스트롱맨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나라 경제만 생각해야지 나만 살자고 다른 소리를 낸다면 모두가 패배자가 될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위메이드, 위퍼블릭 통해 산불 피해 복구 성금 1억2000만원 기부

2블로믹스, 신작 게임 포트리스HG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3카카오뱅크, ‘연 7% 금리’ 한국투자증권 특판 RP 완판

4경영권 승계 자금 논란 불식? '3.6조→2.3조' 한화에어로, 유증 줄인다

5비트코인, 블랙먼데이 딛고 소폭 반등…1억1800만원대로 올라

6신한은행, 전역장교 30여명 신규 채용한다

7어니스트AI, 금융규제 샌드박스 통한 '대출 플랫폼' 4월 출시

8금융 AI 핀테크 혜움, 10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9 정부, 21대 대통령 선거일 6월 3일로 확정

실시간 뉴스

1위메이드, 위퍼블릭 통해 산불 피해 복구 성금 1억2000만원 기부

2블로믹스, 신작 게임 포트리스HG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3카카오뱅크, ‘연 7% 금리’ 한국투자증권 특판 RP 완판

4경영권 승계 자금 논란 불식? '3.6조→2.3조' 한화에어로, 유증 줄인다

5비트코인, 블랙먼데이 딛고 소폭 반등…1억1800만원대로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