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매파적’ 발언에 국내 증시 불안감↑
연준, 금리인하 속도 조절 언급…강달러 지속 전망 계속
전문가 "외국인 투자금 국내 시장 추세적 유입 어려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예고에 국내 증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에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3% 하락한 2426.55에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16% 하락한 682.53에 개장했다.
이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과 그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50∼4.75%에서 연 4.25∼4.50%로 0.25%p 낮췄다. 9월 0.50%p(포인트) 인하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뒤 11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 하향 조정이다.
다만 미 연준은 내년에 기존에 예고한 네 번이 아닌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만을 단행하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미국 경기와 고용 흐름이 탄탄하고 물가 재상승 등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빠르게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고 연준이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추가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매파적 금리 인하 신호에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23.03p(2.58%) 하락한 4만2326.8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8.45p(2.95%) 내린 5872.1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16.37p(3.56%) 낮은 1만9392.69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줄어들면 그만큼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19일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미 간 금리정책 차별화가 확대되면 달러화 강세는 더 커져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수 있다.
국내 증시 하방 압력 노출↑
환율이 비우호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위험선호 분위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커스터디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환율 상승을 뒷받침한다.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나성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달러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추세적으로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하방 압력에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한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400원대 고환율 구간에 머물러 있음에 따라 수출업체들에 환율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대응 전략에 반영해 볼 필요가 있다”며 “2400pt 내외에서는 수출, 주주환원(금융 등)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접근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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