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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하는 허서홍號, GS리테일 유통 혁신 신호탄 쐈다

[오너家 3·4세가 뛴다] ④
GS그룹 4세 허서홍, 신사업 발굴·기존 사업 혁신 나선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경쟁력 강화 목표…해외 사업은 과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사진 GS리테일]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2025년을 기점으로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가 정식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다. 허 대표의 성공 여부는 4세들의 세대교체 속에서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와 연결된다. 그는 신사업 발굴과 기존 사업의 혁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며, 그룹 내외에서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앞으로 허 대표가 보여줄 리더십과 성과는 GS그룹 내 오너 일가의 경영 연속성과 미래 비전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분석·포트폴리오 구축 능력 우수

지난 2024년 11월 허 대표는 GS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내정됐다. GS그룹은 오랜 기간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세대를 교체하며 변화와 혁신을 이어왔으며, 허 대표는 이 흐름 속에서 차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GS리테일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발굴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

허 대표는 1977년생으로 대일외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학문적 기초를 다졌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키웠다. 그의 본격적인 커리어는 삼정KPMG에서 기업금융 애널리스트로 시작됐다.

이후 2005년 GS홈쇼핑 신사업팀에서 근무하며 GS그룹 내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9년 쉐브론(Chevron)과 GS에너지에서 에너지 산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경험을 쌓았으며, ㈜GS 미래사업팀장(부사장)을 맡아 그룹의 신사업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GS 미래사업팀장 당시 허 대표는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을 대표하는 프로젝트였던 휴젤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룹 내에서 주목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휴젤 인수는 GS그룹이 전통적인 사업군에서 벗어나 바이오와 같은 신산업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휴젤은 2023년 영업이익 1025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글로벌 시장 분석과 포트폴리오 구축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2023년에는 GS리테일 경영전략SU(서비스유닛)장으로 이동하며 본격적으로 유통업계에서의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경영지원·전략·신사업·대외협력 등 다양한 조직을 아우르며 유통업의 트렌드 변화와 기술 혁신 속에서 GS리테일의 성장 방향성을 설계해 왔다.

허 대표는 대표 취임 인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고민하겠다”며 “특히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허서홍 당시 ㈜GS 미래사업팀 부사장이 지난 2023년 5월 11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GS그룹 해커톤’에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미스트]
잘하는 것 유지하고, 부진한 것 혁신한다

허 대표의 전략은 GS리테일의 핵심 사업 부문에서 실행될 전망이다. 편의점 사업에서는 다점포 출점보다는 우량 점포 중심의 수익성 강화 전략을 채택하며 점당 매출 1위를 유지하고 가맹점 경영주들과의 동반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슈퍼마켓 브랜드인 GS더프레시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를 연계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통해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을 융합하는 접근 방식을 강화하며, 1~2인 가구를 겨냥한 신선식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홈쇼핑 부문인 GS샵은 TV 시청 감소와 송출 수수료 증가로 인해 도전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 하지만 허 대표는 인공지능(AI)과 리테일(소매) 테크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내실 있는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상품 전략과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또한 허 대표는 GS리테일의 투자 부문에서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21년 GS홈쇼핑이 약 500억원에 인수한 부릉의 지분은 유동성 위기로 전액 상각 처리되며 투자 회수에 실패했고, 같은 해 3077억원을 투입해 지분 30%를 확보한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업계 경쟁 심화로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이에 허 대표는 위대한상상의 지난 2024년 6월 기타 비상무이사로 참여하며 적자 신사업의 구조 개선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해외 사업 부문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GS리테일의 몽골과 베트남 법인이 적자를 기록하며 지분법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허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 구조를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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