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부터 100세까지 모셔요”…저출생에도 어린이보험 ‘스테디셀러’
[어서와요, 어린이 금융소비자님]②
신계약 꾸준…원수보험료 지속 증가세
현대해상 필두로 KB·삼성 등 세일즈 활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최근 저출생으로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어린이보험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에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 시장을 두고 저마다 보장 기간·범위 확대,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섰다.
저출산에도 어린이보험 신계약 꾸준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의 어린이보험 신(新)계약 건수는 지난 2019년 90만2261건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이보다 10.6% 증가한 99만7572건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101만6344건으로 늘어났다. 다만 2022년에는 100만7301건으로 1년 전보다 소폭 줄었다. 이후 다시 2023년에는 113만7818건으로 늘었다.
최근 어린이보험 신계약 건수가 크게 증가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저출산’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장기간 지속되면 저출산으로 분류한다. 특히 출산율이 1.3명 이하로 이어지면 초저출산이다. 유럽 평균 1.5명, 미국 1.62명, 일본 1.2명 등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출산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상황이다.
다만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2019년 3조2887억원에서 2023년 5조3246억원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출산율과 가정당 자녀수의 감소로, 한 자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자녀를 위해 만기가 길거나 보장 범위가 넓은 상품을 택하는 등 보험료 부담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이보험은 성장하는 아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상해 위험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보험료가 10~20% 저렴하고 보장 범위가 넓은 점이 특징이다.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납입면제 범위가 넓은 점도 장점이다.
현대해상 필두로 대형손보사 세일즈 후끈
어린이보험은 대형손보사들의 점유율이 높은 시장이다. 손보사들은 어린이보험을 통해 저연령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의 생애주기별 맞춤화된 상품을 제공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이 업계에서 대표적이다. 현대해상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어린이보험을 선보여 현재까지 어린이보험의 명가로 평가받는다.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종합Q’는 2004년 첫 출시 이후 20년 동안 약 527만건을 판매한 대표 상품이다. 20년간 동일 이름으로 판매한 업계 내 장수상품으로, 신생아 10명 중 6명은 현대해상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를 가입할 정도다.
현대해상은 보장기간의 폭을 넓히면서 고객 몰이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무해지 종형에 30세만기 담보를 신설했다. 30세 이전에 발생하는 3대질병 등 주요담보를 추가로 보장 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30세만기시 해당담보를 80‧90‧100세 보장으로 전환가능하도록 ‘만기전환제도’를 신설해 고객의 보장기간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화재도 다양한 담보와 새로운 서비스를 내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23년 8월 자녀보험 신상품 ‘New 마이 슈퍼스타’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태아부터 1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 기간은 80·90·100세 중 선택 가능하다. 분할지급형 담보를 포함해 담보 선택권을 강화했고, 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 지원비 등 신담보를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KB손해보험은 과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와의 광고모델 계약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KB손해보험은 2022년 오은영 박사를 모델로 ‘KB 금쪽같은 자녀보험’을 출시했다. 이후 KB손해보험은 특허청에 ‘금쪽같은’을 포함하는 상표권을 출원해 고유한 브랜드로 키워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내맘(Mom)같은 우리 아이보험’, ‘내맘(Mom)같은 어린이보험’을 판매한다. 100세 만기 선택 시 한번 가입으로 보험료 인상 없이 최대 100세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에 대한 진단비를 감액 기간 없이 첫해부터 전액 지급한다. DB손해보험 또한 ‘아이러브플러스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2023년 당국에서 15세까지만 가입 가능하도록 제동을 걸은 이후에 가입률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어린이보험은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육아 아이템’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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