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아픈 손가락 된 삼성전자…“하이닉스 보고 웃는다”
4분기 주식 평가액 4.4조↓…삼성전자 하락분 2.5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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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에 국민연금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이 지난해 4분기 4조4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전자의 평가액 하락분만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5% 이상 대량 지분을 보유해 공시 대상인 상장사는 지난 9일 기준 282개사로, 주식 평가액은 133조4588억8202만6978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주식 평가액이 137조8628억5322만11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조4039억7119만4172원 감소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4분기 삼성전자 지분율은 7.68%로 3분기와 변동이 없지만 주가가 8.78% 내리면서 주식 평가액이 덩달아 줄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만1500원에서 5만6100원으로 하락했다. 주식 평가액은 28조2062억1652만500원에서 25조7295억7311만8700원으로 2조4766억4340만1800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 중 가장 큰 폭의 주식 평가액 감소다.
반면 SK하이닉스 대한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주식 평가액은 같은 기간 9조3370억9869만1800원에서 1조6257억332만3200원 늘어 10조9628억20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은 7.35%로 동일했으나 주가가 17만46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17.41% 오르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중 평가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이 됐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양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출하량 증가가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상쇄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HBM의 매출 비중은 D램 매출 전체의 4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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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상반기 내 HBM3E 12단과 HBM4(6세대)에 대해 생산준비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블랙웰 지연이 전화위복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올해 양사의 HBM 시장성과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 있어 HBM 시장성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범용 메모리 가격은 연중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 높아서 2025년 3분기로 예상하고 있는 주요 미국 고객향 HBM3E 12단의 판매 확대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메모리 부문 출하량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불리한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6548억원, 영업이익 8조13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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