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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치솟는데”…손보사들 車 보험료, 4년 연속 내리는 까닭은 [보험톡톡]

메리츠 시작으로 삼성화재·DB손보 0.4~1.0%↓
당국 상생 금융 압박에…보험료 인하로 가닥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2%대 중반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20일 서울 세종대로 인근의 도로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4년 연속 인하하기로 했다. 연간 손해율이 83%에 달해 상당수 업체가 이 부문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요금 인상이 예상됐지만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인하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지난 22일부터 각사별로 자동차 보험료를 0.5∼1.0%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인하는 2022년부터 4년 연속이다. 먼저 메리츠화재는 올해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 인하한다. 최종 인하 시기는 내부 절차를 거쳐 확정할 계획으로, 오는 3월 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8% 인하할 예정이다. DB손보는 보험요율 검증 등 준비를 거쳐 오는 4월 초 책임개시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 1인당 보험료는 평균 7000원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4월 초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현대해상 등 다른 손보사들도 평균 0.4~1.0%가량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1.2~1.4%, 2023년 2월은 2.0~2.5%, 지난해 2월은 2.1~3.0% 인하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이 급증하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으나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에 응하게 된 상황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의 누적손해율은 평균 83.3%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9.8%)과 비교해 3.5% 포인트 악화했다. 연말 한파와 폭설이 손해율을 끌어올렸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82%를 넘기면 손실 구간으로 인식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율이 상승하고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가 2.7% 인상된 가운데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자동차보험 손익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 시행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보험에서 영업손익이 악화해도 상생금융에 동참해 달라는 금융 당국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험료 조정은 시장의 영역이지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정부가 우회적으로 가격 조정에 개입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을 고려하면 적자가 예상되는데 상생금융에 동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그동안 보험료 조정에 신중한 입장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물가상승 등에 따른 국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불가피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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