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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알바생 안 부러운 '외식업계 효자'...테이블오더 시대 '활짝'

[테이블오더 빛과 그림자]①
기기 도입률 2019년 1.5%→2023년 7.8%
업주, 인건비 감소 및 매출 증대 효과 기대

국내 테이블오더 시장이 성장세다. [사진 티오더]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경기도 수원에서 대형 고깃집을 운영 중인 이모씨(60대)는 지난해 창업을 준비하면서 테이블오더(무인주문기)를 설치했다. 이씨는 “생각보다 알바생을 구하기 어려워 가족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며 “가게를 2개 층으로 운영하다 보니 혼선을 최소화해야 했고, 테이블오더를 오픈 때부터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선술집을 운영 중인 강모씨(30대)는 최근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며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다. 강씨는 “점심 장사를 시작하면서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선결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저녁에는 직접 포스에서 계산한다”며 “기존에는 알바생 2명을 고용해서 운영했는데, 테이블오더 도입 후에는 알바생 1명만 쓰고 있다”고 했다.

인건비 줄고 매출 늘어난다

자영업자들의 무인주문기 활용도가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등 전체 무인주문기 포함) 도입률은 2019년 1.5%에서 2023년 7.8%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무인주문기 도입률 증가세의 주된 원인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 ▲주문 혼선 방지 등 원활한 매장 운영 ▲알바 구인난 해결 등을 꼽는다.

먼저 자영업자가 무인주문기를 활용하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컨대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할 경우 자영업자가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220만6600원(최저시급 1만30원, 일 11시간·주 5일 근무 기준)이다. 만약 아르바이트생의 일 근무시간이 5~6시간 정도라면 주 5일에 약 100만원 정도의 인건비가 발생한다. 

테이블오더 대당 월 이용료는 1만8000원에서 2만원 수준이다. 하나의 매장에서 테이블오더 10대를 설치해도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20만원(대당 2만원 기준)에 불과하다. 결제 건당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결제대행업체(PG) 결제 방식이 아닐 경우 자영업자는 추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테이블오더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티오더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평균 18~20대의 테이블이 있는 식당에 테이블오더를 설치할 경우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 알바생 1명을 채용하는 것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추산한다”며 “자영업자분들도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 구인난도 자영업자들의 테이블오더 도입을 가속하는 요인이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해 3월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자영업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9%가 ‘최저임금보다 더 돈을 준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장기근속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전체 42.7%로 가장 많았고, ‘쉽게 구인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31.7%에 달했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테이블오더 시장

테이블오더가 최근 외식산업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배달·금융·통신·여행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기업은 KT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하이오더를 선보였고 업계 1위인 티오더를 맹추격하고 있다.

하이오더의 특징은 통신전문회사인 KT의 핵심 경쟁력인 통신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KT는 인터넷·와이파이(6D)·테이블오더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신사업을 영위하면서 다진 애프터서비스(AS) 인프라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지난해 3월에는 프리미엄 테이블오더 시대를 겨냥한 하이오더2를 선보이기도 했다.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테이블오더 시장에 진출했다. 태블릿과 QR코드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배민 앱과의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쿠팡도 지난해 말 자체 포스 단말기인 쿠팡포스에 테이블오더 관련 기능을 더했다. 현재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테스트되고 있다.

이외에도 SK쉴더스, LG유플러스 등이 테이블오더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플리카의 자회사인 토스플레이스도 QR코드 기반 토스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테이블오더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티오더가 최근 자영업자의 필요에 따라 선결제 또는 후결제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향후 일부 사업자는 치열한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낙오될 가능성이 있다. 야놀자의 자회사인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은 지난 2023년 야오더를 선보이며 테이블오더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QR코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기반으로 자영업자의 초기 비용이 적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11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매각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이블오더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야놀자 사례를 보면 경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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