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구찌, 4분기 매출 24%하락...명품 수요 줄었다
- 모기업 케링 영업이익 46% 급감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프랑스 대표 명품 그룹 케링(Kering)의 핵심 브랜드 구찌가 매출 부진을 겪으며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명품 시장 전반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찌의 회복 전략 또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케링은 지난해 4분기 구찌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2% 감소)를 밑도는 수치다.
케링은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2년 전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으나, 반등에 실패하며 지난 6일 결국 그와 결별했다. 데 사르노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구찌의 전통적인 화려한 감성과 차별화된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품 업계 전반의 소비 둔화도 구찌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 역시 지난해 고가 가방과 의류 수요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개인용 명품 시장은 전년 대비 약 2% 감소해 3630억 유로(약 534조원) 규모로 축소됐다.
구찌의 부진과 함께 케링의 연간 영업이익도 46% 급감하며 25억5400유로(약 3조84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만, 케링 측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사이 중국과 북미 시장에서 매출 감소폭이 일부 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매출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케링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르멜 풀루(Armelle Poulou)는 인력 채용을 동결하고 공급망 비용을 축소하는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고 부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말 프랑스 사모펀드 아르디안(Ardian)에 파리 내 일부 부동산 지분을 매각했다.
현재 케링은 구찌의 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선임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보다 강한 개성과 화려한 스타일을 내세울 디자이너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케링의 주가는 2.5% 상승했으나, 2021년 최고점 대비 여전히 7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반면, LVMH는 올해 8%, 에르메스는 18% 각각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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