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건강기능식품도 가성비 시장 열릴까
[괘씸죄에 쫓긴 제약사]②
다이소, 유통 단계 줄여 제품 가격 ↓
건기식 업계 “우려와 달리 시장 확대에 도움 될 듯”

유통 단계 축소, 성분·기능 압축해 가격 내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섭취했을 때 유용한 기능을 보이는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사람들은 통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찾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엄밀히 말해 의약품이 아닌 ‘식품’에 해당한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은 기업이 제품을 제조해 출시할 때 의약품에 준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다. 기업은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정한 몇몇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일정 기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고 평가를 거치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제품 제조와 판매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은 제약사뿐 아니라 유통업체, 약사 등 여러 사업자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제약사가 기존에 판매해 온 여러 건강기능식품에도 이런 ‘기능성 원료’가 포함돼 있다. 다만 제약사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성분과 함량을 일부 조정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의 함량을 높이고 주요 기능 외 다른 성분을 첨가한 ‘고함량 다기능’ 제품이 주로 출시됐다. 이와 달리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성분 단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제약사의 설명이다. 앞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이소에 납품하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해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은 과감히 줄여 제품 본연의 품질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유통 과정을 크게 줄인 점도 제약사가 다이소를 통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다. 통상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한 업체가 판매업체에 제품을 넘기면, 판매업체가 제품을 직접 팔거나 소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제품이 생산된 이후 최종적으로 판매되기까지 유통 과정에서 3~4단계를 거치는 셈이다. 약국은 물론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도 여기에 해당한다. 다이소는 제품 제조 이후 바로 물량을 받아 이를 전국의 매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통 과정을 줄였다. 다이소에 납품된 건강기능식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홍보도 필요하지 않아 제약사로서는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제품 성분·함량 잘 따져봐야”
약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똑똑하게’ 구매하려면 성분과 함량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성분이나 함량을 조정한 것이 많아 소비자가 얻을 예상 효과가 작다면 시중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소에서 30일 치를 3000원에 판매하는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15mg 포함돼 있어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국내 빅5 제약사의 한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30mg이지만, 90일 치가 2만5000원대로 다이소 제품보다 비싸다. 반면, 다이소의 비타민B군 제품은 30일 치가 3000원으로 저렴해도 함량이 1mg 수준이어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타민B군의 함량이 비슷한 시중의 저렴한 종합비타민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여러 개 섭취하는 소비자라면 제품의 효과를 잘 보기 위해 섭취 전 약사의 상담을 받는 편도 좋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 약사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라며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서 구매할 경우 약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산에 약한 유산균과 비타민C를 함께 복용하면 유산균의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둘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여러가지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사람이라면 이런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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