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창업투자]영화계의 큰손…은행나무침대 등 대히트
[일신창업투자]영화계의 큰손…은행나무침대 등 대히트
일신창투 김승범 수석심사역의 칸막이 사무실 한켠. 이곳에는 늘 영화 시나리오들이 수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년반 사이 들어온 것만 줄잡아 2백여개. 이 정도면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쳐 가는 셈이다. 자리를 잠시만 비울라치면 영화제작건으로 상의하고 싶다며 영화인들이 남겨 놓은 전화녹음이 적지 않게 쌓인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손을 댄 작품은 7개. 이 중 ‘3개 실패, 4개 성공’으로 반타작 이상 했다. 작년 초에 개봉한 첫 작품 ‘은행나무침대’는 6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한국영화 흥행 사상 베스트5위에 올랐다. 그후 ‘체인지’ ‘할렐루야’ ‘접속’ 등이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제 영화계에서는 ‘큰손’으로 분류될 정도다. 은행나무침대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23억원을 들였지만 3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접속’은 17억원 정도를 투자해 37억원의 수입이 예상되는 등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은 벌써 국내 영화사상 가장 많은 48만장이 팔려나갔다. 일신과 비슷한 시기에 5~6개 창투사들도 영화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그다지 재미를 못보고 손을 뗀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심사역을 끌어 들인 당사자는 고정석 일신창투 사장(41)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맥켄지에서 근무하던중 91년 일신창투 사장을 맡았다. 영화산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맥켄지 근무 시절 동업계에서 함께 일하던 김심사역을 끌어들이면서부터. 고사장은 95년 신씨네로부터 은행나무침대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신도 없고 되겠나 싶어 시큰둥했었다. 그러나 건당 투자금액이 수억원밖에 안 되는 데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큰 손해는 안 보는 사업이라 한번 해보기로 했다. 게다가 투자에서 수익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1년도 안 걸려 단기투자로는 최고로 보였다. 다행히 김심사역은 개인적으로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이 일이 있기 1년전부터 이미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준비해온 터였다. 그는 영화에 손을 대면서 2개월짜리 신씨네 영화아카데미를 수료했다. 강사·수강생 등 당시 만났던 영화계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그에게는 큰 자산이다. 이제 영화계에서 ‘누구’하면 속속들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무로 인맥이 형성돼 있다. “영화야말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투자다. 이젠 겨우 몇개월 대충 기획하고 1년 동안 찍는 주먹구구식 영화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크랭크인 이전 단계에서의 준비와 제작과정에 대한 관리, 홍보, 마케팅, 배급 등 일련의 투자과정을 매뉴얼화 해야 한다.” 그가 투자할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우선 시나리오가 좋아야 한다. 직원을 포함,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뒤 반응을 봐 결정한다. 다음은 제작자가 얼마나 성실한가다. 이는 영화계 인맥을 활용해 파악한다. 투자패턴은 필요한 자금을 1백% 투자하고 판권은 철저히 일신이 관리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철저히 제작자와 협의해 진행한다. 제작자와의 이익배분도 대기업들이 7대 3으로 하고 있는 반면 일신은 5대 5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인기다. 현재 일신에서 영화 부문을 맡고 있는 사람은 그를 포함해 5명. 그 말고는 모두 충무로 출신이다. 사무실보다는 주로 촬영현장 등에서 영화제작진과 함께 생활한다. 일신은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매년 5~6편의 영화를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조만간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외국영화에 투자하고 수입영화 배급에도 손을 대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2명, 벤처기업 직접 창업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사표를 던지고 아예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화제의 인물은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투자심사역을 지냈던 방기수씨(41)와 하정률씨(34). 방사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84년 KTB에 사회 첫발을 내디딘 이래 그 동안 핸디소프트·아펙스 등 벤처기업을 발굴한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다. 그러던 그가 직접 벤처기업을 차리고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그 동안의 투자경험을 살려 주로 언어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언어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린 것이다. 작년 매출은 1억7천만원, 올해는 1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중인 전자사전 저작·관리 프로그램 ‘티즈네트’로 99년 연간 1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전자공학과 졸업후 10년간 KTB에 근무하다 지난 2월 네트워크 업체 미디어링크를 세우고 독립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기술력이 국내 최고수준으로 알려진 유망기업으로 벌써부터 벤처캐피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훈>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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