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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공모가 新거품 주의보 발령

코스닥 공모가 新거품 주의보 발령

‘공모가를 의심하라.’ 코스닥 공모주 시장 주변에서 최근 들어 ‘공모가격이 많이 낮아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공모 안내시 함께 발표되는 본질가치보다 낮은 공모가가 자주 보이는 탓이다. 이에 따라 청약경쟁률도 수백 대 1은 예사로 여겨지는 등 올 상반기의 청약 열풍이 재연되려는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사실상 공모가는 전혀 낮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높아졌다. 무엇이 이런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범인은 ‘저금리’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본질가치가 턱없이 부풀려지는 것이다. 본질가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투자자들이 많은 탓에,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새로운 거품이 생겨나고 있다. 본질가치는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1.5 대 1의 비율로 가중평균한 값으로 결정된다. 현재의 회사가치(주당 자산가치=회사 자산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를 고려하면서도 앞으로의 기업가치(수익가치)를 좀더 반영한다는 취지다. 수익가치는 다시 주당 경상이익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현재 사업연도와 다음 사업연도에서 해당 회사가 주당 경상이익을 얼마나 낼 것인지를 발행사와 주간 증권사가 추정, 두 값을 1.5 대 1로 가중평균한다.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추정치인 것이다. 수익가치는 이 ‘주당 추정경상이익’을 ‘자본환원율’로 나눈 값이다. 자본환원율은 5대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 평균치의 1.5배로 규정돼 있다. 그냥 ‘금리’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이 자본환원율에서 비롯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코스닥에 등록하려는 평균적인 벤처업체를 가정해 자본환원율의 변동이 본질가치를 어떻게 부풀리는지 살펴보자. A사의 주당 추정경상이익은 5백원이다.(5백원이든, 1천원이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 자본환원율(현재 8.0%)로 나눈 A사의 수익가치는 6천2백50원이다.(500/0.08=6,250) 코스닥에 등록하려는 벤처업체들의 경우 자산가치에 비해 수익가치가 대략 2∼5배 높은 것이 보통. 따라서 A사의 주당 자산가치는 1천5백원으로 가정한다. 이렇게 되면 본질가치는 4천3백50원으로 계산된다. 반면 지난해 자본환원율 수준인 12%를 적용하고 나머지 조건은 동일하게 가정할 경우(추정경상이익 5잿원, 자산가치 1천5백원) A사의 수익가치는 4천1백66원, 본질가치는 3천1백원이 된다. 결국 동일한 업체의 본질가치가 자본환원율 4%포인트(금리로는 약 2.7%포인트) 하락으로 1년 사이에 무려 40%나 급등했다는 얘기다. 물론 자본환원율이 낮아지면 수익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기업의 자금조달 리스크(시중금리)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가 2∼3% 떨어졌다고 해서 본질가치가 40%나 급등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너무 큰 것이다. 현대증권 이건상 수석연구원은 “최근 본질가치보다 낮은 공모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거품을 감안하면 결코 싼 값이 아닌 만큼 현혹돼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기업공개를 진행하는 주간 증권사들도 곤혹스럽다. 발행사들이 예전보다 크게 부풀려진 본질가치를 내세우며 공모가를 턱없이 높이려 하기 때문이다. D사 기업공개 업무 관계자는 “등록 후에 주가가 떨어지면 결국 손해보는 쪽은 투자자들과 시장조성을 감당하는 주간사”라며 “이제 본질가치만 믿다가는 크게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발행시장 및 유통시장에서 신규 등록종목의 본질가치가 절대적인 평가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신규 등록주의 낙폭과대, 저평가를 설명하는 기준이 바로 본질가치 및 공모 가격이며 공모주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는 것 또한 공모가가 본질가치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의 여부다. 공모주 청약에만 주로 투자하는 P씨는 “본질가치보다 공모가가 낮으면 대체적으로 청약경쟁률이 높다”며 “본질가치 자체에 거품이 생기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

본질가치 산정방법 고쳐야 이에 따라 현재 본질가치 산정방법이 규정된 ‘유가증권인수업무 규칙’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자본환원율이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신정목 팀장은 “자본환원율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금리가 갑자기 낮아지면서 본질가치 산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또한 올해부터 매분기마다 자본환원율을 변경하고 있는 것도 기업간의 본질가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실무를 담당하는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본질가치가 최근 높게 책정된다는 점은 알고 있다”며 “현재 증권학회에 의뢰, 발행시장(공모)과 관련한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본질가치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본질가치는 신규 등록기업에 대한 참고자료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신정목 팀장은 “금감위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분기별 자본환원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관심업체의 등록 일정을 따져 본질가치를 한 번 걸러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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