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만으론 곤란, 수출해야 산다”
| 김홍만 빛과전자 사장 | 국내 광통신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광통신 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대 바이어인 KT마저 올 들어 거의 구매를 끊어 버렸다. 이런 가운데 수렁에 빠진 국내 시장을 뒤로 하고 일찌감치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는 기업이 있다. 대덕밸리 광통신 부품 벤처기업 빛과전자(대표 김홍만·www.lightron.co.kr)는 올 들어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0% 정도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매출은 67억원 정도. 국내 광통신 부품 업계가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빛과전자는 올해 1백억원대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지멘스나 필립스, 그리고 히타치 등 쟁쟁한 기업들이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다. “국내 광통신시장은 기간망 사업자가 구매를 끊으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국내시장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은 해외 시장 개척 밖에 길이 없습니다.” 빛과전자는 국내 광통신 기술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전자연구실장을 지낸 김사장과 연구실 동료인 박기성 박사가 지난 1998년 말쯤 창업한 회사. 20여년 간 ETRI에서 광통신 외길을 걸어온 김사장과 연구진이 그대로 회사를 차렸다. 연구진은 그 당시 인연이 된 ETRI 출신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연구 개발한 수많은 기술 결과물이 그대로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연구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서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창업하게 됐지요.” 광통신은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가입자계 광통신 송수신 모듈이다. 광섬유를 통해 전달하는 빛의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거나 전기신호를 빛의 신호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라고 보면된다. 수출이 주력이지만 국내에 선을 보인 제품은 거의 시장에서 독점적이다. 가령 창업초기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아날로그 핀 포토다이오드(PD)의 경우는 무선 통신의 광중계기용 포토다이오드(PD)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 제품이 3~4년간 업계에 공급되면서 신뢰성을 갖추게 되었고, 또한 소형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광송수신용 광모듈(WDM Bidirectional Transceiver Modules)이 있다. 이 제품은 한 가닥의 광선로를 이용, 송수신을 할 수 있는 장치다. 기존 두 가닥을 한 개의 선로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줄어들고, 가격도 기존 단방향에 비해 절반 정도에 공급하고 있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목표는 시장 다각화. 일본과 유럽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수출선을 아시아권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다각화 이유는 위험을 분산하자는 뜻이다. 국내 광통신 기업들이 KT에 의존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훈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다. 특히 올해는 중국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심천에서 열리는 광통신 전시회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중국 시장은 언젠가는 가야 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코 서둘지는 않은 계획입니다. 중국시장은 ‘바늘구멍’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겠습니까.” 침체되어 있는 광통신 산업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광통신에 비길 만한 통신망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그는 현재 각 가정에 들어가 있는 동축케이블이 광통신 케이블로 바뀌는 날이 광통신 업계가 활력을 이루는 날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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