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통합 과정의 주요 이슈(1백일계획(3)]첫 1백일이 기업결혼 성패 가른다
[인사통합 과정의 주요 이슈(1백일계획(3)]첫 1백일이 기업결혼 성패 가른다
계약은 맺었지만 통합 작업을 끝내지 못한 케이스가 40%-. 하버드대학의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특별 보고서 내용이다. 그 만큼 M&A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합병협상 단계(17%), 실사 단계(30%), 합병 뒤 통합 단계(53%)에서 ‘기업결혼’이 파경을 맞았다. 많은 기업들이 합병계약 뒤 한 살림을 낼 거라고 한동안 부산을 떨다가, 결국 통합작업에 실패해 갈라서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잘못된 계획도, 담당자의 역량 부족도 아니었다. 바로 계약 직후 이해 관계자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고, 중요한 작업들을 재빨리 실행하지 못한 게 결정적 이유였다. 다시 말해 제아무리 멋진 사전 전략이나 계획이 있어도, 제때,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많은 국내 외 M&A 사례를 보면 답을 대략 알 수 있다. 계약 체결 후 가장 신속하게 통합업무 진행상 가장 중요한 사항을 선정해 실행할 것. 그리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작업을 병행하며, 특히 통합 변화관리 관점에서, 각 프로그램 간의 관계가 설계되고 조정돼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계약 체결 뒤 약 1백일 간은 통합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특별관리 기간이며, 적어도 ‘일일 단위’로 세밀한 계획서에 근거해 실행여부를 체크하면서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 1993년 설립 이래 98년까지 약 5년간 무려 1백건이 넘는 기업 인수를 통해 성장한 GE 캐피털의 패스 파인더 모델은, 1백일 계획의 실행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임을 잘 보여준다. 특히 단순한 매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M&A의 경우, 보다 폭넓고 강도 높은 1백일 통합계획의 수립과 실천이 요구된다. 1백일 계획상, 핵심 제도·프로세스의 설계는 물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계획과 실행을 위한 전체적인 변화 전략의 수립 없이 M&A의 성공적 수행은 매우 어렵다. 1백일 계획에서 반드시 고려하고 실행돼야 하는 작업은 매우 다양하다. 새로운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에 대해, 전략·인사·조직·기업문화·업무 프로세스·시스템 등 영역의 구분없이, 같은 기간 안에 반드시 계획 수립과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2000년 세계에서 가장 큰 화학 회사의 탄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Dow와 Union Carbide간 합병은 1백일 계획 실행시 고려 사항이 기업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Dow의 통합 추진팀인 ‘클린팀즈(Clean Teams)’는 1백일 통합계획의 목표를 ‘두 회사간 업무 수행 방식의 일치’로 정하고, 초기 작업 중 업무상 용어 통합에 특히 많은 비중을 뒀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용어 통합’이 어느 것보다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1백일 계획의 성패는 짧은 기간에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인지’를 제대로 선별함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핵심 가치 및 전략적 방향에 대한 현황 분석, 나아가 통합기업의 전략 등을 고려한 필요 작업의 우선 순위화 작업이 필요하다. 해외 분석 결과에 따르면, M&A 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재유출 방지(50%)와 인사·조직개혁(41%) 등이 우선 순위였다. 이에 따르면 인사·조직·문화 통합의 성공 여부는 1백일 계획의 성공, 나아가 M&A 성공의 관건인 것이다. 다이이치칸교은행·사쿠라은행 등 일본의 은행 합병 역사는 통합 은행의 인사·조직 변화의 역사라 할 만큼 인사평가제도 확립·급여체계 조정·인사 담당부서 구성 등이 이슈가 됐다. 국내의 많은 사례들을 봐도 이런 인사·조직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감한 M&A로 약 10년만에 국내 3위의 은행으로 도약,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하나은행과 주인있는 민영화로 정부지분 매각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두산중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하나-보람은행은 민감한 부분이었던 인력규모 문제를 각 은행의 ‘감축규모 사전협의’를 통해 결정해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합병에서는 ‘연구개발 및 애프터 서비스 부문에서는 인력 교류, 판매조직은 경쟁’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이를 통해 중복되는 인력의 조정은 물론 인재 유출 방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점은 실패 케이스로 꼽을 수 있는 국민-장은 합병시, 장기신용은행의 인재가 급속히 빠져나갔던 사례에서도 증명됐다. 또 ‘50대50’의 합병 원칙을 고수하려다 오히려 비효율을 양산하는 역효과를 가져온 한빛은행 사례도 있다. 합병 소식이 알려졌다. 주주와 임직원은 물론이고 두 회사에 관심이 있었던 투자자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합병에 따라 이해 당사자들은 상당히 불안해진다. 이해 관계자의 이해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설득과 홍보 없이, 고객의 이탈과 주주들의 보유주식 매도, 인재 유출은 피할 수 없다. 나아가 M&A 자체까지도 무산될 수 있다. 합병과 관련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약 1년 후 30%의 고객이 이탈했다는 사실만을 보더라도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다. 주요 회사 관계자와의 이해 관계 조정 역시 중요하다. 성공 했더라면 세계 은행업에서 확고한 지배력 확보가 예상됐던 도이치 뱅크와 드레스드너 뱅크의 합병은 두 은행의 투자와 자산운용 전문 인력들의 해당 업무 운영 통합에 협조를 얻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아울러 핵심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노조를 들 수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인수·합병에 있어 노조문제 극복은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다. 국민-장은·하나-보람은 물론, 노조가 존재하는 모든 기업은 노조 문제의 해결에 가장 우선 순위를 점해 왔다. 이 점은 LG화학의 지속적인 소규모 동종 제조업체 흡수합병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때 노조의 핵심인물과 통합담당자(노경담당자 및 공장장, 생산팀장) 간의 통합상 주요 내용에 대한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즉 M&A 커뮤니케이션 계획 수립·실행에 있어서 노조의 핵심인물 참여는 M&A 성공이라는 요리에 빼 놓을 수 없는 주재료라 할 것이다. M&A는 기본적으로 각 기업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몇 가지의 업무 프로세스나 부수적인 문화적인 변혁만을 야기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수 있는 엄청난 변화를 수반한다. 결국 M&A 실행을 위한 1백일 계획도, 핵심 업무설계나 인사·조직 통합도, 각 이해관계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모두 전체적인 변화관리 관점에서 수행돼야만 한다. M&A를 위한 모든 행위는 변화관리 활동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M&A의 성공을 위해서는 합병 사령탑으로서 변화의 내용을 분석·기획·관리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역량과 권한을 갖춘 추진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핵심 인재 유출 방지와 효율적인 통합, 그리고 각 이해관계인의 설득 작업 등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것이다. 동 추진팀의 확고한 리더쉽 하에서 각종 인사상 조치의 실행 및 문서화·업무연수·하나되기 워크샵 등 다양한 행사(각종 파티,등반대회 등)가 뒤따라야 한다. 하나은행의 M&A 성공은 근본적으로 강력한 합추위(의사결정기구)와 사무국(실행조정팀)의 성공적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의 ‘Dew Start 문화통합연수’는 변화관리 프로그램과 문화통합의 연계와 조화를 이룬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www.e-h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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