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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어설 줄 모르는 美 경제 치솟는 실업률이 문제

[미국]일어설 줄 모르는 美 경제 치솟는 실업률이 문제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경제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부시 행정부는 세금 감면을 주 내용으로 하는 3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모두들 이라크 전쟁이 빨리 끝나기만 하면 미국 경제가 좋아질 줄 알았다. ‘경제 대통령’으로 부르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전쟁 전에 그런 뉘앙스를 몇 번 풍겼다. 문제의 전쟁은 3주 만에 끝났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FRB는 이달 하순 정기회의 때 이미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인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들린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8년간 지속해 온 ‘강한 달러’정책을 포기하는 모습을 내비치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 수출을 늘려서 경기부양을 꾀하겠다는 속셈이다. 무엇보다 경제의 3분의 2를 좌우하고 있는 소비활동이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해고가 이어지고 취업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신분 불안을 느낀 근로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실업문제가 미국 경제의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5월30일 미 상공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 국민들의 개인 소비지출은 지난달에 비해 0.1% 감소한 7조5천5백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가는 당초 0.1% 증가를 예측했었다. 3월엔 개인지출이 0.8% 늘어나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지만 감소로 돌아섰다. 4월의 개인소득(임금·월급·예금이자·정부 보조금 등 포함)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임금과 월급은 지난달보다 0.2% 감소(3월엔 0.5% 증가)해 근로자들의 생활 여건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비가 4월에 다시 움츠러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업률 상승 등 고용환경 악화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4월 6.0%로 높아지면서 2∼4월 미국의 일자리는 50만개 정도 줄어들었다. 문제는 실업률이 앞으로도 낮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경기전망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해 채용을 늘리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중 미국 기업들의 구인활동은 2백86만명으로 1년 전의 3백19만명에 비해 1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인 것도 다 같은 이유에서다.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인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는 일방적인 전쟁 승리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 재선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5월23일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한 이번 감세정책은 향후 10년간 3천5백억 달러 규모로 행정부 원안(7천2백60억 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재무부는 전체적인 감세 규모는 반토막으로 줄었지만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는 오히려 커졌다고 말한다. 백악관은 세금 감면이 소비활동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기업실적 개선과 고용 증가로 연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월가는 이같은 감세에 힘입어 올 하반기와 내년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각각 0.5∼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책은 결국 재정적자를 늘려 장기적으로 금리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재정적자는 2003 회계연도부터 2005 회계연도까지 매년 4천억 달러를 넘어서, 향후 10년간 누적적자가 2조 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번 감세조치는 또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유층일수록 큰 혜택을 보게 돼 빈부격차를 확대할 것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등은 이번 감세정책은 미국 인구의 1%인 고소득층의 세금은 29%나 줄여주지만 저소득층 20%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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