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한국 증시, 지금이 투자 적기

한국 증시, 지금이 투자 적기

북한의 위협 등 여러 문제로 한국 내 투자가 경색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이 번영하는 쪽에 판돈을 걸고 싶다면 지금이야말로 호기다. 좋은 주식을 헐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도 기꺼이 감수할 생각이 있는 투자자라면 한국에서 흥미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지난해 12월 이래 20% 하락했다. 그 결과 LG홈쇼핑, SK텔레콤 같이 견실하게 성장중인 기업들 주식을 올 예상 수익의 10배도 안 되는 싼 값에 살 수 있게 됐다. 한국 증시에 진출하려면 눈부터 크게 떠야 한다.

서울 증권거래소에서 북쪽으로 48km 떨어진 곳에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독재자가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 진군할 태세인 북한군이 버티고 있다. 한국은 석유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한다. 따라서 이라크전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게다가 완고한 재벌체제, 정치 ·외교정책의 초보자인 신임 대통령까지 맞물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문제가 얽히고 설켜 지난해 6.3%의 성장률을 보인 한국 경제에 강력한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남북간의 긴장이 커지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로 둔화할 수도 있다. 5개월만에 경제가 큰 폭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기업들은 고통을 절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승객 1인당 마일리지가 3% 줄었다. 그러나 이런 매출감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비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제트연료 비용이 35% 정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소매 부문 역시 침체돼 있다. 성주 인터내셔널의 김성주(金聖珠) 대표는 “이라크와 북한 문제로 모두들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인권변호사 출신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예상치 못한 승리로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산하기만 했던 서울도 요즘은 좀 한산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한국지사의 최고경영자(CEO) 에드워드 J. 켈러허는 “호텔 객실이 텅텅 비었다”고 전했다.

켈러허와 서울에 거주 중인 다른 외국인들은 남북 군사 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하지만 켈러허는 그런 사태가 벌어질 경우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밖의 투자자들은 이라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은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진출해 있는 가까운 한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대개 북한의 무력과시에 무감각하다. 그러나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의 서울지사장 마이클 리드는 “한국인들 사이에 북한 문제가 전과 달리 심각하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 스탠리는 투자자들에게 당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 셰(Andy Xie ·謝國忠)는 “1년 전 한국 상황을 낙관했다면 틀렸듯이 향후 한국이 지옥으로 변하리라 예상할 경우 그것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셰는 한국에 투자할 때 항상 북한 관련 리스크를 감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북한의 과격 발언이 누그러지면 북한 리스크를 잊어버리곤 한다고 꼬집었다.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다 해도 정치적 리스크는 한국의 종합주가지수(KOSPI)에 반영돼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초순 KOSPI는 18개월 만에 최저치인 515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의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뉴욕을 방문해 “많은 사람이 한국에 대해 불확실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의 기반은 매우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메릴 린치는 북한이 과격 발언 정도로 자제한다면 한국에서 눈여겨 볼 만한 주식 몇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메릴 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모든 상황이 암울하게 보일 때가 바로 한국 주식의 매입 최적기”라고 밝혔다.

메릴 린치의 포트폴리오에는 LG전자 · 삼성전자 · 삼성SDI가 포함돼 있다. 언젠가 기술주가 바닥을 칠 것이다. 그럴 경우 이들 기업은 인텔이나 시스코 시스템스처럼 좋은 실적을 보이게 될 것이다. 한국 경기가 회복되면 득을 볼 수 있는 주식 가운데 LG홈쇼핑 ·국민은행도 있다. 국민은행은 한국 내 주식과 신용카드 자산을 매입해 왔다. 시장이 회복될 경우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

실시간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