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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4당 출범으로 진보-보수 격돌 예고

신4당 출범으로 진보-보수 격돌 예고


[뉴스위크 한국판 ·중앙일보 MMR 공동여론조사]

한국의 정치권은 이념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정당간 이념 격차는 뚜렷해지고 스스로 보수로 규정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등장 이후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이념 지형의 변화다. 열린우리당의 출범으로 정치권에 신 4당체제가 형성된 이후 정당간 이념 성향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큰 편차를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선명한 진보적 색채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온건진보, 한나라당은 온건보수, 자민련은 보수적 색채를 띠는 것으로 확연히 나뉘고 있다. 지난해 진보적 성향을 띠었던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함으로써 자동적으로 보수색이 강화됐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뉴스위크 한국판이 실시한 ‘2003년 의원·국민 정책이념 좌표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조사는 2002년 1월 중앙일보가 실시한 이념 조사를 바탕으로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의 이념 지형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10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 2주간에 걸쳐 진행됐다. 조사는 0을 가장 진보, 5를 중도, 10을 가장 보수로 두고 정치·경제·사회 등 주요 이슈 15개에 대한 응답자의 태도를 측정해 정치이념지수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교 조사를 위해 2002년 중앙일보 조사 당시 사용한 문항 11개를 그대로 재조사 문항으로 채택했다. 당시 문항은 정치분야(외교안보·국가보안법·대북지원), 경제분야(재벌규제·집단소송제), 사회분야(복지정책·환경정책·고교평준화·호주제 등) 10개 현안으로 구성돼 있었다. 뉴스위크 한국판은 이번 조사에서 중앙일보에서 만든 기존 설문 이외에 현안인 이라크 파병, 노조의 경영참여 문제를 비롯해 이중국적, 기업과 은행의 해외 매각 등 네개의 문항을 더 추가했다. 이중 이중국적과 기업 해외 매각문제는 이념과는 또 다른 척도인 ‘세계화’에 대한 입장을 측정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의원 대상 조사와 일반 국민 대상 조사는 같은 문항을 가지고 동시에 실시됐다. 의원과 국민간의 입장차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조사에 참여한 의원은 전체 의원 2백72명 중 2백8명으로 전체 의원의 76%가 응답했다. 의원 조사는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들의 1 대 1 면접 조사로 실시됐고, 국민 조사는 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중앙일보 MMR가 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의원 조사 결과 한나라당은 5.2로 중도에 가까웠고, 민주당은 4.2로 중도진보적 성향이 강했다. 열린우리당은 3.2로 강한 진보 성향을 보였고 자민련은 6.1로 보수색채가 강했다. 조사에 참여한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의 등장으로 4당간 이념 차이가 분명해지고, 정치분야만이 아니라 다른 주요 정책분야에서 정당간 격차가 확인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의 이념적 재편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등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대한 태도다.

세계화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은 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가장 폐쇄적인 입장을 보여준 반면 열린우리당이 가장 개방적 태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원들에 비해 국민은 세계화에 대해 훨씬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국민의 평균적인 이념 성향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4.7로 다소 보수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국민 스스로 자신이 보수화됐다는 답변은 더 많았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조사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교수들은 “북핵 위기가 계속되는 데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조파업, 송두율 교수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국민의식의 변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이념적 재편과 함께 한국 사회는 보수색채가 표면화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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