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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KTX 마케팅 봇물

여행업계 KTX 마케팅 봇물

스타투어닷컴 직원이 서울-경주 간 KTX 여행상품 설명서를 서울역 앞에서 나눠주고 있다.
"KTX를 이용해 돈 좀 벌어볼까.” 지난 4월1일 역사적인 고속철도 KTX가 개통되자, 이 KTX를 마케팅에 연계시킨 이른바 ‘KTX 마케팅’이 한창이다. KTX 여행상품을 내걸고 매출 성장을 꿈꾸는 여행업계는 물론 호텔 같은 숙박업계·카드업계·문화업계·지자체 등은 이번 기회에 한몫 단단히 잡을 요량으로 너도나도 이 KTX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여행업계다. 열차여행 전문업체로 이름이 높은 청송여행사의 권오선 사장은 “이젠 KTX를 잡지 못하면 국내 여행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라고 단언을 한다. 권사장은 “예전에 철도 전문 여행사는 3∼4개에 불과했지만 KTX 출현과 동시에 최근 KTX 전문이라고 표방하는 여행사가 10여개로 부쩍 늘었다”고 업계 흐름을 소개한다.

관광객 30% 증가 예상 청송여행사는 무궁화호 등과 연계된 기존 철도여행 상품 21개를 운영하다 KTX 출현과 함께 기존 상품 수를 15개로 줄이는 한편, KTX와 연계된 여행상품을 10개 정도 새로 개발 중이다. 권사장은 “지난해 청송여행사를 이용한 관광객이 4만명가량인데, KTX 개통과 함께 올해에는 전년 대비 30∼40%가량 늘어난 5만5천명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한다. 매출도 자연스레 늘어날 전망이다. KTX를 운영하는 철도청도 KTX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X 표를 한 장이라도 더 팔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KTX와 한·일 간 선박을 연계한 외국인 전용 통합교통패스를 최근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철도청은 또 KTX와 연계한 여행관광 상품을 공모해 이 중 대마도 역사탐방여행, KTX와 함께하는 경주여행 패키지 등 8개 신상품을 내놓고 우선적으로 4월12일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철도청 마케팅팀 배은찬씨는 “이를 시작으로 계속 KTX 관광상품을 내놓을 예정인데, 4월 중에 KTX를 이용한 상품 50∼60여개가 봇물처럼 쏟아질 예정”이라고 밝힌다. 이 같은 KTX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실제 여행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이익이라는 설명. 서울-경주 간 KTX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스타투어닷컴의 이탁원 사장은 “이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KTX 요금만 따져도 30%를 할인받는 셈”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이탁원 사장은 “KTX가 일반인들의 여행 욕구를 크게 확대시킬 것”으로 분석한다. KTX가 시간 단축을 해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서울-경주는 기차든 승용차든 5시간을 잡아야 했지만 지금은 KTX 덕에 예전의 절반인 2시간 반이면 가능합니다.” 서울-동대구 1시간 반, 동대구-경주 50분(버스)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주라는 큰 패키지 관광시장이 새로 열렸다는 말과도 같다고 풀이한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로 유명한 하나투어는 자회사 하나투어인터내셔날을 통해 KTX 여행상품을 이용한 인바운드 사업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제 일본 관광객들은 항공과 KTX를 이용해 ‘일본-서울-수원-경주-부산-일본’ 일정으로 3박4일간 한국 주요 도시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3백만명이 1천만명으로 숙박업체들은 이 같은 KTX 개통 호기를 놓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에 있는 웨스틴 조선비치호텔 부산은 KTX 개통과 함께 ‘레츠고 부산’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손님몰이에 나섰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KTX 예매 대행을 해주고 부산 아쿠아리움 수족관 무료 이용, 피크닉 도시락 제공, 자전거 대여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호텔의 이미영씨는 “이 같은 KTX 마케팅 덕분에 2백여개 객실이 예약됐다”며 “올해 2백92개 객실 매출이 최소 2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부산 시내 호텔업계는 KTX 개통을 기념해 4월1일부터 5월30일까지 KTX 영수증을 제시하는 부산 관광객에 대해서는 부산시 관광협회 산하 회원사인 1급관광호텔과 관광식당 이용요금을 20% 깎아주기로 했다. 지자체도 KTX 마케팅에 흠뻑 빠져 있다. 예를 들어 목포시의 전태홍 시장은 KTX가 곧 새로운 지역발전의 기회이기에 KTX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실무과인 목포시 관광과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관광과 김대식씨는 “해남·강진 등 목포권을 찾는 관광객 수는 예전 연 3백만명에서 이젠 연 1천만명을 너끈히 넘길 것”이라며 관광 대도시 목포를 꿈꾸고 있다. 따라서 이젠 목포시티투어·야간관광상품·체류형 관광상품 같은 관광진흥은 물론 KTX 택배를 활용한 지역특산물의 대도시 판로개척 같은 KTX 마케팅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도 KTX 마케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카드. KTX가 개통하던 당일날 삼성은 카드 마일리지 포인트로 KTX 승차권을 살 수 있는 삼성 에스마일(S-MILE)카드를 선보였다. 재미있는 건 이 카드가 기존 항공마일리지를 내세워 판매하던 스카이패스카드 같은 항공마일리지 카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종현 삼성카드 차장은 “KTX가 활성화되면 국내 항공기 탑승수요가 줄면서 더불어 항공마일리지를 이용하던 카드 고객들도 KTX 마일리지 카드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하고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삼성카드는 “기존 항공마일리지카드 교체와 신규 수요로 올해 최소 30만명이 새로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화업계도 KTX 마케팅에 구미가 당기는 눈치다. 지난 4월1일부터 5일간 서울 국제오페라단은 ‘KTX와 함께하는 문화익스프레스’라는 문화행사 상품을 서울에서 처음 열었는데 예상보다 의외로 호응이 좋아 40여석이 판매됐다는 후문이다. 이 오페라단의 정욱 기획실장은 “그 당시 찾아온 손님이 주로 부산 분들이었는데, 이 행사는 KTX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공연 패키지 상품을 올해 한두번 서울과 지방에서 더 준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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