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적 뇌졸중에 “도전, 또 도전”
난적 뇌졸중에 “도전, 또 도전”
치명적인 질병인 뇌졸중을 정복하기 위한 생명공학 업체들의 끈질긴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뇌졸중은 미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뇌졸중 치료제 개발 성적은 형편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실험실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신약 후보 20종이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품으로 출시된 것은 지넨테크(Genentech)의 혈전용해제 액티베이스(Activase)뿐이다. 그나마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효과가 전혀 없거나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너무 낮아 아예 포기한 업체도 있다. 몇몇 고집스러운 생명공학 업체만 그동안 쌓인 실패 사례들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은 매우 절실하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70만 명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 가운데 16만 명은 사망에 이른다. 생존자의 후유 장애 치료에는 510억 달러가 들어간다.
레노비스(Renovis) 제약의 CEO로 신경과학자인 코리 굿맨(Corey Goodman)은 “신약이 나올 경우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레노비스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제약과 공동으로 한 신약 후보를 시험 중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신경학자이자 뇌졸중 전문의이기도 한 웨이드 스미스는 “효과가 아무리 미미해도 신약만 나오면 널리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뇌졸중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짧다는 점이다. 뇌졸중 6건 가운데 5건이 허혈성이다. 뇌로 흘러야 할 혈액을 혈전이 일시 차단해 생기는 질환이다.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경우 뇌경색 부위의 핵심 뇌세포들은 바로 죽고 만다. 이어 몇 시간에 걸쳐 피해가 주변 조직으로 확산된다. 이때 독성 생화학적 ‘폭포현상’에 의해 급속도로 번진다.
매사추세츠대학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의 신경전문의 마크 피셔는 폭포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봐야 발작 후 6~8시간 이내라고 지적했다. 의사의 조치가 늦어지면 부분 회복조차 불가능하다. 피셔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살릴 수 있는 뇌조직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많은 제약업체가 발작 후 6시간 이상 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나섰다. 자사 제품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상실험에 쓰인 약은 동물실험에서 발작 후 2시간 사이 투여해 효과를 봤던 것들이다.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로도 알려진 액티베이스는 오로지 발작 후 3시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발작 후 3시간 안에 병원으로 실려오는 환자는 5%도 안 된다.
신종 뇌졸중 치료제를 시험 중인 업체들은 폭포현상 후반, 다시 말해 발작 후 6시간 사이 효과가 있는 약이 없을까 찾고 있다. 좀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생명공학 업체들이 구사하는 전략은 두 가지다. 첫째, 효능이 뛰어난 혈전용해제와 그 혈전용해제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 선별법 개발이다. 독일의 신생 생명공학업체 파이온(Paion)은 데스모테플라제(Desmoteplase)라는 단백질을 유전공학으로 변형시켜 시험하고 있다. 데스모테플라제는 흡혈박쥐의 침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흡혈박쥐가 먹이의 피를 빨 때 데스모테플라제 덕에 먹이의 물린 상처 부위는 응혈되지 않는다. 파이온은 최근 중간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파이온은 이번 실험에 확산영상 ·관류영상등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까지 동원했다. 발작 후 최장 9시간 내의 환자들 가운데 신약이 가장 잘 먹히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서였다. 뇌세포를 어느 정도 살릴 수 있는지 기능성 MRI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돌이킬 수 없는 환자에게는 신약을 투여하지 않았다. 이번 임상실험 대상 환자는 102명이었다. 가장 안전한 양을 투여한 환자들 가운데 60%가 심각한 후유증은 피할 수 있었다.
파이온은 올해 마지막 실험단계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파이온의 창업자이자 CEO인 볼프강 쇤겐(Wolfgang Soehngen)은 “결과를 매우 낙관한다”며 “실험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파이온을 설립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100만 달러의 빚까지 얻었다. 제약업체 엘리 릴리(Eli Lilly)와 존슨 앤 존슨(J&J)은 혈전용해제 레오프로(Reopro)가 발작 후 6시간 안에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마지막 임상실험 단계로 들어섰다.
또 다른 전략은 뇌세포 보호제 개발이다.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더 이상의 손상은 막자는 것이다. 파이저(Pfizer), 일본의 오노약품공업(小野藥品工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레노비 등 많은 기업이 뇌세포 보호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레노비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약 후보 세로바이브(Cerovive)를 개발해 현재 임상실험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세로바이브는 독성 유리기(遊離基)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활성 분자조각인 독성 유리기는 발작 후 몇 시간 동안 뇌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노비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세로바이브가 혈전용해제와 달리 출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무해하면서 허혈성 환자에게 큰 효능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경우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여부를 진단하느라 기다릴 필요 없이 속히 투약할 수 있다.
세로바이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클라호마 의료연구재단의 생화학자 로버트 플로이드 덕이다. 그는 독성 유리기가 어떻게 각종 노화질환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왔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유리기 차단 화합물 페닐부틸 니트론(PBN)을 뇌졸중 발작 유도 직전의 쥐에 주사했다. PBN을 주사한 쥐는 모두 살았지만 그렇지 않은 쥐들 가운데 반이 죽었다.
플로이드의 연구에 주목한 사람이 벤처캐피털리스트 폴 글렌(Paul Glenn)이었다. 92년 글렌은 센토 파머수티컬스(Centaur Pharma-ceuticals)를 공동 설립해 신약 개발에 나섰다. 센토는 95년 세로바이브 등 플로이드가 개발한 각종 화합물을 뇌졸중 환자들에게 시험하기 위해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았다. 2001년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 300명 정도를 대상으로 중간 단계의 세로바이브 임상실험도 마쳤다. 그 결과 세로바이브의 안전성이 입증됐다. 그러나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실험이 아직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뇌졸중 신약 후보가 마지막 3단계 임상실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 ·J&J도 마찬가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CEO 토머스 매킬로프(Thomas McKillop)는 세로바이브 개발을 주저했다. 세로바이브 뒤에 감춰진 메커니즘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매킬로프는 세로바이브를 실험실로 돌려보냈다. 인체실험과 같은 조건 아래 원숭이를 대상으로 철저히 실험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매킬로프의 결정은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센토에 치명적이었다. 센토는 더 많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다수 직원도 해고해야 했다.
굿맨도 나름대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레노비스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신경과학자 출신인 굿맨이 2000년 공동 설립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4,9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신기술로 뇌질환 유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먹혀든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 사냥이 신약 개발로 이어지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굿맨은 신약을 속히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2002년 4월 굿맨은 센토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밀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원숭이 임상실험이 성공할 경우 비상장 레노비스 지분 30%로 센토를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실험은 성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5월 각각 1,500명 규모의 두 임상실험을 동시에 시작했다. 레노비스는 센토 인수 덕에 지난 2월 기업공개로 6,600만 달러를 확충할 수 있었다.
이제 임상실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뇌졸중 연구자들 가운데는 세로바이브의 성공에 매우 회의적인 사람도 많다. 그들은 세로바이브 연구가 입증되지 않은 한 메커니즘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생물학적 경로에 대해 실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경과학 ·의학 전문 투자 뉴스레터 <뉴로인베스트먼트> (Neuroinvestment)를 발간하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해리 트레이시(Harry Tracy)는 “성공률이 기껏해야 50%”라고 꼬집었다. 결과는 오는 2006년에 알 수 있을 것이다.뉴로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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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미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뇌졸중 치료제 개발 성적은 형편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실험실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신약 후보 20종이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품으로 출시된 것은 지넨테크(Genentech)의 혈전용해제 액티베이스(Activase)뿐이다. 그나마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효과가 전혀 없거나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너무 낮아 아예 포기한 업체도 있다. 몇몇 고집스러운 생명공학 업체만 그동안 쌓인 실패 사례들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은 매우 절실하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70만 명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 가운데 16만 명은 사망에 이른다. 생존자의 후유 장애 치료에는 510억 달러가 들어간다.
레노비스(Renovis) 제약의 CEO로 신경과학자인 코리 굿맨(Corey Goodman)은 “신약이 나올 경우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레노비스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제약과 공동으로 한 신약 후보를 시험 중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신경학자이자 뇌졸중 전문의이기도 한 웨이드 스미스는 “효과가 아무리 미미해도 신약만 나오면 널리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뇌졸중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짧다는 점이다. 뇌졸중 6건 가운데 5건이 허혈성이다. 뇌로 흘러야 할 혈액을 혈전이 일시 차단해 생기는 질환이다.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경우 뇌경색 부위의 핵심 뇌세포들은 바로 죽고 만다. 이어 몇 시간에 걸쳐 피해가 주변 조직으로 확산된다. 이때 독성 생화학적 ‘폭포현상’에 의해 급속도로 번진다.
매사추세츠대학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의 신경전문의 마크 피셔는 폭포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봐야 발작 후 6~8시간 이내라고 지적했다. 의사의 조치가 늦어지면 부분 회복조차 불가능하다. 피셔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살릴 수 있는 뇌조직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많은 제약업체가 발작 후 6시간 이상 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나섰다. 자사 제품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상실험에 쓰인 약은 동물실험에서 발작 후 2시간 사이 투여해 효과를 봤던 것들이다.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로도 알려진 액티베이스는 오로지 발작 후 3시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발작 후 3시간 안에 병원으로 실려오는 환자는 5%도 안 된다.
신종 뇌졸중 치료제를 시험 중인 업체들은 폭포현상 후반, 다시 말해 발작 후 6시간 사이 효과가 있는 약이 없을까 찾고 있다. 좀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생명공학 업체들이 구사하는 전략은 두 가지다. 첫째, 효능이 뛰어난 혈전용해제와 그 혈전용해제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 선별법 개발이다. 독일의 신생 생명공학업체 파이온(Paion)은 데스모테플라제(Desmoteplase)라는 단백질을 유전공학으로 변형시켜 시험하고 있다. 데스모테플라제는 흡혈박쥐의 침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흡혈박쥐가 먹이의 피를 빨 때 데스모테플라제 덕에 먹이의 물린 상처 부위는 응혈되지 않는다. 파이온은 최근 중간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파이온은 이번 실험에 확산영상 ·관류영상등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까지 동원했다. 발작 후 최장 9시간 내의 환자들 가운데 신약이 가장 잘 먹히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서였다. 뇌세포를 어느 정도 살릴 수 있는지 기능성 MRI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돌이킬 수 없는 환자에게는 신약을 투여하지 않았다. 이번 임상실험 대상 환자는 102명이었다. 가장 안전한 양을 투여한 환자들 가운데 60%가 심각한 후유증은 피할 수 있었다.
파이온은 올해 마지막 실험단계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파이온의 창업자이자 CEO인 볼프강 쇤겐(Wolfgang Soehngen)은 “결과를 매우 낙관한다”며 “실험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파이온을 설립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100만 달러의 빚까지 얻었다. 제약업체 엘리 릴리(Eli Lilly)와 존슨 앤 존슨(J&J)은 혈전용해제 레오프로(Reopro)가 발작 후 6시간 안에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마지막 임상실험 단계로 들어섰다.
또 다른 전략은 뇌세포 보호제 개발이다.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더 이상의 손상은 막자는 것이다. 파이저(Pfizer), 일본의 오노약품공업(小野藥品工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레노비 등 많은 기업이 뇌세포 보호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레노비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약 후보 세로바이브(Cerovive)를 개발해 현재 임상실험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세로바이브는 독성 유리기(遊離基)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활성 분자조각인 독성 유리기는 발작 후 몇 시간 동안 뇌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노비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세로바이브가 혈전용해제와 달리 출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무해하면서 허혈성 환자에게 큰 효능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경우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여부를 진단하느라 기다릴 필요 없이 속히 투약할 수 있다.
세로바이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클라호마 의료연구재단의 생화학자 로버트 플로이드 덕이다. 그는 독성 유리기가 어떻게 각종 노화질환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왔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유리기 차단 화합물 페닐부틸 니트론(PBN)을 뇌졸중 발작 유도 직전의 쥐에 주사했다. PBN을 주사한 쥐는 모두 살았지만 그렇지 않은 쥐들 가운데 반이 죽었다.
플로이드의 연구에 주목한 사람이 벤처캐피털리스트 폴 글렌(Paul Glenn)이었다. 92년 글렌은 센토 파머수티컬스(Centaur Pharma-ceuticals)를 공동 설립해 신약 개발에 나섰다. 센토는 95년 세로바이브 등 플로이드가 개발한 각종 화합물을 뇌졸중 환자들에게 시험하기 위해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았다. 2001년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 300명 정도를 대상으로 중간 단계의 세로바이브 임상실험도 마쳤다. 그 결과 세로바이브의 안전성이 입증됐다. 그러나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실험이 아직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뇌졸중 신약 후보가 마지막 3단계 임상실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 ·J&J도 마찬가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CEO 토머스 매킬로프(Thomas McKillop)는 세로바이브 개발을 주저했다. 세로바이브 뒤에 감춰진 메커니즘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매킬로프는 세로바이브를 실험실로 돌려보냈다. 인체실험과 같은 조건 아래 원숭이를 대상으로 철저히 실험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매킬로프의 결정은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센토에 치명적이었다. 센토는 더 많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다수 직원도 해고해야 했다.
굿맨도 나름대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레노비스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신경과학자 출신인 굿맨이 2000년 공동 설립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4,9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신기술로 뇌질환 유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먹혀든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 사냥이 신약 개발로 이어지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굿맨은 신약을 속히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2002년 4월 굿맨은 센토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밀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원숭이 임상실험이 성공할 경우 비상장 레노비스 지분 30%로 센토를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실험은 성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5월 각각 1,500명 규모의 두 임상실험을 동시에 시작했다. 레노비스는 센토 인수 덕에 지난 2월 기업공개로 6,600만 달러를 확충할 수 있었다.
이제 임상실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뇌졸중 연구자들 가운데는 세로바이브의 성공에 매우 회의적인 사람도 많다. 그들은 세로바이브 연구가 입증되지 않은 한 메커니즘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생물학적 경로에 대해 실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경과학 ·의학 전문 투자 뉴스레터 <뉴로인베스트먼트> (Neuroinvestment)를 발간하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해리 트레이시(Harry Tracy)는 “성공률이 기껏해야 50%”라고 꼬집었다. 결과는 오는 2006년에 알 수 있을 것이다.뉴로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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