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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도 예방이 됩니다”…가족력 있는 여성은 골다공증 관리해야 [이코노 인터뷰]

이승준 서울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교수
폐경 이후 뼈 분해 막는 호르몬 감소
가족력 있다면 골다공증 위험 더 커

이승준 서울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서울보라매병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겨울은 정형외과가 유독 바빠지는 계절이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뼈가 부러지는 ‘골절’(骨折) 환자가 늘어서다. 특히 이 시기에는 노인들이 골절로 병원을 찾는 일이 급증한다. 기온이 떨어져 몸이 굳으면 작은 충격이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지는 이른바 골다공증을 겪는 사례도 많아 낙상 시 골절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골절은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실제 낙상 사고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80만명에 달한다. 낙상은 사고 사망원인 2위이기도 하다.

골절은 우리 몸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뼈의 말랑말랑한 부분인 해면골이 많은 부위는 특히 골절에 취약하다. 고관절이 대표적이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거동 자체가 어려워져 오랜 기간 침상에 누워 있어야 한다. 폐렴·욕창·뇌졸중 등 여러 질환이 발병할 위험도 커진다.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만난 이승준 서울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노인의학에서 고관절 골절은 합병증의 거의 마지막 단계”라며 “골절 자체를 예방하기도 중요하고, 골절 이후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골다공증 약물 치료 급여 확대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와 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골다공증이 있다고해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거나 당장 거동이 불편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낮추기 위해 평소 혈압이나 혈당을 관리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으면 넘어졌을때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며 “골다공증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다. 올해부터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 처방 기준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T-점수가 –2.5 이하인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제를 사용할 때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개선되면 더 이상 급여를 적용받기 힘들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T-점수가 –2.0으로 좋아져도 환자가 1년간 골다공증 치료제를 2회 추가 투여할 수 있도록 급여를 적용받게 했다. 이후 추적 검사에서도 이 수치가 비슷하면 1년 더 급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T-점수가 –2.5 이하인 골다공증 환자는 같은 연령대와 비교해 골절 위험이 상당히 크다”며 “치료를 통해 T-점수를 –2.0으로 올리면 골절 발생 비율이 상당히 낮아진다”고 했다. 이 교수는 고령화로 골다공증을 관리해야 할 필요도 커졌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고관절 골절 환자가 70대, 80대였다면 현재는 90대 환자도 드물지 않게 본다”라며 “고령이지만 건강 상태가 양호해 수술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골밀도가 낮은 편이라면 골다공증 치료제로 이를 지속해서 관리하면 좋다”라고 했다.

여성, 폐경 이후 골밀도 급감 

특히 여성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남성보다 4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트로겐은 뼈의 분해를 막아 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변하면서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하고 이는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화와 함께 폐경이 골밀도를 더 낮추는 셈이다.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오래 투여해도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이 오거나 수술 등의 이유로 이르게 폐경했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골다공증은 가족력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골밀도가 낮으면 자녀도 골밀도가 낮을 확률이 최대 10배 높다. 부모와 자녀의 유전율은 아들일 때 최대 54%, 딸일 때 최대 69%로 나타났다. 이 교수가 “여성은 부모가 골절을 경험했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골다공증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관절 건강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교수는 “한 환자는 어머니와 언니가 모두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아 미리 골다공증을 관리해 현재까지 골절 없이 건강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며 “수술한 언니도 수술 이후 골다공증 치료제로 2차 골절을 예방하던 환자라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10년 동안 골절 환자를 봤다. 전공의 시절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수술과 재활 이후 걸어서 퇴원하는 모습을 보며 정형외과를 선택했다. 그동안 골다공증을 향한 시선도 바뀌었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은 이제 ‘관리해야 하는 증상’이라는 인식이 잡혀가고 있다”라며 “10년 전까지만 해도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을 미리 치료한다는 개념 자체가 부족했다”라고 했다. 실제 노인 골절 환자 상당수는 골다공증이 있다. 이 교수는 “환자는 척추, 고관절 등에 골절이 발생하면 ‘그냥’ ‘운이 없어서’ 다쳤다고 생각한다”며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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