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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적립식 펀드로 분할매수 나서라”

[펀드]“적립식 펀드로 분할매수 나서라”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면서 <브릭스 펀드> 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대로 주저앉을 만큼 직격탄을 맞았다.
없는 살림에 중국 적립식 펀드에 3월부터 월 40만원씩 붓고 있습니다. 중국을 택한 이유는 주가 변동폭도 크고, 3년 이상 붓다 보면 나중에 올림픽 특수도 있어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릴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 상황을 보니 좀 불안하군요. 눈 딱 감고 길게 3년을 가져갈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발을 뺄까요?”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K씨의 고민이다. “저는 은행에 적금 가입하러 갔다가 요즘 인기 있다는 적립식 펀드를 권하길래 가입했어요. 그런데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데다 불황도 깊어진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괜히 가입한 게 아닌가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 M씨의 말이다.

브릭스 등 해외 펀드 된서리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해야 할지 아니면 ‘물타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중국의 긴축정책·미국 금리인상·유가 상승 등의 3대 악재에 세계 증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대로 주저앉을 만큼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쇼크의 영향으로 중국 H지수가 올해 초에 비해 30% 이상 급락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떨어졌다.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월17일 기준으로 중국 관련 해외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도에 투자한 펀드 역시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 야당연합의 총선승리 이후 국유기업의 민영화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던 5월17일 인도 센섹스(Sensex)지수는 장초반 지난 주말 대비 10.9%나 떨어지면서 거래중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셈이다. 국내 펀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9일 기준 주식고편입형(주식 60% 이상 투자)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9.07%에 이른다. 펀드에 따라서 -20% 이상 손실을 본 펀드도 적지 않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이미 마이너스대(-12.10%)로 주저앉았다. 한경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점 차장은 “불과 2주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200여 포인트 이상 폭락한 것은 처음”이라며 “대우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너무 급격하게 떨어지는 통에 환매 시기도 잡기 어려웠다”며 “섣불리 움직였다가 손실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국내 펀드투자자는 그나마 다행이다. 해외 펀드의 경우 시장을 잘 모르는 투자자 입장에선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선열 삼성증권 FN아너스 청담점 지점장은 “한 고객이 다른 증권사를 통해 브릭스펀드에 가입한 뒤 상담을 요청하길래 빨리 환매할 것을 권해 큰 손실을 막았다”며 “10% 이내 손절매 범위라면 과감하게 털고 나와 손실을 줄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도 잘 모르는 판에 판매직원의 말만 믿고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손절매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면 함부로 환매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정완 대한투자증권 국제영업부장은 “해외 펀드 대부분이 1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상품이므로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투자계획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분할 매입 등을 통해 추가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한경준 차장은 “이미 주식펀드에 모두 투자한 사람이 고통스러울 뿐이지 새로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좋은 기회”라며 “밑으로 더 빠질 확률보다는 위로 올라갈 확률이 높은 만큼 인내를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강남 부자들 삼성전자 매수 상당수 부자 고객들은 주가하락을 틈타 오히려 우량종목을 매수에 나서고 있다. 김선열 지점장은 “주가가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어제 오늘 삼성전자를 조금씩 계속 사고 있다”며 “상당수가 최근 주가폭락을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언젠가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동에 있는 이 지점 고객들의 삼성전자 평균 매입단가는 52만∼55만원 정도. 이미 10% 내외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김지점장은 “최소 6개월 이상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추가 매입하는 것”이라며 “걱정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남역 주변에 있는 LG투자증권 PB지점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김만동 골드넛 강남WMC점 부장은 “고객들이 중국 쇼크·고유가·금리인상 등 펀더멘털 변수보다 과도하게 시장이 급락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분할매수를 통해 물타기를 하거나 신규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점의 상당수 고객들은 지수 900선에서 차익을 실현해 이미 현금화했다는 게 김부장의 설명이다. “현금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개별 종목보다는 삼성전자·LG전자·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 관련 우량주나 펀드를 분할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도 마찬가지 움직임이다. 수익률은 급감했지만 투자자금은 조금씩 늘고 있어 급락장에서 싼 값에 주식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이달 들어 주식펀드 수탁고는 1,45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하락이 걱정된다면 분할매수로 투자 위험을 줄인 적립식 펀드 투자가 제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실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적립식 펀드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랜드마크투신의 적립식 펀드인 ‘1억만들기펀드’는 올 들어서만 설정액이 1,500억원 이상 늘었다. 가입자 수를 나타내는 계좌 수도 8만개를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하는 ‘적립형3억만들기펀드’도 지난 3월 출시 이후 두 달 반 만에 계좌 수가 1만개를 돌파했다. 구기동 랜드마크투신 과장은 “최근 주가급락에도 불구하고 ‘1억만들기펀드’의 설정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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