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을 벗삼아 자연 속을 달리는 즐거움
흐르는 강물을 벗삼아 자연 속을 달리는 즐거움
계절이 초여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달리기에 좋은 계절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만 같다. 그러나 달리기를사랑하는 러너들의 앞을 무더위가 어찌 가로막을 수 있겠는가. 양평 이봉주 하프 마라톤대회는 시원한 강물과 아름다운 산들이 어우러진 멋진 코스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달림이들이 선호하는 대회 중 하나다.
양평 이봉주 하프 마라톤대회는 매년 6월 둘째주 일요일(올해는 6월 13일)에 양평 강상체육공원에서 개최된다. 한국마라톤의 자존심 이봉주 선수를 기념하고, 맑은 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대회로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푸짐한 농촌 인심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대회장으로 이용하는 강상체육공원의 넓은 잔디밭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양평 씨름왕 선발대회 ·패러 글라이딩 축하비행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초여름 날씨지만 참가자들은 드넓은 초록 삼림과 한강의 시원스런 풍광 속에 빠져들어 달리기의 묘미를 한껏 맛볼 수 있다.
강상체육공원을 출발해 양평대교를 오르는 길은 200여m에 달하는 밋밋한 오르막이다. 여름철 초반 레이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구간이다. 초보자들이 초반에 흥분된 나머지 오버페이스를 하기에 충분한 지점이다. 양평대교에 올라서면 멀리 용문산·유명산 그리고 중미산 자락이 아득히 다가서고, 한강의 출렁이는 맑은 물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한다. 양평시내로 들어가 경찰서를 지나면서 대림연립 끝을 지날 때 한참을 달린 것 같지만 겨우 2km를 달린 거리다. 강을 따라 양평시내를 오른쪽에 끼고 300여m를 달려가면 양근대교가 나온다.
다시 시원한 강물을 바라보면서 다리를 건너 양근교 강상 쪽 가로등을 지나 우회전해 경기도 광주 방향으로 강을 끼고 달린다. 이때부터 5km까지는 드넓은 농지들이 평탄하게 펼쳐져 있다. 다만 간혹 들어선 카페와 모텔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4km 지점 ‘본가 양평 해장국집’을 지날 때는 얼큰한 해장국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셔본다.
5km 지점인 강상주유소 표지판을 보면서 계속 달리다 보면 왼쪽의 푸른 산과 오른쪽의 출렁이는 강물이 초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그 다음 바로 나타나는 500여m의 오르막이 이번 코스의 하이라이트이자 최대 고비라고 보면 된다. 벌써 지쳐서 걷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여름철 무더위에 언덕길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언덕 훈련에 익숙지 못한 러너는 차라리 걷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힘겹게 언덕에 오르자마자 강하면이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오르막길의 마지막을 알려준다. 300여m를 내달리면 ‘강촌 화로 숯불구이’에 다다른다. 이 지점은 내리막길이 끝나고 평지가 나타나는 구간이다.
이제 어느 정도 여름 날씨에 적응이 되고, 몸도 풀린 듯해서 8km 구간까지 힘차게 속도를 내본다. 좌우에는 전원주택과 카페 ·모텔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빼곡하게 생겨나 과연 사람들이 물 사랑을 실천하는지 의심케 한다. 8km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르막이 나타나고 반환점까지는 계속되는 평지 코스다. 하지만 초여름에 작열하는 태양은 만만치가 않다. 한눈에 펼쳐지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더위를 식힐 뿐이다. 탁 트인 청정지역을 보면서 ‘양평은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말을 되새겨본다.
바탕골 예술관 앞에서 반환점을 돌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반환해 오는 13km 지점까지는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왼쪽이 강이고 오른쪽이 산인 시야만 바뀌었을 뿐이다. 13km 지점을 지나면 양평 하프 마라톤의 최대 승부처인 오르막이 나온다. 그리 높지 않은 해발 20m 고도이지만 더운 날씨라 대부분 힘겨워한다. 전수1리 버스 정류장에 다다르니 15km 표지판이 눈에 띈다. ‘시골밥상집’ 앞이다. 길가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호스로 내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호스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이 마치 정겨운 주민들의 마음인 것 같아 힘을 내어본다.
16km 지점에 이르면 평탄한 길이 펼쳐지는데 멀리 양평 자동차극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병산4리 암석 표지판을 지날 때는 동네 사람들이 ‘다 왔으니 힘내라’며 용기를 북돋워 줘 다시 힘이 솟는 듯했다. 옛날 물건을 파는 가게가 길가에 진열해놓은 옛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묘미도 괜찮다. 고개를 들어 멀리 앞을 내다보니 ‘걸리버파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18km 지점이다. 약간의 오르막을 넘어서니 ‘양평한우촌’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제 20km 지점이다. 1km만 더 힘을 내면 된다.
곤지암 방향으로 약간의 오르막을 내달리면 강상체육공원과 푸른 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피니시 라인에선 풍물패들의 흥겨운 농악 소리가 마치 개선장군을 환영하듯 한껏 흥을 돋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맑은물 양평쌀’ 2kg을 기념품으로 받아 기분이 뿌듯했다.
양평 이봉주 하프 마라톤대회가 해를 거듭하면서 성황을 누리는 것은 초여름의 한낮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고장을 찾은 러너들에게 성원을 보내주는 양평군민과 자원봉사자들의 푸근한 마음씨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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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이봉주 하프 마라톤대회는 매년 6월 둘째주 일요일(올해는 6월 13일)에 양평 강상체육공원에서 개최된다. 한국마라톤의 자존심 이봉주 선수를 기념하고, 맑은 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대회로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푸짐한 농촌 인심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대회장으로 이용하는 강상체육공원의 넓은 잔디밭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양평 씨름왕 선발대회 ·패러 글라이딩 축하비행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초여름 날씨지만 참가자들은 드넓은 초록 삼림과 한강의 시원스런 풍광 속에 빠져들어 달리기의 묘미를 한껏 맛볼 수 있다.
강상체육공원을 출발해 양평대교를 오르는 길은 200여m에 달하는 밋밋한 오르막이다. 여름철 초반 레이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구간이다. 초보자들이 초반에 흥분된 나머지 오버페이스를 하기에 충분한 지점이다. 양평대교에 올라서면 멀리 용문산·유명산 그리고 중미산 자락이 아득히 다가서고, 한강의 출렁이는 맑은 물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한다. 양평시내로 들어가 경찰서를 지나면서 대림연립 끝을 지날 때 한참을 달린 것 같지만 겨우 2km를 달린 거리다. 강을 따라 양평시내를 오른쪽에 끼고 300여m를 달려가면 양근대교가 나온다.
다시 시원한 강물을 바라보면서 다리를 건너 양근교 강상 쪽 가로등을 지나 우회전해 경기도 광주 방향으로 강을 끼고 달린다. 이때부터 5km까지는 드넓은 농지들이 평탄하게 펼쳐져 있다. 다만 간혹 들어선 카페와 모텔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4km 지점 ‘본가 양평 해장국집’을 지날 때는 얼큰한 해장국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셔본다.
5km 지점인 강상주유소 표지판을 보면서 계속 달리다 보면 왼쪽의 푸른 산과 오른쪽의 출렁이는 강물이 초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그 다음 바로 나타나는 500여m의 오르막이 이번 코스의 하이라이트이자 최대 고비라고 보면 된다. 벌써 지쳐서 걷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여름철 무더위에 언덕길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언덕 훈련에 익숙지 못한 러너는 차라리 걷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힘겹게 언덕에 오르자마자 강하면이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오르막길의 마지막을 알려준다. 300여m를 내달리면 ‘강촌 화로 숯불구이’에 다다른다. 이 지점은 내리막길이 끝나고 평지가 나타나는 구간이다.
이제 어느 정도 여름 날씨에 적응이 되고, 몸도 풀린 듯해서 8km 구간까지 힘차게 속도를 내본다. 좌우에는 전원주택과 카페 ·모텔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빼곡하게 생겨나 과연 사람들이 물 사랑을 실천하는지 의심케 한다. 8km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르막이 나타나고 반환점까지는 계속되는 평지 코스다. 하지만 초여름에 작열하는 태양은 만만치가 않다. 한눈에 펼쳐지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더위를 식힐 뿐이다. 탁 트인 청정지역을 보면서 ‘양평은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말을 되새겨본다.
바탕골 예술관 앞에서 반환점을 돌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반환해 오는 13km 지점까지는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왼쪽이 강이고 오른쪽이 산인 시야만 바뀌었을 뿐이다. 13km 지점을 지나면 양평 하프 마라톤의 최대 승부처인 오르막이 나온다. 그리 높지 않은 해발 20m 고도이지만 더운 날씨라 대부분 힘겨워한다. 전수1리 버스 정류장에 다다르니 15km 표지판이 눈에 띈다. ‘시골밥상집’ 앞이다. 길가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호스로 내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호스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이 마치 정겨운 주민들의 마음인 것 같아 힘을 내어본다.
16km 지점에 이르면 평탄한 길이 펼쳐지는데 멀리 양평 자동차극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병산4리 암석 표지판을 지날 때는 동네 사람들이 ‘다 왔으니 힘내라’며 용기를 북돋워 줘 다시 힘이 솟는 듯했다. 옛날 물건을 파는 가게가 길가에 진열해놓은 옛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묘미도 괜찮다. 고개를 들어 멀리 앞을 내다보니 ‘걸리버파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18km 지점이다. 약간의 오르막을 넘어서니 ‘양평한우촌’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제 20km 지점이다. 1km만 더 힘을 내면 된다.
곤지암 방향으로 약간의 오르막을 내달리면 강상체육공원과 푸른 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피니시 라인에선 풍물패들의 흥겨운 농악 소리가 마치 개선장군을 환영하듯 한껏 흥을 돋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맑은물 양평쌀’ 2kg을 기념품으로 받아 기분이 뿌듯했다.
양평 이봉주 하프 마라톤대회가 해를 거듭하면서 성황을 누리는 것은 초여름의 한낮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고장을 찾은 러너들에게 성원을 보내주는 양평군민과 자원봉사자들의 푸근한 마음씨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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