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세상 앞으로 몇년 더 간다”
“블로그 세상 앞으로 몇년 더 간다”
블로그 전문가 좌담 “블로그가 향후 몇년 간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도할 것이다.” “기업들은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블로그마케팅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블로그 세상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는 블로그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미래의 세상 모습이다. 네티즌들 사이의 커뮤니티를 넘어서 기업 활동에도 블로그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시장 자체도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블로그 전문가들은 인터넷 환경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블로그의 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에는 국내 ‘1인 미디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 신병휘 싸이월드 팀장, 네이버의 이석영 블로그 팀장, 그리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마니아인 조선아씨, ‘가수 와니’로 유명한 최경완 블로그 마니아가 참석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블로그 열풍은 실체가 있는 것입니까? 신병휘 팀장(이하 신):싸이월드의 미니홈피 가입자 1,000만 명 중 700만 명 정도는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트 페이지뷰의 50%를 이들이 소화하죠. 지난 11월 미니홈피 인터넷 접속량(트래픽)만 150억 건이 넘었습니다. 이석영 팀장(이하 이):네이버 역시 블로거 530만 명 중 충성회원은 약 200만 명으로 봅니다. 검색 기능이 강한 네이버 사이트에서 블로그를 위해 접속하는 비율은 전체의 20%를 차지합니다. 데이터만으로도 블로그 열풍의 실체를 알 수 있지만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블로그가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경완씨(이하 최):올해 1집 앨범을 내고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데 기획부터 작곡·앨범제작·프로듀스까지 혼자서 다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무명가수 다이어리’라는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에 매우 놀랐습니다. (실제로 와니는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블로거이자 가수다) 블로거의 영향력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블로그의 평균 수명이 6개월 남짓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블로그마케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데요. 이:카페와 같은 집단적 커뮤니티가 1인 미디어(미니홈피·블로그)에 가려 쇠퇴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블로그 역시 진화해 가면서 모습은 변할 수 있지만 향후 몇년 간은 블로그 개념의 커뮤니티가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신:인터넷 커뮤니티는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커뮤니티는 안착되고 새로운 커뮤니티는 강화되는 현상을 보여왔습니다. ‘개인화’가 향후 커뮤니티의 화두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블로그라는 트렌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의식 수준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신:싸이월드의 경우 브랜드 미니홈피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기업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PR나 이벤트의 경우 성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수준이고 인력이나 비용의 투자도 저조한 편입니다. 이:기업들이 커뮤니티의 가치를 인정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쉽고 편리하고 친근하게 고객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또 다른 CRM(고객관계관리)의 수단으로 블로그가 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단순한 홍보나 이벤트 성격에 국한된 실정이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터들이 블로그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블로그마케팅에 대한 정량적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악의적인 블로거들로 인한 역작용 등을 우려해 도입을 주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블로그마케팅으로 단기간에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감성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신:회사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등의 역작용을 우려해 블로그마케팅을 하지 못한다면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것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이고 기업은 적응해야 합니다.시장에서의 힘은 이미 기업으로부터 소비자에게 넘어왔고 기업들은 수많은 소비자들을 찾아가야 합니다. 조선아씨(이하 조):미니홈피 운영자들의 경우 자신의 공간을 침해받는 것에 굉장히 민감해 기업들이 미니홈피에 들어와 광고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브랜드 미니홈피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가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당연히 거부감이 없죠. 브랜드 미니홈피의 이벤트의 경우 서버가 폭주해 접속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미니홈피의 도토리 같은 아이템 역시 양질의 서비스를 받기 위한 사용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싸이월드와 달리 네이버 블로거들은 블로그의 상업화에 대해 반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네이버가 아이템을 판매하는 수익 모델을 내놓는 것에도 비난이 일고 있죠. 때문에 기업들이 상품만을 팔기 위해 블로그에 접근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홍보를 한다고 해도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 점만 유의한다면 블로그는 감성마케팅을 위한 최상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블로그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가고, 기업들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또 블로그 시장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신:지금은 기업들이 개인 미디어와의 합일점을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블로그와 카페·이메일·메신저 등이 서로 연동되고, 새로운 블로그 비즈니스 모델들이 잇따를 것입니다. 이: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개인화’라는 화두 속에서 인터넷 비즈니스가 진행될 것입니다. 또한 기업들이 블로그 형태로 정보와 상품을 노출하는 빈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로그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습니다. 기업들은 개인 커뮤니티의 잠재력과 변화를 정확히 읽고,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최:포털들 입장에서는 수익모델 개발이 중요하지만, 블로거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곧 포털에게 수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료화도 좋고, 비즈니스도 좋지만 블로그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블로그 본연의 정신이 퇴색하게 된다면 많은 블로거들이 다른 공간을 찾아나서게 될 것입니다. 조: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경우 스팸과 광고 글의 증가,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버 폭주로 인한 접속 불량이 자주 일어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병휘 싸이월드 팀장 개인화가 향후 커뮤니티의 화두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블로그라는 트렌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아 미니홈피 마니아 미니홈피를 시작한 이후에 멀리 떨어진 지인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죠. 이석영 네이버 팀장 기업들이 개인 커뮤니티의 가치를 인정해 가면서 블로그가 또다른 CRM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경완 블로그 마니아 블로그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블로그 본연의 정신이 훼손된다면 많은 블로거들이 떠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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