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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건 중기특위 위원장 미래경제포럼 주제발표… “정책자금 받은 中企 지원 대상에서 배제”

최홍건 중기특위 위원장 미래경제포럼 주제발표… “정책자금 받은 中企 지원 대상에서 배제”

미래경제포럼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이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최홍건 중기특위 위원장.
경기가 불황일수록 중소기업들은 더 괴롭다. 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섰는데…. 최홍건 중기특위 위원장에게서 정부의 2005년 중소기업지원 정책을 들었다.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정책자금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이 우량한 기업들에 집중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정책자금의 혜택을 받는 기업들만 계속 받아 온 셈이죠.” 최홍건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월28일 열린 제14차 미래경제포럼에서 “재무사정이 우량한 중소기업들만 정책자금의 혜택을 받아 왔는데, 이들 기업은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며 “정책자금은 성장잠재력이 있는 신생기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 대해 “앞으로 기업의 ‘안정성’보다는 ‘가능성’에 맞춰 지원할 것”이라며 “이미 정책자금 수혜를 받았던 일부 기업들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의 중기지원 방안을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신용·기술력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14차 미래경제포럼은 한국청년회의소(JC)가 후원하고 (재)한국청년정책연구소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했다. 다음은 최홍건 위원장의 발표문 요약.

중소기업은 고용창출의 원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체 수는 300만 개에 가깝고, 고용인구도 1,000만 명이 넘는다. 고용인구 면에서는 전체 고용의 87%나 된다. 대기업의 고용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는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 고용을 품는 하마다. 고용창출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 생산액도 중소기업의 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섰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중소기업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수준으로 가려면 수출 4,000억 달러 이상을 올려야 한다. 대기업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2,500억 달러의 수출을 올렸지만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다. 나머지는 중소기업의 몫이다. 5인 이상 11만 개의 업체가 200만 달러씩 수출한다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도 머잖아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사실 내수경제의 침체로 중소기업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원자재 값이 오르고 환율이 내려가면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비용이 증가한다고 해서 이를 제품가격으로 반영하지 못한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은행들의 경우 외국계 자본으로 바뀌었다. 금융시스템도 기계적으로 돌아간다. 리스크 부담을 줄이려는 은행들이 객관적인 지표에만 집착해 대출받기도 만만치 않다.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강화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250조원대에서 지난해 12월에는 246조원으로 감소했다.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설비투자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설비투자 실시업체 비율은 2004년 하반기 중 10월을 제외하고 2003년 같은 달에 비해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것은 악순환의 시작이다.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 기피 현상으로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우선 중소기업의 규모가 매우 영세하다. 중기업보다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종의 사업체 수가 제일 많고 음식숙박업·도소매업 등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전반적인 경기 어려움 속에서 중소기업 경영난도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소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68.7%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은 다산다사형이라고 말한다. 항상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없어진다. 그동안의 중소기업 정책은 중소기업의 양적 성장을 구축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반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거나 질적 성장을 돕는 데는 미흡했다. 중소기업 유형이나 성장·발전단계를 감안한 수요자 중심의 대책보다는 기술·자금·판로·인력 등의 특정 분야별 지원에 치중한 면이 있었다. 또한 보호·육성 차원의 보편적 지원방식을 고집해 발전 가능성이 큰 창업·기술형 중소기업에 대한 집중적 지원은 부족했다. 중소기업 간의 경쟁과 대기업과의 협조체제 구축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보다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데 급급했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사후평가도 미흡해 정책의 발전은 거의 없었다. 앞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은 대폭 달라진다. 우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중소기업 3만 개를 선도그룹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충하려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가졌다 해도 경영 노하우 부족으로 사업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패하는 벤처기업들을 줄이고, 가능성 있는 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1조4,000억원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채권도 3년 간 10조원 이상 보증해줄 계획이다. 지난해 말 내놓은 벤처 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코스닥이 오르기 시작하고, 주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패자부활 프로그램도 적극 도입할 것이다. 오는 6월부터는 한계기업 사업전환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한계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키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다.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경우 발 빠른 퇴출이 기업이나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당당하게 전사하고 당당하게 퇴출되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코스닥 ‘살릴 기업만 지원한다’ 어려운 기업의 도덕성과 사업 타당성을 재평가해 보증과 대출을 할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일일 가격변동폭도 종전 전일 대비 ±12%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큰 틀은 보호·육성 위주에서 자율·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꿔 잡았다. 지원도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리고 대상 기업도 내수 위주의 기업보다는 국제화를 지향하는 기업 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은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해졌다. 과잉 진입으로 인해 과도한 경쟁이 도래한 것이다. 무너지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계획도 세웠다. 새롭게 창업을 하는 이들을 위해 컨설팅과 교육을 실시해 창업실패율을 줄일 것이다. 실무 2개월과 현장 1개월의 창업교육도 지원할 방침이다. 상권정보 체제 구축해 소상공인에게 제공할 것이다. 특히 생계형 소상공인의 경우 강력한 자금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자금지원을 연계할 계획도 세웠다. 오는 3월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1만 개 소상공인에 대한 특례보증을 실시해 5,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다.

최홍건 위원장 1943년 서울 生
경복고·서울대 법대 卒
96년 중소기업청 차장
97년 특허청 청장
98년 산업자원부 차관
99년~現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2004년 8월~現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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