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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걱정? 이미 시장에 반영돼!

종부세 걱정? 이미 시장에 반영돼!

최근 정부의 아파트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개정안 입법이 늦어지면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8·31 조치 이전 수준으로 반등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와중에 8·31 대책 관련 후속 종부세법 개정안이 12월 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세법 소위에서 원안대로 전격 통과되면서 강남 아파트 가격 동향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쏠리고 있다. 이 법안이 본격적으로 발효되면 집값 안정을 겨냥한 정부 조치에 힘이 실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같은 강남 아파트 ‘강세 현상’ 내지 ‘반짝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또한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잣대)가 되고 있는 강남 아파트의 내년 가격 전망은 어떨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왜 강남 아파트는 ‘반짝’ 급등했나=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최근 삼성동 아이파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대치동 은마아파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 등 강남지역 대표 아파트들이 대부분 8·31 조치발표 이전 가격을 회복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안국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둔촌 주공 1단지 16평형은 8·31조치 이전에 5억원 정도 했는데, 10월 중순에 3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최근 4억8000만원 선으로 올랐다”고 전한다. 그런데 특징은 이 같은 가격이 모두 다 ‘호가’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그는 “이 인근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50여 개나 있지만, 최근 한 달 새의 거래 건수는 몇 건도 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인근의 아셈공인중개사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8·31 조치 이전이나 이후나 큰 변동이 없다”면서 “예를 들어 아이파크 55평은 평당 4500만원(전체 55평 금액은 약 25억원)에서 큰 오르내림이 없었다”고 말한다. 이어 “입주가 1년 남짓밖에 안 돼 이사도 거의 없었다”면서 “강남 부자들은 종부세 같은 세금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그곳 분위기를 전한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8·31 조치와 관련된 새로운 입법 조치가 최근 몇 달간 표류하고, 종부세 완화 및 재건축 완화 같은 소문이 확산하면서 고덕 주공 1단지, 명일동 삼익그린아파트, 대치동 한보 미도아파트 등이 다시 반짝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한다.

◇종부세법 개정안의 예상 효과는?= 개정안 내용 대로라면 개인별로 합산 과세되던 종합부동산세가 세대별로 합산 과세된다. 과세 대상도 주택은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6억원 초과로 대상이 확대된다. 나대지도 6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그 범위가 대폭 커진다. 이에 따라 올해 7만4000명의 종부세 과세 대상자(법인 포함)도 내년에 27만8000명으로 크게 늘 예정이다. 그런데 이 종부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어날 효과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이 됐다는 게 여러 부동산 전문가의 얘기다.
물론 종부세 부담 때문에 강남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일부 분석도 있다. 종부세 대상 주택의 기준이 기준시가 6억원으로 내려오면 강남은 물론 목동·분당 같은 인기 지역에서 집 한 채만 갖고 있어도 대부분 종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에서는 이 종부세 부담에 대한 체감온도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내년에 종부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까. 신한은행 PB센터의 황재규 세무사는 “종부세법이 만일 내년에 본격 시행되면 서울 강남에서 기준시가 10억원인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내는 종부세는 올해 약 25만원에서 내년에 약 14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종부세 부담이 약 110만원 정도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런 종부세 부담은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먼저 영향이 없다는 의견부터 살펴보자. 고준석 팀장은 “종부세가 본격 시행돼도 강남 아파트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된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 42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표류, 강남지역에 대한 공급 부족, 수출 증가로 인한 통화량 증가 같은 상승 요인 등이 겹쳐 있어서다. 따라서 종부세·양도세 강화 같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뾰족한 부동산 대책이 마련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보다는 공급 확대가 더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도 비슷한 의견이다. “종부세 부담은 2009년 보유세 실효세율 1%를 목표로 하는 것이기에, 내년에 종부세가 본격 시행돼도 큰 부담은 아닐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종부세보다는 차라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강남 집 부자들을 더 크게 압박할 것”으로 진단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도 “종부세 개정안이 본격 발효되어도 강남 집값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미 이 같은 개정안이 일으킬 영향들이 일정 부분 시장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최근 강남 집값이 8·31 조치 이전 수준으로 들썩인 이유도 이 같은 종부세 부담에 대한 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반면 고종완 대표는 “이 개정안이 만일 효력을 나타내면 강남 아파트 가격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세금 회피 매물과 실망 매물이 쌓이고, 매수세도 줄어들어 하락세가 점차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도 “만일 종부세법이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면 강남아파트 가격의 약세 가속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들썩거렸던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도 기대심리가 무너지면서 잠잠해질 것으로 본다. 게다가 2주택자가 내년까지 1주택을 팔면 양도세 부담을 덜기 때문에 이 같은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물이 나오는 현상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내년 강남 아파트 가격 전망은?= 약세론자들 의견이 주류다. 고종완 대표는 “내년에는 8·31 관련 입법 조치의 완료, 입주 물량의 증가, 금리 인상 요인 등이 겹쳐 내림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3~5% 정도의 하락세’를 예상했다. 안명숙 팀장은 “서울 강남 아파트 지역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점차 늘면서, 내년에 3% 정도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내년에 강남 입주 물량이 많은 것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참고로 2006년에 강남권(강남구·송파구·서초구)에서 입주 계획 중인 아파트는 총 1만4969가구로 이는 1982년 이후 24년 만에 나타난 최대 물량이다. 2005년 강남권에서 공급했던 것에 비해 무려 6000여 가구나 늘어난 수치며, 2006년 서울시 전체 입주 물량인 4만4508가구 중 33.6%를 차지하는 무시 못할 공급량이다. 하지만 향후 강남권 재건축은 후(後)분양제 시행으로 2007년 이후에나 분양이 가능한데다 일반 택지마저 고갈돼 앞으로 강남은 극심한 분양 가뭄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고종완 대표는 진단한다. 김선덕 소장은 “투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 금리 요인 등이 겹쳐 종합적으로 보면 3~5%의 하락을 예상하는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 가격의 대폭 하락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강남 아파트 대기 수요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강남 아파트 가격이 8·31 조치 이전으로 돌아온 것도 이 같은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강세론자인 고준석 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강남 아파트 종부세 부담이 모두 다 임차인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여기에다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들을 감안하면 거꾸로 강남 아파트 가격 인상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는 “영국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부동산 가격의 3.5%에 달하지만 자가보유비율이 64%에 달하고, 이 같은 자가 보유와 관련된 부담이 고스란히 임차인들에게 전가된다는 현상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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