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현장] “건설 호황에 그나마 불안감 줄어”
[M&A 현장] “건설 호황에 그나마 불안감 줄어”
지난 1월 말 캠코(자산관리공사)는 두산건설과 프라임·유진·금호그룹·삼환·한화 등 6곳을 최종 입찰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달 한화가 인수 경쟁에 빠지면서 대우건설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막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6월 20일께면 우선협상 대상자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요즘 대우건설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우건설 신입사원을 통해 인수합병(M&A)을 앞둔 직원들의 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 "M&A요? 요즘 막판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우건설이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데 우수 인력들에 대한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설사 M&A가 된 뒤 직장을 나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대우 출신이라는 경력만으로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지난 2일 서울역 한 음식점에서 대우건설 신입사원 A씨(28)를 만났다. 그와 인터뷰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이뤄졌다. 그는 기자에게 이름도 소속도 밝히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A씨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대우건설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6개월간 직장생활을 했다. A씨도 다른 대졸자들처럼 치열한 취업 전쟁터에 나와야 했다. 입사 당시 대우건설이 M&A 대상 기업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물불을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저도 다른 졸업생들처럼 서너 군데 기업에 입사 원서를 냈어요. 그중 대우건설에서 최종 합격 통지서를 받은 거죠. 솔직히 처음엔 M&A 대상 기업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어요. 누가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A씨와 함께 대우건설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120여 명. 이들은 입사 직후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회사 임원진으로부터 처음으로 M&A에 관한 공식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우리 회사의 M&A 이야기를 들어도 절대 동요하지마라. 여러분만 열심히 하면 주인이 바뀐다고 달라질 건 없다. 특히 신입사원들은 고용승계 부분에서 100%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A씨와 동기들은 그 임원진의 말을 듣고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교육 중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 진짜 괜찮은 거냐?’라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 위로했습니다.” A씨의 불안감은 정식 회사 출근을 하면서 점점 사라졌다. “직원들간 결속력이 대단하더라고요.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힘든 고비를 함께 넘겼고, 어려운 가운데서 회사를 회생시켰다는 자부심이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저도 점점 처음의 불안감이 사라지더라고요.”
스카우트 제의에도 별 동요 없어 신입사원이 생각하는 김우중 전 회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입사한 지 겨우 6개월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확실한 ‘대우맨’이 돼 있었다. “제가 접한 선배들이나 간부들은 단 한 사람도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해외 출장을 갈 때 공항 스낵 바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비행기를 탔던 김 전 회장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어요. 대우를 위해 열심히 뛰셨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인지 모두 ‘회장님’자를 꼬박꼬박 붙이더라고요. 분식회계 부분은 인정하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정도를 걸은 분이라고 생각한 거죠. 김 전 회장은 정권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저 역시 그 생각엔 동의합니다.” ‘건설회사들은 원래 잘 뭉친다’는 통념이 있다. 대우건설 역시 회식을 자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정식 회식이고 그 외에도 일주일에 서너 번 삼삼오오 모여 결속을 다진다. “회식자리에서 M&A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회식자리가 길어지다 보면 끝에는 서너 명만 남게 되는 데 그때 가끔 상사들이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 스카우트 제의에 크게 동요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A씨의 말대로 직원 간 내부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일까? 대우건설 노조원들은 지난 3월 10일 대우센터 빌딩 로비에서 두산그룹의 대우건설 입찰 반대시위를 벌였었다. 그 일환으로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에게 물었다. “진짜 누가 주인이 되건 상관없는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 본인은 어떻게 하겠는가?” A씨는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 갈등이 크지 않다”며 “비윤리기업이 아니고 M&A된 이후의 고용승계 보장만 확실하게 이뤄진다면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우량 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바라는 한마음이기 때문에 전 직원이 분열보다는 단합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건설업 호황 속 직원 불안감 반감 대우건설은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07% 늘어 13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6.5%, 영업이익 19.8%, 순이익은 107% 증가했다. 대우건설 주식은 2일 현재 1만3050원이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이 한 주를 사면 한 주를 회사에서 그냥 주고 있다. 대우건설 부장급 정도면 우리사주 1만 주 정도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상사분들이 그러더라고요. 대우건설이 생긴 이후 요즘처럼 호황인 적이 없다고요. 이런 분위기다 보니 M&A가 몰고 올 불안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유일 것 같습니다.” 회사는 올해 전 직원들에게 200%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신입사원 모집을 진행 중이다. A씨는 “다른 대기업으로 간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우건설만큼 신입사원에게 재량권을 주고 아껴주는 회사가 없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앞날이 불투명하니 직원들끼리 서로 더 아끼고 위해주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본사 직원들은 팀원 생일날마다 점심을 함께하고 선물도 챙겨준다. 대우그룹은 공적자금 투입 이후 10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건설은 남아 있는 직원들마저 뼈아픈 구조조정을 거쳐 2003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제 대우건설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M&A는 인수 이후가 더 문제다. 고용승계 문제 등 합병 이후 더 큰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매각 후에도‘대우건설’이라는 이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 신입사원의 자부심이 M&A가 몰고 올 거센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을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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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제의에도 별 동요 없어 신입사원이 생각하는 김우중 전 회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입사한 지 겨우 6개월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확실한 ‘대우맨’이 돼 있었다. “제가 접한 선배들이나 간부들은 단 한 사람도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해외 출장을 갈 때 공항 스낵 바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비행기를 탔던 김 전 회장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어요. 대우를 위해 열심히 뛰셨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인지 모두 ‘회장님’자를 꼬박꼬박 붙이더라고요. 분식회계 부분은 인정하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정도를 걸은 분이라고 생각한 거죠. 김 전 회장은 정권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저 역시 그 생각엔 동의합니다.” ‘건설회사들은 원래 잘 뭉친다’는 통념이 있다. 대우건설 역시 회식을 자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정식 회식이고 그 외에도 일주일에 서너 번 삼삼오오 모여 결속을 다진다. “회식자리에서 M&A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회식자리가 길어지다 보면 끝에는 서너 명만 남게 되는 데 그때 가끔 상사들이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 스카우트 제의에 크게 동요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A씨의 말대로 직원 간 내부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일까? 대우건설 노조원들은 지난 3월 10일 대우센터 빌딩 로비에서 두산그룹의 대우건설 입찰 반대시위를 벌였었다. 그 일환으로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에게 물었다. “진짜 누가 주인이 되건 상관없는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 본인은 어떻게 하겠는가?” A씨는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 갈등이 크지 않다”며 “비윤리기업이 아니고 M&A된 이후의 고용승계 보장만 확실하게 이뤄진다면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우량 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바라는 한마음이기 때문에 전 직원이 분열보다는 단합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건설업 호황 속 직원 불안감 반감 대우건설은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07% 늘어 13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6.5%, 영업이익 19.8%, 순이익은 107% 증가했다. 대우건설 주식은 2일 현재 1만3050원이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이 한 주를 사면 한 주를 회사에서 그냥 주고 있다. 대우건설 부장급 정도면 우리사주 1만 주 정도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상사분들이 그러더라고요. 대우건설이 생긴 이후 요즘처럼 호황인 적이 없다고요. 이런 분위기다 보니 M&A가 몰고 올 불안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유일 것 같습니다.” 회사는 올해 전 직원들에게 200%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신입사원 모집을 진행 중이다. A씨는 “다른 대기업으로 간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우건설만큼 신입사원에게 재량권을 주고 아껴주는 회사가 없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앞날이 불투명하니 직원들끼리 서로 더 아끼고 위해주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본사 직원들은 팀원 생일날마다 점심을 함께하고 선물도 챙겨준다. 대우그룹은 공적자금 투입 이후 10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건설은 남아 있는 직원들마저 뼈아픈 구조조정을 거쳐 2003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제 대우건설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M&A는 인수 이후가 더 문제다. 고용승계 문제 등 합병 이후 더 큰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매각 후에도‘대우건설’이라는 이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 신입사원의 자부심이 M&A가 몰고 올 거센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을지 지켜 볼 일이다.
대우건설 워크아웃 일지 *1999년 8월 ㈜대우 워크아웃 대상 기업 선정 *2000년 3월 ㈜대우 채권단과 기업구조개선 약정서 체결 *7월 ㈜대우,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 *12월 대우건설 등기 완료 *2001년 3월 대우건설 증권거래소 재상장 *11월 채권단 출자 전환 결의 *2002년 10월 차입금 1255억원 조기 상환 *2003년 4월 경영정상화 가능성 평가 *2003년 12월 워크아웃 졸업 대우건설 M&A 진행은… *2006년 1월 캠코(자산관리공사), 두산·금호·유진·프라임·삼환·한화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5월 한화 인수전에서 탈퇴 *6월 9일 본 입찰 *6월 20일 우선협상대상자 윤곽 드러날 예정 대우건설 인수의향 5대 기업 주력사 두산 = 두산중공업, 두산산업개발 금호 = 금호산업 유진 = 유진기업 프라임 = 프라임산업 삼환 = 삼환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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