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재계 32위 부호”
“얼굴 없는 재계 32위 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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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룡 창업주의 3남 그는 지금도 그렇다. 재벌 2세 모임도 나가지 않고, 특별한 이너서클도 없다고 한다. 아주 친한 지인 외에는 잘 안 만나고, 정·관계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룹 내에서 그를 돕고 있는 진헌진 티브로드(태광계열 MSO) 사장, 진형준 흥국생명 부사장의 얘기다. 진헌진 사장과 진형준 부사장은 이호진 회장과 대원고, 서울대 동기다. 진형준 부사장의 경우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이호진 회장은 2001년과 2002년에 두 친구를 그룹으로 불러들였고, 이들은 현재 태광그룹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케이블TV 사업과 금융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술은 맥주나 와인을 가끔 하는 정도다. 대신 담배는 많이 피운다. 대략 하루 한갑 반 정도다. 그는 원래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유독 운동을 많이 한다. 골프는 80대 초반이지만 최근에는 골프장을 자주 찾지 않는다. 대신 헬스를 하거나, 장충동 자택 근처에서 걷기를 많이 한다. 불교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 읽는 것을 좋아하고 종종 절을 찾아 스님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부인은 신격호 롯데 회장의 동생인 신선우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의 맏딸인 신유나씨다. 슬하에 현준, 현나 남매를 뒀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외삼촌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태광그룹 경영 일선으로 나선 것은 1996년 11월 창업주인 이임룡 회장이 사망하면서다. 그 전까지 흥국생명 이사로 재직(1993~96)했던 이호진씨는 그 다음해 태광산업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그룹 회장 자리는 이임룡 회장의 처남인 이기화 회장이 넘겨받았고, 장남인 석진씨가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다가 2002년 이기화 회장이 사임하고, 석진씨마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2004년 태광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는 회장에 취임한 후에도 외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전에 장충동 태광산업 사옥으로 출근해 오후에 계열사를 들르지만 수행비서 없이 다닌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그의 얼굴을 모르는 직원도 많다. 그의 측근들은 “스타일을 딱히 규정하기도 힘든 무덤덤한 오너”라고 표현했다. 보고서는 한 페이지로 간략히 받는 것을 좋아하고, 큰 프로젝트를 지시하고 나면 꼼꼼히 챙기는 유형은 아니다. ‘무덤덤한 오너’라고 하지만 경영과 관련해서는 매우 공격적이다. 그런 만큼 고민도 큰 모양이다. 유선방송사업과 금융 분야에서 확장 일로를 걷고 있지만 화섬·석유화학 중심의 그룹 모체인 태광산업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째 매출과 이익이 내리막이다.
그룹 모체인 태광산업은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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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이미지 신경써야 이임룡 선대 회장은 이호진 회장에게 이런 얘기를 남겼다고 한다. “보기에 별이 참 아름답지 않으냐? 하지만 저 반짝이는 별보다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이 훨씬 더 많고, 그냥 사라지는 별도 무수히 많은 거다. 보기가 좋다고 쫓지 마라. 누구나 생각은 쉽게 하지만 일이란 그럴수록 간단하지 않는 법이다.” 이호진 회장이 재계 순위 38위 그룹의 오너라는 사실을, 그룹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수많은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을, 그룹 성장의 뒤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수많은 해고 노동자와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간단치 않게 봐야 할 시기다. 그룹 밖 몇 사람을 만나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이런 얘기를 이호진 회장은 알지 못할까. 그렇다면 그것이 ‘경영 리스크’다. 이렇다 보니 그의 얼굴을 모르는 직원도 많다. 그의 측근들은 “스타일을 딱히 규정하기도 힘든 무덤덤한 오너”라고 표현했다. 보고서는 한 페이지로 간략히 받는 것을 좋아하고, 큰 프로젝트를 지시하고 나면 꼼꼼히 챙기는 유형은 아니다.
태광그룹은 |
섬유 기반으로 급성장 … 자산 7조5000억원 1954년 창업주인 이임룡 회장과 부인인 이선애 여사(현 태광산업 비상근 이사)가 부산에 차린 태광산업사(모직공장)가 모체다. 태광산업은 섬유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70년대는 국내 최대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이 당시 흥국생명, 대한화섬 등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80년대에도 석유화학 부문 호조로 성장은 이뤘지만 이기택 야당 총재가 일가라는 이유로 매년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태광그룹의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7조5000억원이며 매출은 3조6000억원대. 태광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섬유 및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약 1조6000억원, 흥국생명 등 금융 부문 매출은 1조7000억원 선이다. 이호진 회장 취임 전후로 케이블TV 사업과 금융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04년에는 진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다. 태광 측은 “제조업 또는 건설 부문에서 신수종 사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태광그룹은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언론에서는 내부유보율이 2만5000%로 현금 동원력이 1조5000억원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태광 측 관계자는 “그룹 내 캐시(현금)는 1000억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윤> 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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