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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외 건설 제2황금기

한국 해외 건설 제2황금기

GS건설 플랜트기획팀의 최문철(45) 팀장은 요즘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하루에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 회사는 7월 말 현재 14억9700만 달러를 수주해 업체별 수주액에서 현대중공업과 삼성건설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2억 달러짜리 오만 플랜트를 수주한 데 힘입었다. 내친 김에 올해 플랜트 부문 수주액을 처음으로 2조원대로 끌어올릴 작정이다. 플랜트 수출 관련 기획과 장단기 전략을 짜다 보면 퇴근시간은 들쭉날쭉이다. 외환위기 당시 GS건설은 경영합리화를 위해 전체 직원 700명 중 200명을 내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규모와 맞먹는 인력을 해외 현지에서 고용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 4월 두바이에 업계 최대 규모의 지사를 설립했다. 또 인도에는 설계법인을 세워 현지 설계인력을 200명까지 채용할 계획이다. 최 팀장은 활황의 해외건설 경기를 피부로 실감한다. GS건설의 플랜트기획관리를 담당하는 윤성근(52) 상무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건설업계가 호황을 구가한다”고 했다. 해외 건설부문은 요즘 한국 경제에서 단연 돋보이는 분야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해외건설 수주가 최단 기간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7월 31일 현재 105억 달러로, 종전의 9월 6일(1982년) 기록을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사실 연간 수주액이 100억 달러를 초과한 해는 65년 해외건설 진출 이래 고작 여섯 번이다. 또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97년에도 10월에야 100억 달러를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수주액이 15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지 모른다고 건교부 해외건설팀 이원규 사무관은 밝혔다. 170억 달러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해외건설 수주의 가장 큰 추진력은 중동의 오일머니에서 왔다. 지난해 7월 31일 중동 수주액은 44억 달러였다. 그러나 올 같은 기간엔 63억 달러로 43%나 증가했다. 증가 속도로만 따지면 아시아(130%, 10억 달러→23억 달러), 아프리카 지역(120%, 5억 달러→11억 달러)이 더 무섭다. 아시아는 토목·건축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이 되살아났다. 또 아프리카의 경우는 시장 다변화 차원의 공략이 효과를 본 결과라고 건교부는 설명한다. 건설업계는 또 다른 의미에서 2006년을 뜻깊게 여긴다. 65년 해외건설 첫 진출 이래 총 수주 누계액이 2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93년 1000억 달러 돌파 이후 12년9개월 만에 2000억 달러 고지에 올랐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올해를 ‘제2의 황금기’에 비유했다. 기업들도 즐거운 비명이다. 지난해 14억 달러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대우건설은 올 1월 이미 8억7500만 달러어치를 계약했다. 7월 말 현재 13억21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7월 말까지 14억 달러를 수주해 1위 GS건설과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해외시장에서 철수했던 기업도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린다. 올해 창사 60주년을 맞는 금호건설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84년 중동 지역 급수탑 공사를 끝으로 철수했던 해외건설에 다시 참여키로 했다. 22년 만의 복귀다. 2006년 최우선 경영방침이 ‘해외사업 역량 강화’다. 국내 건설 경기가 일순간 호전되기 어려운 만큼 신규사업과 새로운 수익 모델을 해외에서 찾자는 구상이다. 사실 금호건설은 2000년부터 중동 지역 공항 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해외진출을 모색했다. 올 들어 베트남에 31층 규모인 최고급 주상복합건물 아시아나플라자를 수주했다. 나정수 신규사업팀장은 “해외진출은 상당 기간 준비과정을 거쳐 결정됐으며, 2006년이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했기 때문에 금호건설의 해외사업 부문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나 팀장은 “공사 정보 입수, 입찰 참여, 공사 수행 등 해외사업 전 부문에 걸쳐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플랜트 건설에 강한 대우건설과 공항공사 노하우를 축적한 금호건설이 협력할 경우 막강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우림건설도 해외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른다. 최근 해외건설 부문과 금융 부문 외부전문가들을 대거 끌어 왔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사업 진출을 전제로 한 움직임이다. 우림건설은 중국 상하이 인근 쿤산시의 핵심 구역인 연호산업단지 내에 올 하반기 1000여 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국내서 활동하던 중소 건설업체들도 해외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던졌다. 올 들어 처음 해외에 진출한 업체만 7월 말 현재 32개사에 이른다. 전체 해외시장 진출 업체 수도 8월 10일 현재 10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개 업체보다 11개가 늘었다. 해외건설 시장에 거는 기대는 해마다 증가하는 해외건설업 신고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해외건설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엔 신규 해외건설업 신고업체가 연간 130~150개 정도였다. 그러다 해외건설 경기가 고개를 든 2004년부터는 이 수가 급증했다. 2004년 228개 업체에서 2005년 377개 업체, 올 7월 말 240개 업체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건만 되면 해외시장에 뛰어들 ‘예비군’이 줄을 섰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해외건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떨까. 해외건설업 제1의 황금기라던 81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한국은 해외건설업에서 137억 달러를 수주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흥수 부원장은 당시 한국 기업의 수주액이 “전체 해외건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10%에 달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해외건설 강국으로 군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의 해외건설 시장점유율은 3.5%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점유율은 1~2%선에 머물렀다. 수주액은 증가했지만 해외시장 점유율은 80년대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뒷걸음칠쳤다. 반면 선진국 독과점 구도는 더욱 굳어지는 양상이다. 2001년 선진국 5개 업체의 수주액이 전체 중동 수주액의 63%였다. 이듬해인 2004년엔 77.6%로 증가한다. 한국의 점유율은 바닥권인데 수주액은 증가한다는 얘기는 시장의 절대 규모가 커진 덕을 봤을 뿐이라는 얘기다.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 통계를 보면 해외시장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20% 성장해 왔다.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원유와 가스전 개발을 확대하고, 회복기에 접어든 아시아 경제 덕분이다. 앞으로도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승헌 연세대 교수는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약 4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까지는 연평균 약 4%대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해외건설 시장은 이렇게 정리된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지만 해외 메이저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된다. 물론 기업과 정부는 지속적인 시장개척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학계나 전문가들은 기업이나 정부의 자화자찬에 그렇게 공감하는 눈치가 아니다. 2002~2003년 당시만 해도 해외건설이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해선 한국수출입은행 지식경제실 선임조사역은 지난 4월 발표한 ‘최근 해외 건설·플랜트 시장 구조 및 우리 기업의 경쟁력 비교 분석’에서 “당시 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플랜트 호황에 다른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지금 해외건설 분야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한다.” 업계는 해외 건설업체들과의 경쟁력 격차를 절감한다. 윤국진 대우건설 해외사업본부장은 얼마전 건교부 주최로 열린 해외건설 관련 토론회에서 국내외 건설업체 간 차이점을 이렇게 비교했다. “한국은 설계공정 관리능력이 부족하다. 파이낸싱 능력도 미흡해 개발도상국 프로젝트 참여가 제한된다. 반면 해외 메이저 기업들은 실적과 기술력을 앞세워 수의계약을 유도한다. 또 저렴한 이자의 프로젝트 자금 조달력도 뛰어나다. 해외 메이저 업체들은 자기네끼리의 담합으로 후발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도 한다. ” 사실 자금조달 능력은 해외건설협회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는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분야라는 얘기다. 해외건설협회는 “개도국의 인프라 개발은 대부분 민자 참여 형태로 이뤄지며, 일부 선진국과 중동 산유국에서도 민자사업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건설업체가 자기 돈으로 현지에 플랜트를 지어 투자비를 회수한 뒤 해당 국가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발주자가 공사비를 지불하고 건설사는 시공만 하던 종래의 방식과는 다르다. GS건설의 윤성근 상무는 21년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하다 2004년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GS건설이 해외 부문에 치중키로 하면서 국제금융 전문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서 플랜트 수출 관련 금융 제공 업무를 담당하던 윤 상무 같은 사람이 적임자다. GS건설 전체매출액에서 해외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8%였다. 올해는 20%선으로 증가하리라는 예상이다. 국내외 여유자금을 모아 해외건설 사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그만큼 빈번해졌다고 윤 상무는 말했다. 우수한 인력도 해외건설 경쟁력을 키우는 요체다. 산업연구원 박광순 박사는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열세를 극복하려면 가장 먼저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부가 올 들어 해외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소요 인력을 조사한 결과 500명 이상의 전문 건설인력이 부족했다. 3년 뒤에는 2000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 정부는 해외 건설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해외건설 분야에 종사했던 유경험자를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97년 외환위기에 즈음해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당시 옷을 벗은 고급 기술인력과 연구개발 인력이 같은 업종으로 수평 이동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 업종을 전환하거나 자영업 쪽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업무 경험에 10년 가까이 공백이 있는 경우 쉽사리 돌아오기 힘들다. 결국 유경험자를 복귀시킨다 해도 최근 은퇴한 일부 인력에 국한될 뿐이다. 그래서 설계 등 기술인력은 인도·필리핀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 채용해 해외 현장에 파견하는 추세다. 기능인력은 현지 인력이나 제3세계 인력을 활용한다.

호황기 이끌 연구 인력 부족 2004년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된 기술자 수는 48만4000여 명이다. 이 중 39만5000여 명은 취업했지만 18.4%인 8만9000여 명은 잠재적 실업 상태다. 국내 인력은 남아돈다. 그런데도 해외 플랜트 기술인력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해외건설 부문에서 쓰이는 인력은 생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프로젝트 관리나 설계, 사업 금융, 공정 기술관리 등 전문인력을 요구한다. 최소한 단위 사업장 중간관리자급 이상으로 근무하자면 언어 능력과 현지 문화 수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관리연구실장은 “해외 시장을 제대로 개척하려면 장기적으로 5000명 이상의 고급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 300억 달러를 수주해 세계 5위권에 진입하자면 글로벌 건설 전문가가 최소 이 정도는 구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자체 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곳도 많다. 대우건설은 신규로 해외 현장에 파견해야 하는 인력이 200명이다. 이 중 절반을 순환 보직 프로그램으로 충원한다. 본사와 해외 근무를 번갈아 함으로써 언제든지 필요한 현장에 파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GS건설은 사내에 11개월 과정의 중국 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개인 교육(3개월), 집합 교육(2개월), 현지 교육(5개월)을 통해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체득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상당수 국내 기업의 인력 충원·양성 방식에는 문제가 많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관리연구실장은 ‘갈수록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사업 현장에서 상급자와 일하면서 전문지식을 배우는 구조다. 강의나 교재보다는 도제 방식을 통해 기술적 노하우가 대물림돼 왔다는 말이다. “이제는 도제 방식의 핵심이 되는 실무학습 교사 진영의 고령화로 맥이 끊어질 위험에 있다. ” 한국플랜트학회 회장인 이재헌 한양대 교수도 해외 플랜트 산업이 금융관리 공학이 융합되는 고급기술 산업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플랜트 콘텐트 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 관련 부서가 힘을 합쳐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 진출에서 선진국과 경쟁하려면 궁극적으로 기술력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은 건설의 밑그림이라 할 기본설계 분야에서는 아직도 해외 유명업체에 많이 뒤떨어진다고 해외건설협회는 진단한다. 기본설계를 하는 회사가 기자재 구매 경로와 시공사 선정에 입김을 발휘하게 된다. 왜 한국의 해외수주액이 늘고도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거나 정체 국면일까. 선진국들은 고부가가치 플랜트 분야인 LNG 플랜트와 천연가스액화시설(GTL:Gas-To-Liquid) 수주로 중심이동 중이지만 한국 기업은 정유나 석유화학이라는 기존 분야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한양대 정의종 교수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LNG 분야 등 선진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는 해외 플랜트 시장 호황에 편승하지 못할 뿐더러 국가 성장동력의 한 축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일부 국내 기업이 해외 GTL 공사에 참여하지만 첨단기술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따져보면 우리의 해외건설 부문은 아직 외환위기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80, 90년대를 잘 달려오던 국내 플랜트 엔지니어링 산업은 IMF 관리체제를 맞아 된서리를 맞았다. 상당수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건설 모기업에 흡수됐다.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R&D 인력은 외환위기를 맞아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으로 업계를 떠났다. 건설 모기업은 당장 돈이 되는 프로젝트 수주와 실행에 중점을 두어야 했다. 호황기를 이끌 연구인력이 절대 부족한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LNG, GTL 플랜트는 발주 금액이 날로 대형화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을 넘기는 경우가 예사다. 이 시장은 기술을 독점한 선진국들의 밥상이다. 1억~2억 달러 플랜트 프로젝트는 중소 규모로 취급된다. 다시 말해 한국은 대형사들이 수주를 주저하는 틈새시장에서 지금 제2의 황금기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GS건설의 최문철 팀장도 원래는 LG엔지니어링 소속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건설과 엔지니어링이 합병됐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 200명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떠났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파 온다. 해외 건설 업계가 지금은 호시절을 구가하지만 언제 또 불황에 직면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 회사는 수익 모델과 시장을 다변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인력구조를 갖추려 노력한다. IMF 관리체제 같은 위기상황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 외환위기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말이다.


국내 건설업체들 해외 진출 러시 한국 건설업계가 올 들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 해외 건설 수주액은 사상 최고치인 150억 달러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조만간 4% 선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수주 실적 제고와 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경영을 꿈꾼다.

>>금호건설 금호건설의 해외시장 복귀 작품인 ‘아시아나 플라자’는 베트남 호찌민시의 알짜 지역인 재래시장 ‘사이공 스퀘어’에 들어선다. 10월 착공하며 공사 기간은 36개월이다. 총 3개 동 31층 규모의 최고급 대형 주상복합 건물로 탄생할 아시아나 플라자는 호찌민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는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 플라자 프로젝트를 교두보 삼아 베트남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아파트를 위시한 주택사업을 준비 중이며, 하노이 신도시 개발 사업에도 의욕적이다. 공항공사 등 각종 정부 발주 토목공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금호건설은 크게 두 갈래로 해외시장을 개척한다.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방면이 한 축이다. 또 두바이를 거점으로 한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예멘·오만 등의 중동 시장도 중점 공략 대상이다. 동남아 경제시장에서는 BOT(시공사가 일정 기간 시설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발주처에 넘겨주는 것) 방식의 SOC 사업물량이 급증하리라 예상한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올 3월 2006년 해외 수주 목표 1조3000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1조2000억원어치의 해외공사를 따냈다. 목표치도 자연히 상향 조정됐다. 이제부터는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 위주로 수주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구축사업과 민간 주도의 부동산 투자사업이 활성화되는 리비아와 중동이 관심 지역이다. 카타르 정부는 도로와 배수시설 등에 향후 5년간 140억 달러를 투자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카타르에서 총 6500억원 규모의 정유 설비와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해 추가 수주 전망도 밝다. 나름대로 텃밭으로 여겨온 나이지리아에서도 올 초부터 바란-우비에 석유·가스 생산시설(약 8500억원),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공사(약 920억원) 등 초대형 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지난 1월에는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의 면허를 획득했다. 하노이 인근 투리엠 지역에 2만 명을 수용하는 신도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필리핀·미국·말레이시아·캐나다 등지로 주택 투자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해외사업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5~18% 선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 최근 LG상사와 함께 오만 국영 석유회사 산하 아로마틱스 오만 LLC사가 발주한 12억 달러 규모의 아로마틱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매년 파라크실렌 80만t, 벤젠 20만t 등을 제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GS건설은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업무를 수행한다. LG상사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파라크실렌과 벤젠의 판매권을 갖게 된다. GS건설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북아프리카, 러시아, CIS 지역으로 영업을 확대한다. 이 회사는 베트남에서 신도시 건설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2004년 호찌민시와 도로 건설, 주택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도로 건설과 주택 개발이 주요 사업 대상이다. 남사이공에 인접한 냐베 지역 개발사업은 예산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호찌민 도로공사도 1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GS건설은 GTL 등 신규시장 참여도 적극 추진 중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사업 비중을 20%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삼성건설 견실한 재무구조와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다. 삼성건설은 세계 최고층을 자랑하는 버즈 두바이 건설공사에 참여 중이다. 지상 160층 이상, 높이 700m 이상, 연면적 15만 평에 달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47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8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세계 최고층인 대만 TFC 101 빌딩 높이(508m)를 200~300m 뛰어넘어 세계 최고 마천루에 등극한다. 두바이 경제개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된다. 삼성 건설은 벨기에 베식스(Besix)와 현지 아랍텍(Arabtec)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초고층 실적이 있는 30여 개 세계 유수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7개 그룹과 수주 경쟁을 벌여 기술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대만 TFC 101 빌딩(99년 5월~2005년 3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452m·공사 기간 94년 3월~97년 2월) 완공에 이어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를 수주한 삼성건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3개의 마천루 시공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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