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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받은 ‘핵세례’

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받은 ‘핵세례’


“필요하면 내가 직접 북한에 가서 김정일을 만나겠다” 지난주 유엔 회원국들은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제8대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그 직전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반 장관이 오랫동안 막으려 애써왔던 사태가 터진 것이다. 반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으로서, 그리고 현 노무현 정부의 외교부 장관으로서 6자회담에 깊이 관여해왔다. 뉴스위크의 랠리 웨이머스 기자가 인터뷰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됐다. 북한의 어떤 반응을 예상하나? 북한은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엔을 전면 무시하는 걱정스러운 일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핵문제에 어떤 역할을 하겠는가? 전임자들보다는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 출신이고 이 문제에 대한 경험도 많다. 관련국 사이의 이견을 조정하겠다. 필요하다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지도자들을 만나겠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겠나?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유엔 사무총장이 한 국가를 방문하면 보통 최고위 지도자들을 상대한다. 김 위원장이 좀 이상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계의 여러 지도자를 만나지 않았나. 북한의 핵실험은 2005년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제재를 가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주장도 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계좌에 제재가 가해진 것은 달러 위조를 포함한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한 의심 때문이었다. 북한이 이 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 미국 정부는 6자회담에 복귀하면 금융제재를 포함해 모든 현안을 북한과 직접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벌써부터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해야 하지 않았나? 한국 정부는 미국에 대북 직접 대화를 촉구해왔다. 유엔 결의로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하리라 보는가? 북한은 좀 더 현실적이 돼야 한다. 당면한 경제·정치적 어려움을 고려하면 북한은 좀 더 현명한 길을 택해야 했다. 왜 이렇게 위험하고 부정적인 행동을 해야 하나. 안보리 결의는 주로 제재에 초점을 맞추지만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두는 조항이 포함됐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접근법이 필요하다. 아주 강력하고 엄격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동시에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햇볕정책을 실패라고 보는가? 완전한 실패는 아니다. 포용정책의 철학과 목표는 훌륭하다. 누군가를 탓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북한이다. 인도적 문제와 교류·협력에서 우리는 북한을 도우려고 애써왔다. 선의로 화해의 길을 넓히려고 했다. 하지만 핵실험은 우리의 선의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성취하고 싶은 일은? 많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라 기적적인 해결책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귀를 열고 가슴을 열고 관련국 지도자들과 대화하면 문제해결 과정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외교관으로서 40년 동안 나는 그렇게 해왔다.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좀 더 폭넓은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세계에는 빈곤과 에이즈, 다른 질병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경제발전이 핵심이다. 빈곤을 퇴치하지 못하면 늘 분쟁이 생긴다. 유엔을 어떻게 개혁할 생각인가? 내 최우선 과제다. 유엔이 쓸데없는 기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괴롭다. 사무국을 좀 더 전문적이고 책임감을 갖도록 만들고, 높은 윤리기준으로 투명성을 높여 그런 문화를 바꿔야 한다.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 부정 같은 추문이 없을 거라는 뜻인가? 그렇다. 모범을 보임으로써 유엔을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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