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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PEOPLE] 한국 콘텐트로 아시아 시청자 잡겠다

[CEO & PEOPLE] 한국 콘텐트로 아시아 시청자 잡겠다

▶ 93년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97년 웰컴 플래너 및 프로듀서, 2000년 옐로우필름 감독 및 대표

CF광고를 기반으로 뮤직비디오·드라마·영화·무대공연·매니지먼트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옐로우필름 오민호 대표의 눈은 아시아 시장 전체로 향하고 있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SBS <연애시대> 에서부터 케이블TV에만 방영될 사전 제작 드라마 <프리즈> 와 <썸데이> , 150억원 규모로 제작될 국내 최초 시즌 드라마 <에이전트 제로> 까지. 파격적인 영상이 돋보이거나 형식을 깨고 제작된 드라마 뒤엔 어김없이 ‘옐로우필름’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옐로우필름을 이끌고 있는 오민호(39) 옐로우앤실리샌 대표를 서울 강남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옐로요? 뉴욕에서 전화번호부를 ‘옐로 페이지’라고 부르고, 택시를 ‘옐로 캡’이라고 하듯이 옐로는 굉장히 상업적인 색깔이죠. 자본을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2000년 설립 이후 400편 이상의 TV 광고를 제작한 이 회사는 최근 <연애시대> 제작으로 한껏 주가를 올렸다. 자회사들이 만든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도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최근 설경구·주희 등이 소속된 몬스타엔터테인먼트, 손예진·배두나·박한별·황신혜 등이 소속된 바른손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설경구 씨와 한양대 연극영화과 동창인 오 대표는 CF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조감독 시절 라면 CF를 촬영하기 위해 어떻게 그릇을 더 빤짝거리게 만들지 고민하고, 여주인공이 입던 치마 주름을 펴기 위해 밤을 새면서 그는 문득 직업적 회의에 빠지고 만다. 당시 감독에게 “이렇게까지 하면서 광고를 만들어야 하느냐”고 말했다가 “광고는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것인데 그렇게 근원적인 것을 부정한다면 이 세계를 떠나라”는 호통과 함께 뺨을 맞기도 했다. 그는 “결국 모든 영상은 자본을 통해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돈이라는 게 정말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CF 업계에서 ‘스타 감독’으로 통한다. 2002년 대선 때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노무현의 눈물’이란 TV 광고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정치 광고에 도전하고 싶어 만들었다”며 “너무 큰 반향을 일으키는 바람에 한동안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옐로우필름은 국내 광고 제작사 최초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 대표는 “중국에서 방송된 폴크스바겐의 ‘뉴파사트’의 TV 광고는 중국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이후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가 광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은 최근 종영된 <연애시대> 가 처음이었다. 그는 “광고와 달리 드라마는 제작 후에도 판권을 재가공하고, 수출까지 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끌렸다”며 “좋은 품질의 콘텐트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라고 자신했다. 그가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것은 사전 제작 시스템. 그는 시청률 17%대로 종영한 연애시대에 대해 “사전 제작 당시 타깃대로 구매력이 높은 10~30대 여성들이 열광하면서 어떤 드라마보다 효율적이었다”며 “일본 판권까지 포함해 제작비 대비 50%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가을 방영될 <프리즈> 와 <썸데이> 역시 제작을 이미 마쳤다. 이들 드라마는 각각 CGV 영화·OCN 등 케이블TV에만 방송될 예정이다. 그는 “제작사가 수출·VOD·DMB 등에 대한 판권을 가지기 위해선 지상파보다는 케이블TV가 훨씬 편하다”며 “케이블의 인기 프로그램은 지상파 못지않은 시청률을 내고 있고, 특히 해외 판매에선 시청률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설경구·손예진·차인표 등을 주연으로 시리즈화 할 드라마 <에이전트 제로> 도 케이블에서만 방송될 예정이다. 2000년 설립 당시 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옐로우필름은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오 대표는 “아시아 시장 전체에서 통하는 글로벌 종합 콘텐트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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