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200만 평 조선소 세울 것”
 | ▶1942년생. 한양대 산업대학원 졸업, 한진건설 전무이사,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현 대주그룹 부회장 | |
‘2011년 조선업계 빅3 등극’. 대주그룹의 야망이다. 2004년 인수한 대한조선(전 신영조선)을 통해서다. 이미 주사위는 던졌다. 지금껏 1000억원이 투자됐다. 대주그룹은 총 1조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해남에 200만 평 규모의 조선소를 세울 계획이다. 오는 7월 1차 도크가 완공되고, 2·3차 도크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이 야심 찬 프로젝트는 박재영 부회장이 진두지휘한다.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그를 영입했다. 박 부회장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을 지낸 이 분야 전문가다. 대주그룹이 조선업에 승부를 건다고 나설 때 관련 업계 반응은 냉랭했다.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박 부회장은 “함께 일할 인재들을 영입하는데도 애를 먹었다”고 했다. “모두 믿지 않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조선소 공사가 시작되면서 ‘어! 진짜 하네’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5억9000만 달러 규모의 선적화물선 8척을 수주해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이렇다. 향후 5년 동안 해남에 150만 평 규모의 조선소를 짓고, 50만 평 정도의 배후단지를 짓겠다는 것이다. 배후단지에는 아파트를 비롯해 각종 생활시설이 들어선다. 박 부회장은 “조선소가 완공되는 시점이 되면, 직접 고용 1만5000명을 비롯해 해남에 5만 명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 인구 8만 명 정도인 해남이 상전벽해(桑田碧海)되는 셈이다. 예상 수익도 만만치 않다. 박 부회장은 “안벽 규모가 5000m에 이르고 연간 최대 선박건조 수도 64척에 달해 예상대로라면 2010년에 2조~3조원, 2015년이면 10조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중형 조선 위주로 수주하다가 차츰 LNG선, 유조선 등 대형 선박으로 주력 선종을 바꾸어나간다는 전략도 밝혔다. 관건은 투자 자금과 인력이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1조~1조2000억원 정도 예상되는 투자 자금은 그룹의 유보 자금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허재호 회장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인력에 대해선 “경쟁 조선소에서 무리하게 빼오기보다는 우선 퇴직자나 이직을 생각하는 기술자 위주로 충원하고, 자체적으로 훈련원을 만들고 대학 등과 연계해 젊은 인력을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구상한 대로라면 2010년에는 업계 3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 사정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향후 10년 내에 물량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히 연구 검토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주그룹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에 조선 시설 및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박 부회장은 “국내 조선업의 새 역사를 함께 써 나가면서 보람을 함께할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주그룹은 1981년 허재호 회장이 대주건설을 세운 후 급성장했다. 2000년 이후에는 대한화재·대한페이퍼텍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그룹사로 도약했다. 현재 계열사는 15개사다. 그룹 총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7000억원. 재계 50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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