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거, MLB 적응하려면 '이것'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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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1년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 헬멧부터 바꾸라고 당부했다.
최근 MLB에 진출한 한국 타자들에게 관례처럼 돼버린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벗겨지는 헬멧'이다.
시작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초기 김하성은 전력질주할 때마다 헬멧이 벗겨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헬멧이 떨어지지 않게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 뛰는 장면은 김하성의 시그니처 포즈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
김하성의 머리에 맞는 '기성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헬멧 중에선 김하성의 머리 형태에 맞는 헬멧이 없었다. 당시 김하성은 "한국과 미국인의 머리 모양이 다르다"라며 곤란해 한 바 있다. 주루 중 부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결국 김하성은 맞춤형 헬멧을 제작해 뛰었다.
이정후도 MLB 진출 시작부터 헬멧 적응에 고전했다. 스윙할 때마다, 뛸 때마다 벗겨지는 헬멧이 문제였다. 첫 시범경기에서 첫 안타를 신고하자마자 이정후는 머리부터 잡아야 했다. 1루로 달려나가는 순간 헬멧이 벗겨지려고 했기 때문. 중간쯤 다다랐을 땐 아예 잡기를 포기하고 헬멧 없이 1루에 도달했다.
당시 현지 매체는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정후가 베이스 경로를 따라 날았다. 그와 함께 그의 헬멧도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라며 해당 장면을 소개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타격이나 주루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정후도 맞춤형 헬멧을 주문했다. 김하성의 헬멧을 만든 회사에 제작 주문을 요청했다.
최근 다저스에 입단해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 중인 김혜성에게도 기성품 헬멧은 맞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혜성은 타격 훈련 때 한 번 스윙하면 돌아가는 헬멧 때문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이에 이정후가 김혜성에게 '얼른' 맞춤형 헬멧을 제작하라고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김하성, 이정후와는 달리 김혜성은 시범경기 전부터 빠르게 문제 하나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시즌에 앞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시범경기서 실력 외적인 시행착오 하나를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히어로즈' MLB 선배들의 조언이 빛난 순간이다.
윤승재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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