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맨 서비스’ 1호 창구”
“내가 ‘원맨 서비스’ 1호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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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00만 평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은 인천이 ‘한국의 미래’ 이끌어가는 계기. 인천의 물류, 서울의 인재, 경기 북부의 제조업, 개성공단 만나 시너지 낸다” ■ “외국인 투자 유치가 부진하다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매우 희망적이다. 2009 세계 도시 엑스포, 2014 아시안게임 유치로 대외적 여건이 성숙되는 중” ■ “최근 잭 니클로스 골프장 착공…세계적 수준의 국제병원, 국제학교 들어서. 고부가가치 산업+레저 분야 개발해 일하고 편히 쉴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 “아직 인천이 ‘원맨 서비스’ 할 수준 못 돼, 그러나 시장이 대신 해결해주겠다. 지금은 세계 최강 인프라 조성 중…2010년께 ‘A+’서비스 제공한다” 인천광역시 공무원들은 명함에 ‘송도’를 새기고 다닌다. 안상수(61) 인천시장 역시 영종도 국제공항과 송도를 잇는 인천대교, 151층 높이의 인천타워 조감도가 그려진 명함을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시장 접견실은 경제자유구역으로 도배를 한 듯싶다. 인천에서 뻗어나가는 세계 지도부터 2020년 영종·송도·청라지구의 ‘새 얼굴’이 접견실을 둘러싸고 있다. 인천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거기에다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하면서 인천시는 말 그대로 잔칫집이다. 5월 3일 오후에 이뤄진 안 시장과의 인터뷰는 아시안게임 유치를 축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인천을 세계 10대도시로
시청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캡’이더군요. 이유를 물어보니 ‘자리’가 많이 생겨서 그렇다는군요.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로 300개의 공무원 자리가 늘어난다면서요? “(웃으면서) 정답이네요. 공무원들이 진심을 얘기해주니 기쁘네요. 더 중요한 것은 그만큼 빠르게 인천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얘기는 시가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거지요.”
돈 얘기가 궁금한데요, 아시안게임 개최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보니 아시안게임 유치로 전국적 생산 유발 효과가 13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5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고용 유발 효과도 2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실제로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에 버금가는 행사입니다. 참가국은 적어도 규모는 큽니다. 37~38개 경기 종목에 선수만 1만5000여 명이 몰려오거든요.”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인천이라는 땅에 역사가 생긴 이래 가장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아시안게임 개최는 인천이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하는 데 가장 잘 맞는 이벤트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경사입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입니다. 무엇보다 중국이 조명받고 있지요. 그런데 세계인의 관심이 인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잊혀진 나라’가 될 수 있어요. 이런 때 아시안게임을 유치해 다시 한국이 조명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인천이 세계 10대 도시에 들겠다고요 “단순히 인구나 경제력으로 10대 도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호주의 시드니, 싱가포르처럼 특색 있는 도시를 말하는 것이지요. ‘최신의 도시’이면서 살기 좋은 도시, 문화와 예술, 녹색이 어우러지는 도시라고 연상하면 됩니다.”
딱 한마디로 표현해주시면? “명품 도시, 꿈의 도시라고 합시다.” 이 대목에서 안 시장은 송도 얘기를 꺼냈다. 아시안게임 유치의 경제적 이득도 이득이지만 2014년께면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사업이 거의 완료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자유구역 인프라 구축이 아시안게임 유치와 맞물리면서 ‘숫자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시안게임이 인천이 세계로 도약하는 스포츠 이벤트가 된다면 경제자유구역 조성은 향후 한국을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라고 할 수 있습니까? “맞습니다. 인천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계기가 되는 겁니다. 인천은 지금 송도·영종도·청라지구 일대 6300만 평을 국제 비즈니스·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레저 단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인천의 물류 기반, 서울의 인재, 경기 북부의 제조업, 그리고 개성공단까지 한꺼번에 만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올 시너지를 생각하면 밤에 잠이 오지 않아요.”
인천경제특구는 ‘아파트 특구’라는 비난을 먼저 들었습니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부진해서 그렇습니다. “부동산값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그동안 인천의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았어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발전 가능성과 도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대도시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과도한 투기 붐이야 지양돼야겠지만 유독 인천만 과도하게 오른 것처럼 체감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가 부진하다고 합니다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현재로선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2009년 세계 도시 엑스포,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 같은 대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송도에는 자주 가십니까? “그럼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갑니다. 대개는 착공식 행사입니다. (그렇게 자주 가지만)저도 갈 때마다 새롭습니다. 그만큼 도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주요 도시를 단번에 날아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인천의 첫 번째 강점이 되겠지요. “동북아의 관문 도시가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그만큼 대단합니다. 벌써 물동량에서 세계 3위, 여객수송에서 10위권에 들었어요. 지난해 델타항공 고위 임원을 만났는데 ‘조만간 아시아 허브를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옮기겠다’고 하더군요. 인천에서 출발해 애틀랜타 찍고 바로 브라질리아로 가는 겁니다. 공항 두 개로 세계의 반쪽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인천의 지리적 강점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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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꿈의 도시 밑그림 완성
최근 송도에서 잭 니클로스가 설계하는 골프장 기공 행사가 있었지요. “4월 24일 송도 골프 클럽 부지에서 ‘잭 니클로스 골프장’ 명명식을 했습니다. 이 골프장은 잭 니클로스 이름을 건 국내 최초의 골프 클럽입니다. PGA 투어 기준에 맞는 18홀 규모의 환상적인 골프장이 될 것입니다. 타이거 우즈 같은 프로골퍼를 초청해 홍보도 ‘세게’ 할 거예요. 골프장뿐만 아닙니다. 국제병원·학교도 속속 들어올 것입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관광·레저 분야를 집중 개발해 국제 비즈니스맨들이 편하게 일하고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지요.” 이어서 안 시장은 “송도국제도시를 최첨단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갖춘 ‘지능 도시’, 전체 개발면적 중 40%를 녹지로 꾸미는 ‘생태 도시’, 무공해·무소음의 ‘신교통 도시’로 조성해 경쟁 도시들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 시장은 “30분 안에 문화와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커지거나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준이 높아지면 문화예술을 즐기게 됩니다. 문화·관광·레저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30분 안에 ‘해결’되는 도시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인천은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지요. 150개 섬이 있고 어디서든 머린 리조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조만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도 들어옵니다. ‘아트 빌리지’를 만들어 정명훈씨를 디렉터로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하는 사람에게는 비즈니스가 먼저 아닙니까. 경쟁 도시들은 원스톱을 넘어 한 사람의 매니저가 행정 절차를 도맡아 처리해주는 원맨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천은 그런 수준이 못됩니다. 인정합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인·허가권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외국인 투자자가 서류를 내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검토하고 결론을 내야 하는데 중앙정부까지 가져가야 하지요. 중앙정부도 한 군데만 걸리는 것이 아니고 환경부·해양수산부·건설교통부 등 여러 군데 걸려 있지요. 투자자들은 짜증이 날 것입니다. 중국은 사흘, 늦어도 5일 만에 가부가 결정되는데…. 최소한 경제자유구역만이라도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위임해야 합니다…. 조만간 인천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언제쯤 그런 기대를 가져도 됩니까? “고객 입장에서 학점을 매기면 솔직히 지금은 ‘B-’ 수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입니다. 이런 점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중앙정부는 물론 시청, 기초단체까지 거쳐야 할 곳이 많습니다. 환경부·해양수산부의 규제도 걸려 있어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인프라 구축 때까지만입니다. 2010년쯤 되면 원맨 서비스가 가능할 겁니다. 이때쯤 되면 (투자유치 평점이) ‘A+’를 받게 되지 않을까요?”
“20년 프로젝트 이제 첫삽 떴다”
투자자는 성격이 급할 텐데요? 다른 곳의 유혹도 많을 테고요. “그때까지 인천시장이 원맨 서비스를 하겠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가져오세요. 내가 바로 원맨 서비스하는 윈도(창구)입니다.” 빈말이 아니었다. 안 시장은 특유의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151층 높이 송도의 랜드마크 인천타워를 조율한 것도, 행정 규제 문제로 게일인터내셔널 측이 곤혹스러워하자 “함께 속도를 내자”며 격려한 것도 안 시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개발이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너무 서두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지금이 있기까지 상하이 푸둥은 20년, 두바이 역시 15년 걸렸다. 안 시장은 “우리는 채 4년이 안 됐다. 그런대로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새 전 세계 지도자들이 두바이에서 배우자고 난리입니다. “두바이도 좋은 예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봐요.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마침 큰비가 내렸는데 물이 이렇게(두 손을 30㎝ 이상 벌리면서) 올라와요. 아무래도 사막지대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인프라 문제가 걸린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이 도시가 50년, 100년 뒤에도 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것보다는 싱가포르의 도시 경영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중앙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움이 많겠습니다.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 첫 번째 어젠다가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였어요. 그런데 균형발전 논리에 힘이 실리다 보니 인천이 희망하는 수준까지 가지 못했지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을 보면 모두 14조7000억원이 듭니다. 내년까지만 해도 10조원이 드는데, 인천시 재정으로는 이런 재원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에요. 중앙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가령 현재 국비 지원은 주요 도로사업에 국한돼 있어요. 그나마 지원 비율도 50% 수준에 머물고, 실제 지원 비율은 25%에 지나지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들어왔느냐’고 묻는다는군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반드시’ 국내 첨단 대기업이 입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규제 해결이 어려울 경우 케이스별로 또는 부분적으로 중앙정부를 설득해 나가야지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안 시장은 포인터를 잡아든다. “여기(인천공항)에 착 내려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륙교를 타고 15분이면 송도국제도시에 도착합니다.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같은 상징물이 바로 인천타워입니다. 151층 높이지요. 앞으로 외국 나갈 때마다 ‘여기(인천타워)에서 첫날밤을 묵고 나면 아주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 아니면 비즈니스가 반드시 성사된다’는 소문을 내고 다닐 겁니다. 입소문도 중요한 홍보전략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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