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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 넘치는12人의 야전사령관

패기 넘치는12人의 야전사령관

‘탁월한 오너와 적절한 타이밍(또는 운), 그리고 패기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 금융권에서 분석하는 미래에셋의 세 가지 성공 요인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패기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성공적인 지난 10년에 이어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평가다. 금융은 사람 장사라고 할 만큼 인재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이 불과 10년 만에 자본시장의 맹주로 성장한 것은 패기와 재능을 가진 임직원들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박현주 회장을 도와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뛰어난 참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지금도 박 회장이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면 비즈니스 모델, 시스템 구상 등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실천해 옮기는 것은 분야별 전문가인 경영진 몫이다. 1년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내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을 “나 없어도 잘 굴러가는 회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경영진의 실력을 믿기 때문이다.

‘좌 현만, 우 재상’의 막강 파워 박현주 회장을 도와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경영진은 한두 명이 아니다. 오너와 몇몇 소수에게 권한과 책임이 집중돼 있는 여타 오너 기업과 달리 미래에셋은 사업부문별로 경영진이 모두 다르다. 이는 일부 경영진이 모든 것을 담당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에셋이 급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박 회장의 용병술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칭기즈칸은 대제국을 건설하면서 장수들을 요소에 배치해 역할을 맡겼다. 나는 장수들을 잘 고르는 일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 경영진은 전문경영인이면서 오너이기도 하다. 그만큼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사업 진행은 물론 사람을 채용하고 돈을 쓰는 것도 모두 경영자가 스스로 알아서 한다. 조직의 정점에는 박 회장이 있지만 실제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이들 파트별 CEO다. 이 같은 시스템 경영이 미래에셋의 성장 동력이라고 주변에서는 평한다. 미래에셋의 경영진 중 핵심 브레인을 뽑는다면 최현만(46) 미래에셋증권 사장, 구재상(43)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정상기(48)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등 12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동원증권 출신의 386세대로 젊고 패기가 넘치며, 분야별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들이다.(표 참조) 이 중 가장 핵심 인물은 단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과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다. 이들은 박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을 만든 창업 공신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좌 현만, 우 재상’이라고 부를 정도로 미래에셋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최현만 사장은 지난 10년간 미래에셋 계열사의 CEO로 있으면서 박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 신화’를 만든 주인공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미래에셋 창업과 동시에 자산운용 대표이사, 벤처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이 만든 대부분의 상품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시장에 소개되고 판매된다. 시장에서 ‘박 회장이 돈을 구상하면, 최 사장이 벌어 온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사장은 미래에셋 내에서도 박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수행하는 인물로 꼽힌다. 또 조직관리, 특히 인재관리에 뛰어나다는 평가다. 부드러운 성격으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큰 형님으로 통한다. 지난해 박 회장은 상장 이후 덩치가 커진 미래에셋증권을 최현만 사장 일인 체제에서 사업부 대표제로 바꿨다. 체제 개편 당시 업계에서는 2인자로 불렸던 최 사장이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최 사장이 글로벌 증권사 도약이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부담을 줄여준 것이라는 해석에 더 힘이 실렸다. 실제로 최근 최 사장은 국내 업무보다는 홍콩 현지법인 설립 등 미래에셋증권의 해외진출 전략 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구재상 사장은 투자의 귀재 박 회장도 인정한 ‘투자 귀신’이다. 주요 경영진 중에서 가장 젊은 구 사장이 지난해 미래에셋 합병 운용사(2006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투신운용)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것도 박 회장이 그의 특출난 운용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창업 이후 운용 부문을 도맡아 오면서 미래에셋의 주식형펀드 투자 신화를 일궈냈다. 국내 최장수 주식형펀드이자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구 사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의 투자 의사와 결정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5조원이 넘는 자금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60세까지 보장되는 ‘평생직원’ 미래에셋의 창업 공신인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과 손동식(44)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역시 핵심 브레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다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정상기 사장은 부동산펀드, 파생상품 등 향후 자산운용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대체상품 부문을 맡고 있다. 그는 이미 2조원에 달하는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국내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상태며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펀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손동식 부사장은 1998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실무를 담당해 온 야전사령관.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시리즈의 성공을 낳게 한 산파 역할을 해왔다. 손 부사장은 최현만 사장, 구재상 사장과 함께 박현주 회장의 평생직원제도 혜택을 받는 인물이다. 평생직원제도란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될 뿐 아니라 본인과 자녀 교육비는 물론 해외 유학비까지 전액 지원하는 제도. 일종의 미래에셋 성장에 기여한 일등공신에게 주어지는 혜택인 셈이다. 미래에셋 창업 공신은 아니지만 초창기 멤버로 경영을 맡고 있는 인물은 김병윤(45) 미래에셋증권 경영지원부문 대표(부사장), 이구범(43)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사업부 대표(부사장), 서유석(45)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상무), 조웅기(43) 미래에셋증권 법인CM사업부 대표(상무), 조한흥(46)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부문 대표(부사장), 최경주(46)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영업부문 대표(부사장), 박만순(46) 미래에셋벤처캐피탈 사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1999~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으며, 현재 미래에셋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IT와 온라인마케팅을 담당해 온 김병윤 부사장은 파격적인 주식매매수수료로 증권업계 HTS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브로커리지에서도 업계 수위의 실적을 올리는 것은 그의 공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경영지원부문 대표로 발탁된 그는 미래에셋증권의 살림을 맡고 있다. 박만순 사장은 증권가에서는 드물게 리서치센터장, 홍보담당 임원을 거쳐 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 시절 미래에셋을 전 국민에게 알리게 된 적립식 투자 캠페인을 진두지휘했다. 현재는 미래에셋의 종가인 벤처캐피탈에서 벤처투자를 맡고 있다. 윤진홍(52) 미래에셋생명 사장, 송승욱(53)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PEF(사모주식펀드)부문 대표 등은 미래에셋의 새로운 인재들로 향후 미래에셋의 10년을 이끌 대표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2001년 미래에셋이 세종투신을 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은 윤진홍 사장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05년 미래에셋생명 대표로 발탁됐다. 미래에셋 경영진 중 가장 연장자인 그는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 미래에셋의 자산운용부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 주요 경영진 중 가장 늦게 합류한 송승욱 사장은 PEF 등 미래에셋의 투자은행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LG그룹 출신인 송 사장이 미래에셋에 스카우트된 것은 그의 화려한 해외 인맥과 해외투자 경험 때문. 그는 LG그룹 시절 구조조정본부 해외사업팀 부장, LG건설 해외영업담당 상무 등을 지낸 바 있다. 2005년 미래에셋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그는 국내 최초 사모펀드인 ‘미래에셋 파트너스 1호’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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