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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는 지구, 처방전을 찾아서

열 받는 지구, 처방전을 찾아서

▶김영훈 회장이 로마총회에서 참가자들에게 2013년 WEC 총회의 대구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아이러니였다. 2007 세계에너지협의회(WEC) 로마총회 개회식에서 그린피스 환경운동가들은 행사장 천장을 뚫고 ‘원자력의 광기를 멈추고 지금 에너지 혁명을 이루자’고 쓰인 반핵 플래카드를 길게 늘어뜨렸다. 기발한 방법이다. 하지만 필자는 원자력 발전이 화석 연료를 실질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필요불가결한 에너지임을 상기하며 다소 착잡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실과 이상을 아우르면 어땠을까? ‘원자력이 없어도 될 그날을 위해 지금 신 재생에너지 혁명을 이루자!’라고. WEC 아태지역 부회장으로 관련 국제행사에 여러 번 참석했지만, 이번 로마총회는 특히 인상이 깊다. 올해야말로 전 세계 인류가 지구온난화의 위협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공감한 첫해였다는 데 기인할 것이다. 필자만 해도,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을 시작으로 5월에 개최한 2007 대성글로벌에너지포럼에서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곳 로마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과 함께 환경과 안보의 관점에서 에너지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해 왔다. ‘상호 의존적인 세계의 에너지 미래’(The Energy Future in an Interdependent World)를 주제로 열린 이번 로마총회에서는 역시 지구온난화와 유가 급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환경·안보 문제가 이슈였다. 전 세계가 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제시되고 논의됐다. 나는 12일 ‘상호의존성: 도전의 규모’(Interdependence: The scale of Challenege)를 주제로 열린 첫 번째 토의에 첫 토론자로 참여했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에너지기업 CEO들과 함께 참여한 회의에서는 상호의존적이 된 오늘날의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유한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다양한 에너지원의 상용화,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에너지 펀드의 조성, 그리고 대성그룹이 몽골에 건설 중인 칭기즈칸 친환경 에너지 파크(Genghis Khan Eco-Energy Park)와 같은 도시 자급형 에너지 파크 모델 도입 등을 제안해 각국의 전문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현 에너지 수요의 2배 증가가 예상되는 2050년께의 에너지 공급과 관련해서는 사용 효율의 증대,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신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공급 등 토론자들의 의견 제시가 있었다. 이번 WEC 로마총회에서는 특히 우리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소비에 관한 논의가 활발했다. 독일 지멘스의 우리엘 샤레프 부사장은 ‘아시아 거인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를 어디서 얻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동일한 전기 주파수를 사용하는 유럽연합(EU)과 달리 한국(60hz)과 중국(50hz)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 다른 전기 주파수를 사용해 상호 간에 효율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도 에너지 소비 심각
노부오 다나카 IEA 사무총장은 특히 중국과 인도의 에너지 소비 급증세를 심각하게 진단했다. 그는 “한 시나리오를 통해 2030년에는 각국의 에너지 소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중국 11.4기가t, 미국 6.9기가t, 인도 3.3기가t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14일에는 필자를 포함한 7명의 WEC 지역 부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지역 대표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다. 아태지역 대표 프로젝트로 선정된 대성그룹의 몽골 GEEP 프로젝트를, 북미·유럽·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각 지역 부회장들과 함께 논의하는 일은 WEC 아태 부회장이자 대성그룹 회장인 필자로서는 자랑스럽고 뿌듯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그들이 보여준 커다란 호응은 2013년 WEC 총회의 대구 유치를 추진 중인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인정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게 닿았다. 사실 올해 로마총회는 한국 에너지 산업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행사였다. 2013년 총회의 대구 유치를 위한 민간외교 최대의 기회인 것이다. WEC 총회는 전 세계 117개 회원국을 거느린 WEC가 3년마다 개최하는 명실공히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에너지 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며, 유치가 성사될 경우 에너지 분야의 국가위상 제고는 물론 1조원 이상의 경제파급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될 2013년 WEC 총회 개최지의 유치 경쟁에는 대구를 내세운 우리나라가 인도, 남아공, 덴마크와 함께 치열한 4파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WEC 아태지역 서울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뒤이어 이번 세계총회에서도 기간 내내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그 어느 경쟁국보다 활발한 민간외교를 펼쳤다. 다음 총회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들이 위치한 아시아 지역에서 반드시 개최돼야 하며, 국제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대구가 최적지라는 논리를 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고속성장은 인류가 오늘의 화려한 현대문명을 꽃피우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동시에 지구온난화와 글로벌 에너지 안보라는 과제를 동반했다. 이제 국제사회와 글로벌 에너지 업계는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고자 뜻을 모으고 있다. 이제 우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에너지 리더로서의 대열에 합류하고 더불어 2013년 WEC 총회를 반드시 대구에 유치해야 한다. 온 국민의 성원을 기대해 본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는… 세계에너지협의회(WEC:World Energy Council)는 전 세계 에너지 생산국과 수요국, 민간 에너지 기업과 정부 에너지 기구들을 모두 아우르는 에너지 분야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다. 1923년 설립 이래 전기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돼 오다가 68년 에너지협의회로 개편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원은 국가별로 관련 단체가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에너지재단이 맡고 있다. WEC 총회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에너지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글로벌 에너지 업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3년마다 각종 에너지 관련 제도와 기술 발표 및 토론의 향연이 벌어진다. 치솟는 원유 가격에 비례해 총회 규모도 성장을 거듭해 올해 WEC 로마총회에는 112개국에서 총 4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영훈 회장은 아시아·태평양지역 23개국을 대표하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성그룹의 GEEP 프로젝트는… 에너지 사업 분야의 글로벌화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대성그룹은 신 재생에너지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2003년부터 몽골에 태양광·풍력복합발전시스템을 공급하는 ‘솔라윈 프로젝트’(SolarWin Project)를 추진해 왔다. 대성그룹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 몽골 나란 지역에서 솔라윈 시스템(SolarWin System) 실증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현재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일대 100만 평 규모의 부지에 태양광·풍력 복합발전시스템을 설치해 전기를 공급하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녹지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무공해의 태양과 바람을 이용, 사막화를 방지하고 황사 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2007년 5월 23일 기공식을 갖고 건설을 진행 중이다. 최근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 에너지 프로젝트로 대성그룹의 GEEP를 선정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 프로젝트가 전 세계 사막화 방지 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성그룹은 이 밖에도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 세계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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