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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투자하고 더 멀리 진출하고 더 높이 성장한다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멀리 진출하고 더 높이 성장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 “영원한 1등은 없다”
“기술강국 일본은 활력을 되찾아 더 앞서 나가고, 생산대국 중국은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며 경쟁력마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년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올해는 신년사가 없었지만, 이 회장의 경영화두가 ‘신(新)수종사업 발굴’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회장의 고민은 그룹 실적이 2004년을 정점으로 정체를 면치 못하는 데 있다. 이 회장은 올해 그룹 전체로 25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6조원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LCD 경기가 살아나고 휴대전화도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지만, 반도체 쪽은 여전히 불안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와이브로, 태양·연료전지, 바이오·헬스, 로봇 사업을 신성장 엔진으로 제시했다.
특히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만큼 관련 단말기와 기지국 장비 등 적잖은 수출 기회가 기대된다. 이 가운데 어떤 씨앗에서 싹이 나올지, 또 이 회장이 어떤 씨앗을 집중적으로 싹 틔울지는 알 수 없다. “영원한 1등은 없다. … 반도체, 무선통신의 뒤를 이을 신사업의 씨앗을 서둘러 뿌려야 한다.” 이 회장이 지난해 던진 경고 메시지는 올해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품질은 자신, 마케팅에 승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새해 경영 화두를 ‘미래를 위한 도전’으로 제시했다. ‘도전’이란 단어를 쓴 것은 올해 경영환경도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를 향한 전진만이 그룹의 재도약과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신년사에는 고객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의 안정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정 회장이 발표한 올해 사업계획도 야심차다. 올해는 자동차 480만 대 이상을 판매한 매출 69조원을 포함해 그룹 매출 118조원을 달성키로 했다. 지난해보다 15조원이나 늘려 잡은 목표다. 11조원 규모의 투자안도 내놓았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원하는 시기, 장소,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라”는 주문을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힘써온 품질경영으로 생산은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케팅 능력을 강화해 판매와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선진시장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신흥시장에서는 판매확대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정 회장은 해외에서 진행해온 공장 건설이 올해 가시화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 “오늘이 10년을 좌우한다”
지난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악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 2006년 LCD에서만 1조원 가까이 적자를 낸 사상 최악의 상황에서 구 회장은 전면에 나서 반전을 진두지휘했다. 핵심리더를 교체하고 성과를 내는 데 사활을 건 끝에 고전하던 사업이 빠른 속도로 회복됐고, 글로벌 시장에서 LG의 위상도 제자리를 찾았다. 기사회생을 넘어 ‘중흥’의 기쁨이 넘치는 새해를 맞았지만 구 회장은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금 우리는 성장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며 들떠있는 그룹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한두 번 성공했다고 세계 최고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세계 최고 수준과는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라.” 구 회장에게는 한시가 아깝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앞으로 10년을 좌우한다.” 구 회장은 올해도 ‘고객가치’를 주창했다. 심지어 그는 “고객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야 고객이 LG 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 “8조 투자로 수출 30조 달성”
최태원 SK 회장은 SK 전 계열사와 중국 현지 법인에 생방송된 신년사를 통해 “SK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며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올 신년교례회는 중국 현지 법인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최 회장의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엿보인다. 최 회장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때, 지금까지의 성과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기반을 조성한 정도”라며 “올해 우리가 어떻게 변하고 무엇을 준비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15%나 늘린 8조원으로 정하고, 이를 통해 매출 82조원과 수출 30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SK 사상 최대 규모다. 환율과 유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데도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최 회장이 목표로 잡은 수출 30조원은 전체 매출 목표의 36.6%에 달한다. 불과 4년 만에 2배나 늘어난 것이다.

신격호 롯데 회장 “올해부터는 글로벌 롯데”
“2010년대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중하고 치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 새해 신격호 롯데 회장은 임직원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부터 던졌다. 신 회장의 주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해 부동(不動)의 수위를 지키면서 국내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착실하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 그는 브릭스(BRICs: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 지역을 거점으로 투자를 늘려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에 첫 해외 점포를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2008년 베이징에도 점포를 열어 8월 개최되는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겨냥하고 있다. 신 회장의 두 번째 주문은 각 계열사가 스스로 달라져야 할 요소를 찾아내고 혁신을 이루라는 것이다. 그는 “다시 한 번 각자 실정에 맞는 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단순한 제품개선이나 라인 확장보다는 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으로 승부를 내는 식이다.

허창수 GS 회장 “강력한 브랜드가 성장 토대”
허창수 GS 회장은 새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위기국면 속에서도 기회를 발굴해내는 전략적 마인드를 발휘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허 회장은 2005년 GS 출범 이래 지난 3년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올해 ‘밸류넘버원 GS’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허 회장은 “올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다”며 “경영여건이 나빠지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고객들은 더욱 까다로워지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위기를 이겨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시장에서 으뜸으로 인정받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글로벌 수준의 운영효율성과 확실한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반성해보라”고 지적했다. 또 임원과 관리자는 현장으로, 고객 속으로 나아가 한 박자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경제흐름이 바뀌는 시기에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도 크게 변화하게 마련이고, 그 속에 기회가 있다”며 “이 모든 변화의 추세를 적기에 포착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준비해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허 회장은 “강력한 브랜드야말로 GS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라며 “고객과 시장에 대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500년 가는 기업 기반 다질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올해 그룹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2조9200억원을 투자해 그룹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박 회장이 새해에 품은 꿈은 원대하다. 올해를 앞으로 500년을 영속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도 그룹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건설, 항공, 타이어, 석유화학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물류와 관광레저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파리 노선에 취항하고 금호타이어가 베트남에 타이어 공장을 준공하는 한편 대우건설의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및 하노이 신도시 개발 등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 회장은 “업계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500년 영속 기업이 될 수 없다”며 “기필코 업계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원대’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힘쓸 생각이다. “500년 영속은 뛰어난 인재가 우리 그룹에 얼마나 있는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올해 채용 인원을 26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의 또다른 새해 소망은 ‘아름다운 기업’을 구현하는 것이다.

조양호 한진 회장 “이익의 1.5배 투자한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올해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예견되고,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세계 항공업계도 3대 글로벌 동맹체를 중심으로 제휴를 통한 경쟁과 협력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 절대 안전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내실성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우선 외형적이고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이룰 생각이다. 신규사업,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동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저가 항공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신규 투자 및 인수합병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 미주 등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장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다행히 신정부도 경제 살리기와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우선적으로 펼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며 “우리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강력한 성장엔진으로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물류기업을 향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그룹 매출 19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2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1000명 이상을 채용하기로 했다. 조 회장의 올해 야심작은 저가항공사다. 과감한 투자로 아시아 시장에서 제공권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 “둥지 벗어나 세계로 날자”
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해 1조3000억원이던 투자를 올해 2조5000억원으로 늘리고,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도 30%가량 늘어난 1500명으로 잡았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의미 있는 시작을 선언했다. 한화L·C(옛 한화종합화학)가 미국 굴지의 자동차 부품기업 아즈델을 62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덕분에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부품·소재를 공급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아즈델 인수는 그룹의 글로벌 인수합병 신호탄이었다. 이를 계기로 김 회장은 올해도 국제적인 M&A를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해 1월, 김 회장은 “올해 사업은 모두 해외에서 한다”며 계열사 CEO와 임원을 이끌고 태국으로 날아가 해외사업 진출 전략회의를 주관했다. 귀국 후, 글로벌 경영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각 사별로 가능한 사업 검토가 일사천리로 진행됐었다. 김 회장은 잠시 중단됐던 ‘글로벌 한화’ 전략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10개 계열사가 도시개발, 플랜트 건설, 자원개발, 환경사업 검토를 마친 상태다. 김 회장은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야 한다”며 “해외에서도 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2011년까지 그룹의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의 10%대에서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한화가 둥지를 벗어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박용성 두산 회장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
박용성 두산 회장은 올해 매출 22조75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까지 M&A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들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두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박 회장은 올해도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2015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90% 이상의 중기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인재 확보와 육성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는 원천이라고 보고 올해도 글로벌 인재 개발에 초점을 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을 통해 미래사업을 이끌어나갈 기술개발에도 중점을 둘 생각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밥캣 등 잉거솔랜드 3개 사업부문 인수작업을 완료하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졌다”며 “이로써 두산은 한국 기업 사상 최대 해외기업 인수합병 성공사례를 낳았으며, 글로벌 테크놀로지와 인재 확보,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 등 글로벌화를 위한 성장의 기틀을 확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박회장은 또 “지난해 매출 성장, 이익 창출, 주가 상승 등 3개 금자탑을 동시에 쌓았다”며 “성장 포트폴리오를 찾아 수익사업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를 완성해 각 사업 분야에서 5~10년 후 세계 1, 2위에 도달하자”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경영을 본격화 하기 위해 지난 연말 계열사 사장·회장단 인사를 마쳤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경기 관계없이 앞으로”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목표를 수주 274억 달러, 매출 18조6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1조638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민 부회장이 보는 올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함이다. 우선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세계금융시장 경색, 경기과열을 우려하는 중국의 긴축정책, 철강재를 비롯한 원자재 수급의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약세로 인한 환율하락 등으로 급격한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외 경쟁사들의 시설투자가 과잉이 우려될 만큼 이뤄지고 있으며 수주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하락도 예상된다. 그런데도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이미 충분한 조업량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시설투자도 대부분 진행되고 있어 매출 및 시설투자는 계획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영업, 자재 수급, 환율 등의 상황변화가 극심한 만큼 이를 항상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그는 호·불황에 관계없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원가구조를 날렵하게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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