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라 그리고 나가 싸워라
배워라 그리고 나가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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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만 2000명 배출 금호아시아나의 인재육성을 위한 투자는 정평이 나 있다. 역대 회장들은 60여 년간 ‘일하며 공부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재계 7위로 급부상한 비결도 그동안 꾸준히 인재를 키워온 덕분이라는 게 재계의 평이다. 박삼구(63)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2002년 취임할 때부터 인재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의 MBA(경영학 석사)를 지원하는 동시에 해외 MBA 출신 인력을 적극 스카우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기획·재무·영업·마케팅·구매물류 등 부문별 전문가 교육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1990년부터 진행해온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더욱 강화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임직원에게 전문경영지식 습득 기회를 줘 기업의 질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당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개설했다. 각 계열사에서 임직원을 선발해 22주 동안 교육에만 전념토록 했다. 이 과정은 그룹에 ‘이론적 체계가 실무에서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확신을 가져다주었다. 교육 대상은 대리급까지 확대됐다. 이듬해 서강대에도 같은 과정을 개설해 더 많은 임직원이 참여토록 했다. 현재는 연세대와 서강대 두 곳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3년 이상 근무한 대리급 이상에서 인사고과를 검토해 소속사 CEO의 추천을 받아 박 회장이 최종 승인해 선발하고 있다. 모든 절차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조정한다. 근속연수 제한은 실무 흐름과 조직 요구를 파악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상·하반기 각 1개 대학에 과정당 30명씩 들어가 총 16주(450~500시간)씩 진행하고 있는데, 과목마다 까다로운 시험과 리포트 제출로 철저히 평가하고 있다. 종강 시점에는 현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해당 계열사 임원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배운 이론을 실무에 응용하는 훈련이다. 지금까지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이수한 인원은 2000명을 넘어섰다. 이수자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 특히 대학에서 경영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의 호응이 크다. 대부분 MBA 과정을 밟으며 얻은 지식과 자신감으로 현업에서 능률이 향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처음엔 적잖은 인원의 교육 파견으로 현업 직원의 업무량이 증가할 것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과정 이수 후에 오히려 배가된 능력을 보여 장기적으로는 맨 파워를 키운다는 것이 입증됐다. 금호아시아나 MBA 외에 정식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국내 MBA 과정은 물론 해외 MBA까지 지원하고 있다. 입사 후 3년 이상 근속한 2년차 대리급 이상 직원 중에서 대상자를 선발해 미국 상위 50위권 비즈니스 스쿨이나 유럽 상위 10위권 비즈니스 스쿨에 합격하게 되면 회사에서 졸업할 때까지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 64명이 미국·중국·일본에서 1~2년에 걸쳐 해외 MBA 과정을 졸업했거나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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勇卒을 勇將으로 만든다 업무 능력을 극대화하고 직무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이 강좌에서는 전략기획·금융·인사·환경안전·품질경영·홍보·디자인광고 등 13개 부문의 임직원이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최근 이슈를 분석하고 실무 노하우를 쌓고 있다. 실무자들의 요구에 따라 강의 주제가 정해지는데, 강의 외에도 담당자들 간 정보 교류가 이뤄지는 실무 중심 강좌다. 주 3회씩 오전 8시부터 한 시간씩 진행되며 강의 주제에 관심이 있는 직원은 누구라도 참석할 수 있다. 박 회장의 인재개발 의지는 직원을 아끼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신입사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는 박 회장은 연초,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를 자청한다.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나는 덕장(德將)이 될 테니 여러분은 용졸(勇卒)이 되어 달라”며 “지금은 용졸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에 모두 용장(勇將)이 될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대화시간 내내 그는 신입사원을 가리켜 ‘복덩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회사를 더욱 키워줄 인재들이란 뜻이다. 한번은 신입사원들과 산행을 하려고 나섰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자 임원들이 일정을 취소하자고 말렸다. 그러자 박 회장은 “이렇게 회장과 새내기들이 함께 산행하는 시간을 어렵게 가졌는데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강행했다. 산행 중 박 회장이 신입사원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찍겠다고 해 실무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부지런한 ‘아침형 인간’이 되어줄 것을 주문하곤 한다. 또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역설한다. 그래야 용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사장 시절부터 여직원을 아끼는 CEO로 유명했다. “우리 회사가 여초(女超)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우수한 여성 직원 채용에 앞장섰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야 국가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박 회장은 ‘화이트데이’에 수천 명의 승무원·캐디에게 초콜릿과 사탕을 나눠줄 만큼 잔정 많은 총수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귀환한 대우건설 임직원을 접견실로 불러 환대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직원의 생명을 지키라”고 대책반에 호령한 그는 상황이 긴박해지자 “어떤 요구조건이라도 감수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박 회장은 2005년 대우건설 인수전 때 “우리는 대우건설을 사려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사는 것”이라고 말해 인수 후폭풍을 우려했던 대우건설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대우빌딩 매각을 두고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했던 박 회장은 인력 대신 건물을 포기했다. 건물을 지키려고 무한 능력을 발휘할 인재를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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