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폭탄’에 급매물도 많아
‘물량 폭탄’에 급매물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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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잠실 재건축 단지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재건축 입주 단지 ‘매물’ 풍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정책으로 지난해 초 이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아파트 2만여 가구가 한꺼번에 공급되면서 아파트 값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등기(입주)를 하면 2주택자가 되는 사람이나 잔금을 치를 형편이 안 돼 아파트를 팔고 나가려는 사람이 매물을 계속 내놓고 있어서다. 하지만 매수세가 많지 않아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값을 내리고 있다. 분양권 시세는 세 단지(엘스·리센츠·파크리오)가 비슷하다. 109㎡가 대부분 8억원대 초반부터 10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1년 전만 해도 9억원 밑으로는 잘 나오지 않던 매물들이다. 엘스 148㎡는 14억~17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리센츠 125㎡는 12억~13억원 정도면 살 수 있다. 파크리오 86㎡는 6억2000만~6억6000만원 선이다. 분양권 값이 최고점에 달했던 2006년 말에 비하면 규모별로 1억원에서 1억5000만원가량 빠졌다. 주변의 입주한 지 1~2년 된 새 아파트와 비교해도 1억원 정도 싸다. 지난해 입주한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트리지움 109㎡는 10억원 선이다. 재건축 입주 단지에서 시세보다 싼 매물이 쏟아지면서 덩달아 기존 아파트 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값은 1.8%나 내렸다. 매물은 많은데 매수세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실종된 것은 아니다. 잠실 일대 중개업소들은 “매수세가 없다기보다는 집값이 조금이라도 더 내릴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기 매수세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3~4개월 사이 매수세가 움직이면서 적지 않은 급매물이 거래됐다. 등기하면 2주택자가 되는 사람들이 보존등기를 위해 조합이 거래를 금지하기 전에 팔고 나가려고 하면서 급매물이 쏟아졌고, 관망세를 보이던 매수세들이 낚시하듯 급매물을 낚아챈 것이다. 잠실동 삼성공인 이경옥 사장은 “매수자들이 급매물을 대거 매입한 뒤로는 다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매수세보다 매물이 많은 ‘매수세 우위’ 장이 형성돼 있어 투자자들은 좋은 입지여건, 층·향·가격 등 원하는 아파트를 골라잡을 수 있다.
◇자금 마련 계획 잘 세워야= 단지별로 입지·교통·주거환경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출 규제, 부동산시장 침체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투자 전 자금 마련 계획도 잘 세워야 한다. 엘스와 리센츠는 지하철 2호선 신천역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신천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지만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지하철역에서 먼 곳은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두 단지 모두 한강변에 있어 강변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는 한강을 내려다볼 수는 있지만 지하철역이 상대적으로 멀고, 올림픽대로가 인접해 있어 밤에는 소음 피해도 우려된다. 교통 면에서는 엘스·리센츠보다 파크리오가 유리해 보인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두 지하철역은 단지 우측과 앞쪽에 각각 있어 단지 내 어느 곳에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파크리오는 올림픽공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일부 가구에선 조망도 가능하고, 길 하나만 건너면 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공원 쪽으로는 주로 148㎡ 이상의 대형 주택이 배치돼 있다. 교육 여건은 세 단지가 비슷하다. 특히 대부분 단지 안에 초·중·고교를 끼고 있어 등·하교가 편리할 전망이다. 또 단지 주변으로 학교·학원 등 교육시설이 풍부하다. 무엇보다 자금 마련 계획이 중요하다. 대출을 받거나 기존 집을 팔면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했다가는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아파트 값의 최대 70~80%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최대 40%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다. 여기에 개인 소득별로 대출 가능 금액이 다시 정해진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때문이다. 제2금융권 등에서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지만 아파트 값의 60% 정도를 넘기 힘들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더 해준다 해도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어 대출을 늘리는 것도 부담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대출금을 갚아 나갈 사람(혹은 가족)의 연간 총 소득 기준 30~40% 이내에서 대출금을 정해야 매달 내야 하는 이자나 원금 상환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약세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트리지움 109㎡ 전셋값이 3억2000만~3억5000만원 선인데 비해 엘스·리센츠·파크리오 109㎡는 2억3000만~2억7000만원이다. 잠실동 금풍공인 이경희 대표는 “엄청난 입주 물량이 동시에 나오면서 집주인들 사이에 세입자를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전세를 놔 잔금을 내려던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0월 12일까지 입주를 마쳐야 하는 파크리오 입주민들은 아예 시공사를 상대로 입주기한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세입자를 못 구해 잔금 마련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입주 기한이 지나서도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연 10~15%에 해당하는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엘스·리센츠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중개업소들은 전셋값이 당분간 더 내릴 것으로 내다본다. 따라서 전세를 놔 잔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수정해야 한다.
◇투자가치 있을까= 송파신도시·제2롯데월드 개발 등 주변에 개발 호재가 풍부해 잠실 일대가 강남을 대표하는 주거지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큰 편이다. 지금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아파트 값이나 전셋값도 입주가 마무리되면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신천동 이엽공인 이엽 사장은 “입주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며 “어느 단지나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입주가 마무리되면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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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 내 상가도 관심= 재건축 아파트에서 분양 중이거나 곧 분양할 단지 내 상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상가마다 5000가구에 달하는 든든한 배후 수요가 있는 데다 상가가 대로변에 위치해 일반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의 이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단지 내 상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단지 내 상가라기보다는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근린상가 형태”라며 “올 하반기 상가 분양시장 최대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에는 신중해야 할 것 같다. 분양가가 임대 시세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이들 상가는 1층 기준으로 엘스가 3.3㎡당 6000만~8000만원 선, 파크리오가 5400만~1억원 정도다. 리센츠 단지 내 상가는 신축 상가 지분 문제로 분양가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들 상가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주변 단지 내 상가 임대 시세(1층 99㎡ 기준)는 보증금 3억원에 월 1000만~1500만원 수준이다. 분양가가 3.3㎡당 1억원이라면 총 분양가는 30억원 안팎인데, 분양가의 40%를 연 7% 수준의 대출을 받고 투자한 뒤 보증금 3억원에 월 1500만원에 임대한다 해도 실질 임대 수익률은 4%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임대 시세가 강남역 대로변 상권 상가와 맞먹기 때문에 임차인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준공 1년이 다 돼가는 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입점률이 60% 선에 머물고 있다. 이 상가는 분양가가 3.3㎡당 1억3000만~1억5000만원이었는데 투자자들이 분양가에 맞춰 높은 임대료를 고집하다 보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종필 상가레이더뉴스 대표는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로 아파트 내 근린상가에 은행과 공인중개업소 등 상대적으로 임차료 지급이 수월한 업종들만 들어서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분양 후 상가를 개발사에 통으로 매각해 마케팅 및 금융비용을 늘린 것이 상가 분양가가 올라간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입지만으로 상가의 활성화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입지만 보고 무리한 금융비용을 들여 투자했다가는 향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투자 후 자금이 묶이지 않도록 업종 선별과 주변 임대시세를 통한 수익 분석 그리고 상가 활성화 방안, 소비층의 주 동선, 출구별 상권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장조사를 통해 앞서 문을 연 재건축 상가의 현황을 파악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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