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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 눈뜨는 베이징

친환경에 눈뜨는 베이징

올여름 베이징 올림픽을 둘러싼 한 가지 큰 의문은 중국이 과연 준비해 왔던 공해극복 방안에 성공할지 여부였다. 며칠간 흐린 날이 지속되다가 마침내 해가 나오자 그런 의구심이 사라졌다. 요즘에는 중국이 그 환경정책을 계속 고수할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지금까지 조짐은 밝다. 중국 지도부와 베이징 시민들은 녹색 캠페인의 결과에 만족했고 일반 인민은 일부 대책의 지속적 시행을 바란다. 이 같은 현상을 보고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중국 녹색자동차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아버지 격인 완강(萬鋼) 과학기술 장관이다. “올림픽에서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그가 말했다.

“이제는 모든 인민이 환경 개선을 기원한다.” 그런 열정은 그를 비롯해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지도자들이 청정에너지 자동차 기술과 기타 반공해 대책의 채택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중 으뜸은 베이징에 등록된 350만 대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난날 지도자들은 승용차의 지속적 운행제한을 선뜻 시행하지 못했다.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는 중산층의 반발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을 계기로 인식이 바뀌었다. 베이징은 10월 11일부터 6개월간 실험적으로 차량 5부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두 달간 승용차 홀짝제로 200만 대의 운행을 감축해 재미를 본 데서 착안한 정책이지만 당시처럼 가혹한 수준은 아니다.

새 규정에 따라 관용차의 3분의 1이 운행을 중단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주중에는 나머지 관용차와 민간인 차량의 5분의 1이 운행을 못한다. 시 당국은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수십만 대의 차량도 예정보다 1년 앞당겨 2009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추방한다. 정부는 조만간 10대 도시에서 1000대의 청정에너지 대중교통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징은 올림픽 기간에 연료전지 자동차 23대, 전기 자동차 470대, 하이브리드 자동차 102대를 도입해 운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완 장관은 현지 공무원과 시민들 역시 녹색차량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은 새로 나온 고급기술을 선보이는 시간이었다. 집에 구형 TV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새로 나온 LCD 화면을 보면 바꾸게 된다.”

또 다른 발전은 대중교통 분야에서 이뤄졌다. 베이징이 올림픽과 관련해 추진한 정책 중에는 지하철 신규 노선, 공항철도, 버스요금 인하 등이 있었다. 승용차 운행 제한으로 대중교통 수단의 이용률이 높아졌다. 그 뒤 더욱 푸르러진 하늘과 줄어든 교통량의 체험 덕분에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교통통제에 찬성했다.

새 규정에 따라 도로에선 매일 80만 대의 차량이 줄었고 일반시민이 매주 하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물론 싸움이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 올림픽 기간의 공해극복 대책 중에는 항구적으로 실시하기 곤란한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베이징 시내의 공사현장과 공장을 폐쇄하고 이웃 성(省)들의 일부 공장 문을 닫은 일이다.

몇 달 뒤에는 아마도 종전 수준은 아니더라도 공해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지난 8월 베이징의 대기오염지수는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의 교통통제가 완화된 뒤로 10월 초에는 그 네 배로 높아졌다. 5부제 실험이 끝나는 내년 4월 당국이 이 정책을 취소하게 만들겠다는 희망을 품고 자가 운전자들과 중국의 막강한 자동차업계가 새 규정에 강하게 반발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역풍은 이미 불기 시작했다. 9월 28일 새 교통통제 계획이 발표된 지 두 시간도 안 돼 네티즌들은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 sina.com에 새 조치는 자가용 소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라는 항의 댓글을 올렸다. “대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결연하고 일반 인민의 지지도 크지만 차량운행 통제와 관련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런민(人民)대의 행정학과 교수 마오쇼우롱이 말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신차개발전략기획 부서에 10년 동안 몸담은 경력이 있는 완 장관은 그런 저항을 의식해 차량의 추방보다는 친환경적인 차를 만드는 데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그는 정부가 올림픽 기간에 도입된 녹색차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대중교통 차량이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이 분야의 연료 소비량이 25~3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완 장관이 말했다. 현재 도로를 달리는 버스와 택시의 수를 절반으로 줄일 때보다 나은 효과다. 달리 말해 베이징 주민들이 푸른 하늘을 보면서 좋아하는 자동차도 계속 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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