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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반짝’ 떴던 아파트 팔아라

작년에 ‘반짝’ 떴던 아파트 팔아라


노원구ㆍ도봉구ㆍ강북구 등 2008년에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강북권 지역 아파트는 처분 고려 대상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2009년 새해가 밝았다. 연초면 으레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게 되는데, 그동안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로 사놓고 묻어둔 부동산을 다시 꺼내보는 사람이 많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리자 부동산 자산이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까닭이다.

사실 부동산은 매입가격도 높을 뿐 아니라 매입하고 난 뒤 부수적인 비용(중개수수료, 세금, 유지보수 비용 등)도 많이 든다. 따라서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집값의 10% 정도 수익이 나야 비로소 이득이 생긴다. 특히 대출 받아 부동산을 샀다면 10% 정도 수익에 매달 들어가는 이자비용을 합친 정도의 돈이 나와야 투자용으로 합격점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시장 성적표를 보면 부동산이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서울시 구별 2008년 연간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도봉구(11.66%), 노원구(11.10%)만 아파트값 변동률이 10%를 넘겼다. 경기도 또한 조사 지역 29곳 중 의정부시(17.91%), 양주시(17.53%), 포천시(11.30%), 동두천시(11.22%) 4곳만 10%를 넘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짤 때 ‘덧셈’보다 ‘뺄셈’을 생각해 봐야 할 시기다. 빚 없이 집을 샀다면 최근 침체기를 버티는 데 한결 수월하겠지만 담보인정비율(LTV) 한도까지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 부담이 녹록지 않다.

집값이 오를 때는 대출이자가 상쇄되지만 집값 하락기에는 부담이 배로 늘어난다. 특히 서울 강북권이나 경기 북부 지역은 2008년 하반기부터 내림세가 감지됐고, 버블세븐 등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은 이미 2007년부터 약세가 이어져 왔으므로 2009년 아파트 값이 폭등 수준까지 오르지 않는다면 사실상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 보유가 목적이 아니라면 적절한 때 매도 타이밍을 잡는 자세가 요구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강북권 아파트 소유자에게는 집값이 모처럼 상승한 지금이 현재 아파트를 팔고 버블세븐 지역으로 눈을 돌려볼 때다. 그렇다면 어떤 부동산을 파는 것이 이익일까?



◇주택시장 = 먼저 주택시장을 살펴보자. 오랫동안 좀처럼 값이 오르지 않은 아파트는 경쟁력이 없다. 경쟁력 있는 아파트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주택 수요가 있는 인기지역, 교통·교육 등 주변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곳이다. 또 어느 택시기사라도 알 정도의 랜드마크 기능이 있어야 한다.

반대로 경쟁력 없는 아파트는 교통·교육 여건이 열악하거나 한 동밖에 없는 ‘나 홀로 단지’를 말한다. 이런 아파트는 대체로 자산 가치가 낮다.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르지 않은 지역 외에 2008년 집값이 반짝 상승한 곳도 처분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1~2년간 과거 같은 상승기를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권과 경기 외곽 지역이 고려 대상 중 하나다. 이런 아파트를 팔면 유리한 이유는 2008년 상반기 아파트 값 급등세로 기존의 값이 높았던 지역과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과거보다 적은 금액으로 ‘아파트 갈아타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 = 외부 변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나 상가도 2009년 상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 오피스텔은 공급량이 적고 주택시장보다 규제가 덜해 2008년 상반기까지 매수세가 형성됐다. 하지만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게다가 실물경기 침체로 투자 수익성 자체가 보장되지 않아 오히려 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아파트 전세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세 수요가 몰리는 곳이 아니면 임대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잠실지역 아파트 대단지에 입주가 몰렸고 올해 상반기 역시 서초구, 판교 신도시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셋값이 하락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움직임은 서울 강남권이나 분당 지역 오피스텔 임대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토지 시장 = 역시 침체를 비켜가지 못했다. 전국 곳곳에서 토지 보상금이 풀리고 있지만 대단위 지역 개발이 멈춰서는 상황이라 2009년 토지 시장도 맑음보다 흐림 쪽에 가깝다. 따라서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나 군사시설 해제 지역 등 ‘알짜 땅’이 아니라면 매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토지 시장에서 ‘우량주’로 분류되는 땅은 기본적으로 도시 밀집 지역의 평지이며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는 땅이다. 또 도로와 붙어 있고, 신도시 개발 예정지와 가까운 지역이 좋다. 땅을 팔 때는 매수자의 입맛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지목 변경, 형질 변경, 용◇수익형 부동산 = 외부 변수에 도 변경 등으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고, 야산이 있다면 깎아서 평지를 만든다든가 꺼진 땅을 메우는 것도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령이다.

토지 거래 환경은 예년보다 나아졌다. 비(非)자경 지주가 토지를 수용(협의매수 포함)당할 때 양도소득세 중과세(단일세율 60%)에서 제외되는 보유 기간 기준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고, 올해부터 토지거래허가제를 완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단 부재지주 양도세 중과가 살아있으므로 추후 세금제도가 어떻게 변할지 눈여겨본 뒤 매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2008년은 ‘부동산은 사두면 오른다’는 말이 깨진 한 해였다. 올해 역시 부동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 위 사항들을 고려하면서도 경기 동향을 주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파트 잘 팔려면…
여러 중개업소에 내놓지 마라
매수보다 매도가 어려운 때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서울·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이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파트 값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곳곳에서 급매물이 나오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주택이 많다.

아파트를 파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듯 아파트도 잘 팔려면 예쁘게 꾸며야 한다. 특히 아파트는 비슷한 구조가 많아서 다른 집보다 빨리 팔려면 꾸미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도배와 장판을 새롭게 한다든지, 조명을 밝게 바꾸는 등 인테리어에 투자한다. 집을 내놓은 후에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내부 수리가 필요하면 과감하게 수리한다. 매수자 입장에서도 동일한 조건이라면 문이나 싱크대 등 수리가 잘된 집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 잘 팔려면 집주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의 홍보 도우미가 된 것처럼 장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 훨씬 유리하다. 또 집주인의 복장과 말투에도 정성을 들이는 것이 좋다. 고객 입장에서 친절한 사람에게 관심을 더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경매 아파트를 ‘망한 집’으로 생각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인식도 중요하다. 집을 보러 온 사람에게 ‘우리는 이 집에서 잘돼 나간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너무 가식적으로 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세입자가 비어 있는 상태로 집을 파는 것도 방법이다. 집이 비어있으면 상대적으로 넓게 보이고, 실거주를 원하는 매수자라면 곧바로 이사를 결심할지도 모른다.

집을 빨리 팔려고 무조건 여러 중개업소에 내놓는 것은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최근에는 공동중개로 중개업소 간 정보가 공유되는 편이라 한 곳에 내놓아도 여러 곳의 중개업소에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 여러 곳의 중개업소에 집을 내놓으면 급한 물건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값이 깎일 수 있다.

수억원의 아파트를 거래하면서 몇 백만원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침체기라도 급매물은 팔리는 것을 볼 때 가격을 현재 시세보다 조금 낮춰 내놓는다면 의외로 손쉽게 팔린다. 중개수수료를 조금 더 쓰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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