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경영’ 세계 바다 제패
‘헬리콥터 경영’ 세계 바다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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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5년. 알래스카행(行) 상선을 타는 30대 통신장이 있었다. 단 한 번만 왕복해도 부산에 집 한 채쯤 살 목돈을 쥘 수 있었다. 돈벌이가 그만큼 쏠쏠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통신장은 행복하지 않았다. 상선에 배치된 해양장비가 모두 일본산(産)이라는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 1978년, 그는 돌연 사표를 던지고 해양장비 제조업체 삼영전자공업(현 삼영이엔씨)을 설립했다.
6㎡ 규모 지하방에, 변변한 직원이라곤 단 한 명뿐인 초라한 회사였지만 그의 목표는 창대했다.“국산 해양장비를 만들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
이런 그를 두고 사람들은 “돈키호테처럼 허망한 꿈을 꾸고 있다”고 놀려대기 바빴다. 그러나 이 회사는 갖은 조롱을 딛고 연 매출 3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은 247명으로, 대리점은 180여 개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국산 해상장비 시대를 활짝 연 것은 물론, 해외 유수의 해상장비 기업들도 가볍게 볼 수 없는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황원(66) 삼영이엔씨 대표의 성공스토리는 이렇게 쓰이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해상통신장비 업체다. 해상GPS장비 및 해상안전식별장치(GMDSS)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각각 80%, 60%(2008년 말 기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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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영이엔씨가 급성장한 첫째 비결은 고객만족경영이다. 해상장비의 생명은 안전과 견고함이다. 육상과 달리 해상에서 장비가 고장 나면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가령 해로를 보여주는 해상GPS가 오작동하면 선박은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가게 마련이다. 황원 대표는 “만약 우리 제품이 고장 나면 헬리콥터를 타고 가서라도 고쳐주겠다는 마음으로 마케팅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헬리콥터 경영론’이 주 소비자인 선박회사 관계자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이 회사의 매출은 2001년 200억원에서 2005년 327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삼영이엔씨의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저잡음 설계기술, 전자해도(海圖) 제작기술, 초음파 잡음필터 기술 등 핵심 원천기술은 세계가 인정한다.‘저원가 설계기술’ ‘다품종 소량생산에 맞는 공정방식 개선’으로 경쟁사 대비 5~30% 원가절감을 이뤄낸 것도 이 회사의 성장비결이다.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이 회사의 200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0.8%, 84.6%로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영이엔씨는 현재 또 다른 블루오션 ‘레저보트 장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쉽게 말해 레저보트에 소형 해상GPS를 장착하는 사업이다. 성과는 벌써부터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23일 프랑스 레저보트 장비업체인 플라스티모(Plastimo)와 해상용 GPS 등 5가지 장비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최소 구매수량은 5만5450대, 예상 공급금액은 1727만 유로(300여억원)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단지 국산 해상장비를 만들겠다는 꿈으로 돛을 올린 삼영이엔씨는 지금 세계 바다를 향해 힘찬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TIP 이 회사의 불황극복 비결 ■ 저원가 설계기술로 원가절감 ■ 고객 편의 역점 둔 제품생산 ■ 이머징 시장 적극 진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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