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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명소 ‘플라톤의 은신처’

뉴욕의 명소 ‘플라톤의 은신처’


섹스라는 것이 부부 사이에서만 허용된다는 것이 인류문화가 시작되면서 제정된 우리 사회의 공통된 율법이며 도덕이었다. 그런 성의 터부를 깨고 섹스 권태증을 치료하려는 젊은이들이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동호인들을 규합해 보다 자유로운 클럽을 만든 것이 20세기 말 뉴욕의 새로운 명소 ‘플라톤의 은신처’였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한 호텔 지하에 있었던 이 클럽은 50달러 정도의 가입비만 내면 인종의 구별 없이 출입할 수 있는 섹스의 신천지 같은 장소다. 누구에게나 다소의 관음증이 있다는 학설을 증명이나 하듯 회원 지망생들이 구름처럼 밀려왔다고 하는데, 다른 커플의 섹스를 바라보면서 섹스를 하도록 만든 아이디어는 로마제국의 공중목욕탕에서 얻어온 것이라고 한다.

주목할 것은, 이 프라이빗 클럽 입구에 써놓은 입장규칙이다.

1. 커플과 여성이 입장할 수 있다.
2. 남성만의 입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3. 커플 중 여성이 퇴장할 때는 동반했던 남성도 함께 퇴장해야 한다.
4. 장내에서의 마약 사용 및 마약 상습자의 입장을 엄금한다.
5. 커플 중 어느 누구도 매춘행위를 할 수 없다.

실제로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한 사람을 위해 한 취재기자가 위장 커플로 등록, 잠입해 작성한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입구에서 두 사람 몫의 입장료를 내고 회원증을 받는 현장에서 ‘경찰의 스파이가 아니다’ ‘장내에서 매춘을 하지 않는다’ 등의 각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 받는다.

이 클럽이 퇴폐적 풍조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최대 원인은 매스컴의 호의적 보도에 있었다. 많은 언론에 시달렸지만 추잡한 곳이라는 보도는 어느 언론에서도 발표되지 않았다. 이 클럽 회원이 평범한 가정의 부부로 구성된 것은 그런 언론 보도에 안심했기 때문이었다.

현관에서 한 계단 더 내려가면 오른쪽에 댄싱 플로어가 있다. 번쩍번쩍 빛나는 미러볼과 증폭된 요란한 록 뮤직 속에서 30~40쌍의 남녀가 나른한 듯이 춤을 추고 있다. 남자는 허리를, 여자는 가슴에서부터 그 아래를 흰색 타월로 가린 한결같은 나체 상태다. 왼쪽에 25m 길이의 풀이 있고, 그 속에서 두세 쌍이 수영하는 실루엣이 보인다.

그 옆에 다시 온탕과 냉탕, 그리고 사우나 시설이 눈에 보인다. 외관상으로는 스포츠클럽 비슷한 설비와 시설이다. 하지만 풀장 옆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이곳이 보통 댄싱 플로어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풀장 속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보였던 커플은 물속에서 껴안고 선채로 태연한 표정으로 섹스 중이고, 풀장 모서리에 웅크리고 있는 커플은 목하 페팅으로 상대방을 뜨거워지게 만드는 중이다. 그 바로 곁에 데크체어(deck chair)가 나란히 있는데, 그중 한 곳에 누운 남자에게 여자가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드러난다. 두 사람 모두 알몸이다.

그런가 하면 단정한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신사와 파티에라도 갈 듯한 드레스 차림의 숙녀는 힐끗힐끗 데크체어 쪽을 훔쳐보면서 몇 번씩 풀장 사이드를 오가고 있다. 벗고 동참할 용기가 아직 안 나는 모양이다. 동참하고 싶은 호기심은 있지만 막상 결행하자니 용기가 안 나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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