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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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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없다면 성장도 풍요도 없다”


상식파괴의 시대다. ‘경제상식’도 파괴된다. 최근 불황의 원인인 ‘버블’에 대한 상식도 파괴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 『버블경제학』이 그렇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버블에 대한 첫 번째 상식. 버블의 절정기에는 모두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버블이 버블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저자는 웃는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의 대가들, 기업들, 심지어 국가마저 버블의 기능을 알고 버블을 활용한다. 버블인지 몰라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버블인지 알기 때문에 투자한다. 그래서 ‘버블기에 투자하면 망한다’는 버블의 두 번째 상식도 깨진다.

오늘날 세심한 투자 전문가나 기업들은 버블의 속성을 너무나 잘안다. 그리고 버블이 생성되고 커지고 꺼지는 과정에서 돈벌이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을 안다.

당연히 버블의 반복을 원하고 버블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기술도 발달해 있다. 저자는 버블이란 현대 경제의 특징이라며 이를 당연시한다. 그렇다면 버블이 당연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이를 ‘증권화’에서 찾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따지고 보면 빚을 자산으로 전환한 뒤 이를 증권화시킨 것에 원인이 있다.

증권화시켜 빚이라는 자산을 판매한 뒤 번 돈을 다시 빚으로 내주니 부동산 값은 지속적으로 올라간 것이다. 계속 올라주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버블이 꺼지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가장 예민해진다. 자기 돈이 깨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돈벌이 기회를 잃어버릴까 봐서다.

현찰을 쥐고 있다가 기회가 되면 바로 돈을 쏜다. 그리고 다시 버블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변수를 저자는 ‘심리’로 본다. 모두가 잘될 것으로 보면 주식이나 부동산에 돈이 들어와 새로운 버블이 시작된다.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게 센티먼트, 즉 심리인 것이다.

군중심리가 위기의 종료를 예견하고 또 다른 버블이 생긴다는 쪽으로 가면 얘기가 되는 것이다. 개미들의 돈까지 딸려오기 때문이다. 저자가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 아닌 센티먼트”라고 말하는 이유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지역연구센터소장·imi@joongang.co.kr



길, 그 자체를 즐겨라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
저자 이혜영 출판사 한국방송출판 / 02-3153-4400 값 1만5000원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칠 때면, 한 템포 쉬었다 가는 것이 어떨까?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은 제목 그대로 지리산을 두 발로 걸으며 여행한 수기를 담고 있다.

특이한 것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빙 둘러서 걷는다는 것이다. 지리산 걷기 여행? 등산만 단편적으로 떠올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만도 하다. 지리산을 빙 둘러 총 300여㎞를 하나의 길로 잇는 지리산 둘레길. 2011년 완공 목표.

저자는 70여㎞에 달하는 지리산 길을 여유 있게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지역문화 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목적지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길’ 그 자체에 있다.

길을 걸으며 느껴지는 정취,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지방 특유의 문화, 그리고 역사. 모든 것이 ‘길’ 속에 녹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직으

로 올라가고, 앞으로 내달리는 데만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수평으로 ‘걷는’ 행위 자체가 휴식이고, 또 다른 삶의 시작이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다. 여름 휴가철이면 관성적으로 바다나 계곡 등 피서지만 찾던 이들에게 느리게 걷는 여행은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천정원 지역연구센터 연구원·indigo0811@naver.com
‘자유시장’이 사회 파괴?
이 책을 말한다

반세계화 시위 장면.
조셉 스티글리츠, 프레드 블록, 로버트 매키버, 루이 뒤몽. 세계적인 사회과학자들이 발문과 해제를 썼다. 이 정도면 가히 세계적인 저작임에 틀림없다.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1944년 첫 출간됐지만 해가 지난 뒤에도 빛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위기가 반복되고 이념논쟁에 지친 요즘 오히려 더 빛이 나는지도 모른다.

폴라니의 저작에서 새겨들을 만한 내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시장에 대한 이해. 그는 시장을 ‘경제의 모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교환을 전제로 하는 행위는 경제의 일부일 뿐이다. 나아가 경제 또한 전체 사회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자꾸 사회와는 다른 곳에 위치한 영역인 듯 취급된다.

‘시장이 경제의 모든 것’이라는 주장, 경제는 사회와 다른 영역이라는 주장의 결과는 무엇인가? ‘사회의 파괴’로 본다. 시장경제는 토지·노동·화폐 등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가 상품으로 전환되면서 사회의 뿌리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아직도 존재한다. 왜일까? 삶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으로 만드니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노동조합이 생겨났고, 토지를 상품으로 만드니 그 폐해를 막기 위한 각종 규제가 등장했다. 화폐를 상품으로 만든 결과 금본위제가 나오는 등 중앙정부의 개입이 요구됐다는 것이다.

중산층 붕괴, 비정규직의 확산 등 사회의 붕괴 현상은 이 같은 ‘제도적 장치’를 없앤 결과다.‘제3의 길’을 찾고 있는 요즘 칼 폴라니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그가 이처럼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폐해를 이론적으로 짚어낸 까닭이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지역연구센터소장·imi@joongang.co.kr



정신의 빈곤 : 이기주의는 자본주의의 필요악인가 비뚤어진 자본주의를 어찌할꼬?

그 유명한 『텅 빈 레인코트』 『코끼리와 벼룩』의 저자 찰스 핸디는 10년 전 『헝그리 정신』을 통해 자본주의를 향해 통렬한 질문을 던졌다. ‘자본주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제목을 바꿔 출간된 이 책은 여전히 그 질문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는 탄생 이후 지금까지 늘 재해석의 대상이다. 요즈음은 비뚤어진 자본주의에 대한 걱정이 대세인 것 같다. 이 책 역시 보다 좋은 사회로 가기 위한 자본주의를 얘기한다.

■ 찰스 핸디 지음, 노혜숙 옮김
■ 21세기북스 031-955-2702 / 1만5000원



위험한 전략 똑똑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선택은?

지난 25년간 실패를 경험한 750개 기업을 조사 분석해 놓은 책이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환상, 맹목적인 기업 쇼핑, 변화를 거부하고 주력 사업 고수하기, 시장성 없는 첨단기술에 몰입, 무모한 몸집 불리기…. 왜 똑똑한 기업이 치명적인 실수를 할까? 확증 편향? CEO의 특별한 위치? 실제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들려준다. 요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국내 기업을 연상하며 읽으면 무릎을 탁 치게 될 듯.

■ 춘카 무이 외 지음, 이진원 옮김
■ 흐름출판 02-325-4944 / 1만5000원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시오노 나나미가 돌아왔다

전 15권의 대역작 『로마인 이야기』 집필을 마쳤을 때 시오노 나나미는 일흔 살이었다. 글 감옥에서 나온 그는 “여름방학을 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팍스 로마나가 무너진 이후 무주공산이 된 지중해를 둘러싼 1000년의 문명 대격돌을 시오노 특유의 필체로 담아냈다. 그가 하고 싶은 얘기. “팍스(평화)를 확립하는 것은 군사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다.”

■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031-955-2036 / 상 1만5500원, 하 1만6500원



마크 스쿠젠의 주식투자 레슨 초보 주식 투자자를 위한 지침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대입시험이 끝나면 늘 전체 수석합격자 인터뷰가 방송을 탔다. 한결같은 그들의 말.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예습·복습을 철저히 했고요, 잠은 하루 8시간씩 푹 잤어요.” 믿거나 말거나다. 유명한 주식 고수들은 어떤가? “잘 아는 주식에 투자하라, 군중심리와 다른 길을 가라, 욕심을 버려라….” 모두 맞는 말인가? 당신은 지키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정독해 보라. 투자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 마크 스쿠젠 지음, 김기근 옮김
■ 팩컴북스 031-726-3666 / 1만2000원



맞수기업열전 라이벌 기업과 게임이론

키워드를 ‘라이벌’로 잡은 콘텐트는 진부한 것 같지만 늘 눈이 간다. 관심 끌기에는 제격이다. 더욱이 내용도 좋다면 잘 팔리는 아이템이다. 이 책은 국내 52개 선두기업을 26개 챕터로 나눠 새로운 경쟁이론, 게임이론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와 다음, 신세계와 롯데쇼핑, 엔씨소프트와 넥슨, 훼미리마트와 GS25, SK에너지와 GS칼텍스, 이수만의 SM과 박진영의 JYP…. 저자는 ‘한겨레21’ 경제팀장이다.

■ 정혁준 지음
■ 에쎄 031-955-8898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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