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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동유럽 쇼크?

WHO WILL BE THE NEXT DUBAI?
crisis - 제2의 두바이는 어디일까? 이 방탕한 도시국가가 지난달 말 590억 달러에 이르는 국가채무의 지불유예를 선언하자 투자자들은 아부다비와 쿠웨이트 같은 인근 시장에서 우르르 철수했다. 그러나 한바탕 소란이 가라앉자 제2의 두바이는 자금이 넉넉한 중동의 인접국이 아님이 또렷해졌다.

오히려 유럽의 변두리 지역일 가능성이 크다. 제2의 신용위기에 몰릴 실질적 위험에 처한 나라들이다. 가령 국내총생산(GDP)의 몇 배가 넘는 엄청난 외채를 짊어진 불가리아, 헝가리, 발트해 3국 등 동유럽에서는 벌써 위기 조짐이 인다.

국가부도를 선언할 가능성은 작지만(지난 10년간 국가부도를 선언한 나라는 에콰도르와 아르헨티나뿐이다) 이들 나라의 정부와 국가 지원을 받는 기업들의 부채상환 능력에 갈수록 의구심이 커진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CEO 모하메드 엘-에리안에 따르면 단기외채, 소득감소, 유동성 부족 등으로 인한 국가부채 증가는 중부 유럽과 동유럽이 특히 심각하다.

엘-에리안은 “너무도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다 보니 근본적인 위험요소들이 가려졌다”며 “지난해 경제위기의 여파가 아직 건재하다”고 말했다. 올해 신흥시장들은 활황을 구가했지만 두바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마지막 장을 장식할지 모른다. 지난해 가을 큰 타격을 입고 이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개도국들에서 이미 많은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런 위기가 곧 닥칠 징조는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의 가파른 상승이다. CDS 스프레드는 투자자들이 특정 국가의 부도 선언에 대비하려고 드는 일종의 ‘할증보험’이다. 그런데 동유럽에서는 이런 할증보험료가 지난해 이후 여러 배 상승했다. 가령 라트비아의 할증보험료 수치는 530bps(basis points)로 현재의 두바이 수준에 육박한다.

한편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 등 한때 괜찮았던 경제도 갈수록 동유럽 국가와 비슷해간다. 그리스는 내년에 470억 유로를 빌려야 할 처지지만 이미 공공부채가 GDP의 135%를 넘고, 올해 예산적자율도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 12.7%임을 고려하면 차입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리스의 ‘CDS 스프레드’가 지금의 터키 수준까지 상승한 현실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터키는 지난해만 해도 그리스보다 훨씬 더 위험한 투자처로 간주됐지만 이젠 그리스와 엇비슷해졌다). 현재 외채가 GDP의 800%를 넘는 아일랜드는 상황이 훨씬 더 나쁘다.

몇 달 전만 해도 이들 나라는 경기 반등으로 한몫 잡으려는 투자자들 덕분에 활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두바이의 외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 나라에 내재한 취약한 ‘펀더멘털’도 함께 노출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처음에는 부동산·은행·소비자가 큰 피해를 보았지만 이번엔 국가 차례일지 모른다.

JERRY GUO



경제 문외한의 무리수

STATE SQUEEZE
iran - 이란 국민은 지금까지 국가보조금 덕분에 휘발유나 식품을 비정상적으로 싼 값에 구입해 왔다. 그러나 이란이 그런 제도를 폐지할지 모른다는 지난주 소식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물론 이란 안팎의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이란의 보조금제도가 과잉소비를 조장해 경제질서를 왜곡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그러나 그 제도를 지지한 사람은 뜻밖에도 경제 문외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다. 그동안 잘못된 정책을 추진해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을 초래했으며 ‘오일머니’를 자신의 심복들에게 분배하느라 고갈시킨 장본인이다. 실제로 보조금 삭감이 관철되면 어떻게 될까?

우선,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저지하려는 서방의 압력에 계속 맞설 경우 추가 제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대통령이 국가 돈을 다 써서 이란의 경제적 안전장치를 고갈시킨 점을 고려하면 이란 국민은 훨씬 더 심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미국 외교협회(CFR)의 연구원 발리 나스르가 말했다.

둘째, 아마디네자드는 보조금 삭감으로 남게 될 자금에 직접 손을 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런 바람이 보조금 폐지법안 통과의 발목을 잡는다.

실제로 정부 인사 다수는 대통령이 새로운 서민정책을 내놓음으로써 보조금 삭감으로 인한 생활고를 줄이기보다 그 돈을 횡령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만일 예상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시민 소요에 대비하는 편이 낫다. 지난번에 정부가 보조금 삭감을 시도했을 때처럼 말이다.

RANA FOROOHAR, BABAK DEHGHANPISHEH



6자회담 U턴 가능성 커졌다

PYONGYANG RETURNS TO THE TABLE
n. korea - 북한이 6자회담을 ‘무단이탈’한 지도 1년이 지났다. 그후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실험용 핵폭탄을 터뜨렸다. 게다가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무기급 플루토늄 보유량도 늘렸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사진)가 이번 주 평양을 방문하자 회의론자들은 과연 그가 고집 센 북한을 구슬려 협상테이블로 되돌려놓을지 의심한다.

그러나 성공할 가능성이 큰 이유가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호전적인 태도가 협상력을 강화했다고 믿는다. 게다가 6자회담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0월 북한 측에 만일 협상 테이블로 복귀한다면 내년에 “195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식량과 에너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지난달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관계정상화뿐 아니라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짓는 평화협정을 제의하고 경제지원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 정도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기에 충분한 인센티브가 아닐까?

TAKASHI YOKOTA



제1 야당 발목 잡는 빛 바랜 이념

THE BJP’S BROKEN IDEOLOGY
india - 이번 주 인도 의회는 역사상 가장 ‘무의미한’ 논의를 시작한다. 17년이 지난 범죄행위에 관한 부실한 보고서를 토대로 야당 지도자 몇 명의 공격에 나서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극적인 요소가 없진 않을 듯하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면 현재 사면초가에 몰린 제1 야당인 인도인민당(BJP)이 더 궁지에 내몰릴지도 모른다.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BJP의 폭력적인 망령을 되살리는 문제의 보고서는 1992년 발생한 바브리 회교사원 파괴 당시 힌두교 과격분자들의 책임을 묻는다. 현 BJP 총재인 랄 크리슈나 아드바니로(81)에겐 최후의 일격이 될지도 모른다. 2008년 당 총리후보였던 그는 그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BJP 입장에서 진짜 악재는 정치생명을 다한 그를 잃게 될 가능성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힌두 민족주의에 기초한 BJP의 케케묵은 이념이 다시 부각될 위험성이다. 이 같은 광신주의는 유권자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요즘 유권자들은 신비주의적인 과거보다는 미래의 번영에 더 많은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낡은 이미지가 계속 따라붙으면 BJP가 진보적 노선의 집권 국민회의당의 균형을 잡아줄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분명한 이념도 없고, 대중의 인기를 끌고 연정파트너가 받아들일 만한 지도자도 없는 BJP는 쓰라린 내분과 사소한 파벌주의로 사분오열한다. 의사당 뒷자리에선 간혹 고함소리가 들릴지라도 인도가 기본적으론 1당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국가인 이유다.

JASON OVERDORF, SUDIP MAZUMDAR



BY THE NUMBERS



지도자보다 시민이 낫다

READY FOR ACTION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즈음해 실시된 세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가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대답했다.

60% - 자신들의 정부가 기후변화에 지금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

65% -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

73% -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부유한 나라들이 개도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

80% - 대체에너지 이용을 장려하려면 세제혜택 제공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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