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증세 자각은 정말 어렵죠”
“대장암 증세 자각은 정말 어렵죠”
11월 11일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진행된 포브스 건강포럼에 CEO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하나요?”
포브스코리아가 주최하고 서울성모병원이 후원한 이번 포럼 참석자들은 강의를 맡은 최규용 박사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심상복 포브스코리아 대표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놀랐다”며 “대장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장연구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낸 최규용 박사는 대장암 전문의다. 현재 대한소화기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의 대장 질환 치료기술 수준이 일본에 비해 30년가량 뒤진 것을 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장을 전공분야로 선택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은 대장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나라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고기를 더 많이 먹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생긴 변화다.
이번 포럼은 대장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CEO들에게 대장암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최 박사는 대장에 있는 혹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면 참석자 중 50~70%는 여러 형태의 혹이 발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혹이 있다고 다 대장암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혹은 크게 비종양과 종양으로 나뉜다. 종양에는 암으로 진행되는 단계의 조직인 ‘선종’과 ‘암’이 있다. 혹을 정밀검사해 암세포가 발견되어야 비로소 대장암에 걸렸다고 한다는 게 최 박사의 얘기다. 처음 검사를 해 비종양만 나왔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꼬불꼬불한 대장 주름 안쪽에 있는 혹은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암이 여러 개 있었다면, 이를 다 떼었다고 해도 1~2년 후 다시 생길 수 있다”며 “그래서 50세가 넘으면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혹을 한번 제거하면 암 발생률은 평균 75% 떨어진다. 대장암은 치료방법이 다양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더라도 일단 발생 사실을 확인하면 치료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정기검사 종류에는 대장 내시경 검사, 대장 조영술 등이 있다. 그중 대장 내시경 검사는 정확도가 높고, 검사하면서 일부 조기 대장암 세포까지 제거할 수 있지만, 시간이 꽤 걸리고 검사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최 박사는 “1년에 한 번씩 2년 동안 두 번 검사했는데 이상이 없다면 검사 간격을 5년 정도로 조정해도 좋다”고 말했다.
대장암 발생 원인에는 크게 유전적 요인과 야채 섭취 부족이나 운동 부족 등 환경적 요인이 있다. 최 박사는 “유전적 요인은 전체 대장암 발병 원인의 20% 정도”라며 “그러나 유전자 단계에서 발암을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환경 인자 관리가 대장암 예방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식사, 운동, 휴식, 흡연, 음주 등에 관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음식을 적당히 먹어 비만을 막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대장암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작은 혹이 자라 암이 될 때까지 대장이 완전히 막히지 않는 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최 박사는 “혈변이 나오거나, 배가 더부룩하거나, 방귀가 많이 나온다고 대장암을 의심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증상은 대장암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는지 검사해 보는 게 좋다고 최 박사는 말했다.
한 참석자는 “수면 내시경 검사를 하면 의식이 없어져 부작용이 있다는데, 불편하더라도 일반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최 교수는 수면 내시경 검사에서의 수면은 ‘잠을 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의식이 물의 표현처럼 잔잔한 상태가 된다는 의미라는 것부터 설명했다.
그는 내시경을 대장 안으로 넣으면서 대장에 내시경이 부딪칠 가능성이 있지만, 많은 연습을 한 전문의만이 내시경 검사를 하기 때문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답했다.
최 교수의 강의를 끝까지 주의 깊게 들은 이영일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 사장은 “쉽게 설명한 최 박사의 강의를 듣고 대장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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