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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을 완전히 뒤집어야 길이 보인다

발상을 완전히 뒤집어야 길이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10년간 덩치를 세 배 가까이 키웠다. 재계 서열은 위에서 셋째, 여차하면 2위도 넘볼 판이다. SK가 도약대로 여기는 곳이 있다. 중국이다. 요즘 SK는 중국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지난 10년간 애는 썼는데 성과가 미흡했던 점을 돌아보고 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SK는 ‘장기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이와 관련해 전문가의 고언을 들었다.

지난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중국 법인 통합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SK 측은 "법인 통합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중국 사업의 결과물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짧은 순간 가장 솔직한 답을 했는지 모른다.

사실 SK를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의 의견도 최 회장과 같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전문가들에게 'SK의 중국 사업'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룹 오너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에 왈가왈부할 생각이 없다(국책연구기관 중국 담당 연구원)"며 입을 닫는 전문가가 있었지만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해 온 이들이 많았다.

SK그룹엔 아픈 얘기도 있었다. SK는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 중 가장 열렬하게 중국에 구애를 보냈다. 최태원 회장의 의지는 일관됐다. "중국에서의 성공 없이 다른 나라에서 성공은 요원하다." 많은 정성을 쏟았고 좌절했고 다시 의지를 다잡는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대체적으로 차가웠다.

"SK가 중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얘기가 많았다. "SK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먹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10년간의 학습 효과다. 국내에 잘 알려진 한 중국 전문가 C씨의 얘기를 들어보자.

"SK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은 중국 정부가 키우는 전략 산업이면서 안보 산업이다. 만약 이 시장을 먹으면 매출이나 규모 면에서 바로 세계 1등이 된다. 하지만 경제 대국 중 소위 안보 산업에서 외국기업에 높은 시장점유율을 내주는 나라는 거의 없다. 삼성이나 LG,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성과를 낸 것은 중국에 없던, 중국이 잘 못하던 상품을 팔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도 앞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물며 SK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면 국내 대기업 중 중국에 가장 진출하기 힘들다. 중국 정부가 어떤 경우 이 분야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칭다오대학의 백성호 교수 역시 "SK의 제품과 중국 시장의 독과점 특성을 볼 때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에너지, 화학, 통신산업은 중국도 잘 발전돼 있고 시장 덩치가 클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한국에 비해 그리 뒤떨어질 게 없다"는 것이다.



중국판 장학퀴즈 ‘좡위안방’ 효과 의문"에너지, 화학, 통신 분야 일부 기술은 우리가 더 뛰어나고 산업발달도 한국이 먼저 했지만 중국은 원래부터 과학을 중시하던 국가다. 특히 에너지, 화학, 통신 분야에서는 우리에 비해 뒤떨어질 게 없다고 본다. 중국 입장에서 국영산업이나 다름없고 시장지배력이 있는 상태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외국회사(SK)에 시장을 내어줄 이유가 없다.

북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한 대학의 J교수는 "차이나 인사이더가 되겠다는 SK의 슬로건은 거창하지만 쉽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현지 지인들에게 SK의 야망을 말하면 미안한 얘기지만 기분 나빠하더라"고 전했다.

J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SK는 경쟁자고 경쟁자는 죽어야 한다"며 "이런 상식을 떠나서라도 SK가 과연 중국의 페트로차이나, 차이나모바일과 붙어 이길 수 있을까를 보면 힘든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분야만 봐도 중국에는 유전이 있고 에너지 정제 기술도 다 있다"며 "우리가 그들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SK가 너무 조급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 전문가 C씨는 "SK가 유독 중국 쪽을 강조하다 보니 잘 안 되는 게 부각되는 것일 뿐 다른 국내 대기업에 비해 떨어진다고 결론내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목표치를 높게 잡고 임직원을 푸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중 대박을 낸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3~5년 전에 스타트 라인에 섰을 뿐이다.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승부를 걸 땐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온다. 중국은 한국과 스케일에서 완전히 다른 경제 대국이 됐다. 몇 년 결과보고 판단하는 것은 난센스다."

다만 그는 "문제는 지금부터"라며 "그동안 SK가 중국에서 쌓아 온 이미지를 돈으로 연결 못 하면 그야말로 바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지적이다. 그동안 많은 다국적 기업이 만리장성을 넘기 위해 애썼다. 상하이에는 포천 500대 기업이 모두 들어가 각축을 벌인다. 하지만 GM, 포드, 인텔, 구글도 중국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

SK그룹은 한-중 수교 전에 중국에 들어갔다. SK는 중국 내 외자기업 중 선호도나 인지도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얼마 전 중국 CCTV가 네티즌 1만5000명과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중국인 마음 속 글로벌 기업'을 선정한 결과, SK는 HSBC와 GM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월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우리가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중국판 장학퀴즈인 'SK 장위안방 효과'를 강조한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많다. 경영컨설팅 회사의 K임원은 "장위안방 10년 해서 SK그룹이 중국에서 널리 알려지고 이미지가 제고됐다고 하는데 동의하지 못한다"며 "장위안방으로 중국에서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K 임원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비즈니스와 너무 연계돼도 좋지 않지만 비즈니스와 관련이 적어도 문제"라며 "과거 SK가 선경일 때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후원한 것은 학생복이라는 제품과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 관련 책을 여러 권 쓴 B씨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SK가 그동안 중국에서 기업 이미지 기반을 잘 닦은 것은 사실이고 많은 다국적 기업이 사고를 치고 쫓겨난 것에 비하면 스캔들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위안방은 학생들이 보는 프로그램"이라며 "씨를 뿌린다는 의미가 있겠지만 10~20년 뒤 얘기"라고 했다.

또한 "SK가 후원하는 보아오포럼도 학자나 중국 관리 중 연구소 관계자가 주로 온다"며 "디시전 메이커는 별로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이미지 빌딩에 만족할 게 아니라 돈 버는 비스니스로 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SK 실무자들이 전략적이지 못하다"며 "헤드(최 회장)를 폼 잡는 데 세울 게 아니라 실속이 있는 곳에 모셨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진입 어려운 업종에 도전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그간의 'SK 중국 전략'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제품, 인력, 현지화,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했다. 국내 금융권 출신의 중국 전문가는 "SK가 중국에 재도전하려 한다면 발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모바일 가입자가 4억 명이다. SKT가 지분 참여했다가 판 차이나유니콤 역시 SKT와 비교하기 힘들만큼 큰 회사가 됐다. 페트로차이나는 어떤가? SK가 기존대로 한국에서 하던 사업 구조를 그대로 들고 와 이들과 맞선다면 부처님 손바닥에서 노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는 "통신 분야에서는 기간산업에서 승부를 겨루려 하지 말고 애플처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는 굳이 정유를 고집할 게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 분야 진출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GE캐피털 모델을 SK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GE는 전자회사로 중국에 들어갔지만 실제로는 투자 회사로 성공했다. SK는 에너지, 화학, 통신 분야 인사이트가 있는 회사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내 다운스트림 분야 회사에 투자하거나 중국인이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경영컨설팅 회사의 K임원은 "기업이 목표를 잡은 뒤 그 목표를 달성할 때는 내부 역량을 따져봐야 한다"며 "우리 회사의 핵심은 무엇인가, 관련 기술을 확보했나, 인력은 어떤가, 목표를 잘 수행할 조직력이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SK가 중국에 올인한다고 할 때 과연 이런 점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중국에서 왜 잘못했는지 짚고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데 SK는 이를 덮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경사무소장은 "SK의 주력업종이 중국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업종이기 때문에 쉬운 사업이 아니다"며 "동동 업종에서는 SK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국적기업이 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양 소장은 "그런 점에서 현단계에서 SK 중국 사업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조언을 전했다.

"그동안 SK가 중국 내에서 여러 가지 형식으로 사회활동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중국의 학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경우 SK에 대해 대부분 매우 좋은 인상이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에게 SK는 여전히 생소한 기업이다. SK가 취급하는 제품이 생산재이지 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SK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보다 가까이 가는 전략을 마련하거나, 상대적으로 정부의 통제가 약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가는 것이다. 아마도 SK가 다시 중국시장에서 도전장을 내민 것은 바로 이러한 분야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현지 법인에 권한 줘야

의사 결정 구조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SK 사업 구조가 한계가 있지만 중국에서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사업은 어차피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가 잘 되면 대박이 나는 구조"라며 "하지만 서울 본사에서는 작은 리스크도 용납을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몇몇 지방 성과 석유사업 관련 조인트벤처를 맺을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본사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결재가 나지 않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현지는 권한이 없고, 본사는 중국 쪽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번번이 안다리를 건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SK현지 법인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만났다는 한 국내 대학 교수 역시 "현지에서는 다 아는 얘기"라며 "외국 기업들은 현지에 권한을 주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국내 기업들은 그럼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건희 회장은 중국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 중국 본사는 나름대로 권한이 크고 책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하지만 SK는 현지에 권한이 없다는 것을 SK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다. 지주회사(SK차이나)가 있기는 했지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중국 사업은 전문성을 갖춘 현지 사장이 소신을 갖고 해야 그나마 성과를 낼 수 있다. 서울에서 컨트롤하려는 생각이 문제였다." 이 점은 SK그룹도 인식한 듯 하다.

SK는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그룹 지주사인 SK의 박영호 사장을 중국 통합법인장으로 발령했다. 그동안 SK 중국 지주회사 법인장은 전무급이었다. 중국 소재 한 대학의 L교수는 "SK그룹이 중국 사업을 추진하면 현지 우수 인력 확보와 현지화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SK그룹이 그동안 현지 인재를 채용하고 현지화를 추진해왔다고 강조한 것과는 다른 시각이다.

그는 "SK가 현지에서 인재를 채용해 한국에서 교육하고 다시 현지로 파견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에서 보면 정말 파워풀한 인재를 확보했는가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전문가 C씨는 더 노골적으로 SK 중국의 맨파워 문제를 거론했다. "중국은 GDP 106등 하는 나라지만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일류화 전략이안 된다.

SK가 정말 중국에 올인했는지 파악하려면 사람을 어떻게 쓰고 현지 법인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보면 된다. 90개나 된다는 현지 법인 중 글로벌 외자 기업에서 걸출한 실적을 낸 인재를 얼마나 스카우트했는지, 중국 4대 명문대의 일류 인재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중국 MBA 출신을 얼마나 채용했는지 봐야 한다. 또 중국에서 넘버 원 인재의 몸값은 한국의 2~3배다. SK가 과연 그런 대우를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에서 파견 나간 법인장이나 주재원도 단순히 중국어 몇 마디 하는 게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인재였는지 SK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 국내 모 대학의 중국통상학과 교수 역시 "SK 중국 법인 설립 초반에 영입한 글로벌 기업 출신 법인장 외에 SK가 내세울 만한 프로급 인재 영입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인력의 중국 파견과 관련해 경영컨설팅 회사 K임원은 "계열사에 중국 비즈니스를 추진하라고 하자 마지 못해 끌려가는 양상으로 보인다"며 "꼭 공무원들의 전시행정 같다"고 비꼬왔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SK 측에 중국 현지 법인의 현지인 비율, 현지 법인장 중 글로벌 외자기업 출신 비율, 현지 인력의 중국 4대 명문대 출신 비율과 이직률 등을 물었다.

SK 관계자는 "본사에서 따로 관리하는 자료가 없다"며 "중국 법인 중에는 페이퍼 회사도 있고 해서 관련 자료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 C씨는 "중국 법인을 통합하고 정비한다면서 국내 임원들 의자를 갖다 놓을 게 아니라 중국 최고의 인재를 얼마나 영입할 수 있느냐가 SK 중국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과 SK의 중국 내 좋은 이미지와 마케팅 실력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며 "최소한 중국 50대 기업에서 총경리로 초고속 승진하며 특정 분야에 걸출한 업적을 낸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장위안방'과 관련해서는 "중국 아이들은 중국 아이들일 뿐"이라며 "중국 명문대에서 유학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투자를 하라"고 말했다.

"2005년 전후로 중국 명문대에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을 실력파가 많다. 중국에서 사업하려는 한국 기업이라면 그들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 장위안방에 쓸 돈이면 1년에 2~3만위안 하는 학비를 한국 유학생에 지원하고 주기적으로 회장이 찾자와 격려하는 것이 SK가 강조하는 현지화 인력의 '수펙스(SUPEX)아닌가?"



안 보이는 '파부침주' SK는 최태원 회장 취임 당시 매출 37조원, 재계 서열 5위에서 매출 100조원 안팎의 재계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수치로 쓰지만 일부에선 "최종현 전 회장이 이뤄놓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덕을 봤다"고 본다. 최 회장이 지난 10년간 중국 중심의 글로벌을 강조한 것은 후대 경영인으로 SK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당위와 절박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최 회장에게 그만큼 중요하다. 최태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중국을 강조했다. 매년 10여 차례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전용기까지 구입했다. "실패를 두려워말라"며 중국서 실패하고 돌아온 임직원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SK 안팎에서 공감하듯, 지난 10년간 SK의 중국 구애에 대한 대륙의 화답은 미미했다.

최 회장은 기어이 '파부침주'를 외쳤다. 가장 신뢰한다는 임원(박영호 SK 사장)을 중국에 보내고 권한도 실어주기로 했다. 새 기술을 개발해 새 제품으로 공략하자는 큰 그림도 제시했다. 이런 차에 SK의 한 관계자는 "7월 중국 통합법인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임원은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본사나 중국 현지에서 초조해하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SK계열의 3년차 직원은 "우리 임원들은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말로는 위기의식을 엄청 강조하지만 직원들이 볼 때 수천억 원 씩 쏟아부은 프로젝트가 실패를 해도 너무나 태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어린 직원이지만 그런 모습에 위기의식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최태원 회장이 '파부침주'를 의미를 몸소 보여줘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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