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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성장성 갖췄는데도 저평가

안정성·성장성 갖췄는데도 저평가

▎친환경 조명 LED가 각광받고 있다.

▎친환경 조명 LED가 각광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대진디엠피는 매출 구조, 재무 안정성, 기술력, 내재가치, 성장성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데가 없어 보이는 종목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가다. 6월 8일 종가는 7040원. 지난 5월 25일 52주 최저가 6500원을 찍었다. 작년 이맘때는 1만3000원대에 거래됐다.

상승장이던 지난 1년간 주가는 부진했다. ‘저평가주’라는 증권사 리포트가 이따금 나왔지만 하락 흐름을 막지 못했다. 이 회사의 실적을 보면 주가가 잘 이해되지 않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대진디엠피의 지난해 매출은 782억원, 영업이익은 128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16%다.

지난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2%였다. 지난 10년간 이 회사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00년 107억원이던 매출은 2007년 500억원을 돌파했다. 연평균 25%의 높은 성장세였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은 20% 안팎을 유지했다. 대진디엠피의 주력 사업은 프린터 부품과 LED 조명이다.

특히 프린터 부문은 이 회사의 재무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캐시 카우다. 이 회사는 프린터용 롤러와 블레이드라는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삼성전자가 주 고객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프린트 사업부의 1차 벤더다. 회사 측은 “삼성전자에 동일 부품을 공급하는 4개 협력사 중 매출 점유율 1위를 10년째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시장점유율 통계는 대외비지만 블레이드 품목은 이 회사가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프린트 사업 부문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다. 지난해 이 부문 매출은 550억원이었다. 2002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해온 LED 분야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LED 패키지와 LED 조명 완제품을 생산한다. 이 분야 매출액은 2008년 124억원에서 지난해 23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대투증권 곽민정 연구원은 “과거 3년간 프린트 사업부의 평균 성장률인 10.9%보다 3배 높은 매출성장세를 보였다”며 “향후 4년간 평균 3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LED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까지 높아졌다. 지난 3월 말 2009년 실적 발표 후 반등을 시도했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회사 측이나 증권가는 뚜렷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가지 실마리는 찾을 수 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실적을 보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13억원이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4%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좋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줄어든 2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60%나 줄었다. 회사 측은 “환율 하락과 단가 인하로 손익이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LED 조명 매출 급증환율은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결국 단가 인하가 회사 이익과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도 이 회사는 “프린터 단가 인하 및 직원 성과급 지급으로 이익률이 다소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이익이 좋을수록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진디엠피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정적인 프린터 사업부와 LED 사업부의 성장성’을 이유로 1년 넘게 대진디엠피를 추천종목에 포함했던 한 증권사는 지난 4월 초 ‘수급 악화’를 이유로 추천주에서 제외했다.

또한 지난해 중순 이 회사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LED 테마주’에 편입된 영향이 컸지만, 핵심 원천기술이 없고 프린터 부문의 삼성전자와 같은 확실한 거래처가 없다는 점, LED 조명이 진입장벽이 낮고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400여 업체가 난립했다는 것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대진디엠피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최근 PER(주가수익비율)이 5배 수준이라는 점은 이 회사가 저평가돼 있다는 데 무게를 실어준다. 지난 5년간 평균 PER은 9배 정도였다.

연초 증권가에서는 대진디엠피 매출이 올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대투증권은 “삼성전자의 레이저 프린터 전략과 시장점유율 확대, 신규모델 출시로 인해 납품 수량이 연간 30% 이상 증가함에 따라 연평균 25% 수준의 매출 성장세와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프린터 시장은 경기침체로 성장이 둔화됐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장기적인 회복은 불확실하지만 잉크젯 제품에서 레이저 제품으로 빠른 교체가 일어나고 있고 특히 컬러 레이저 프린터와 복합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소모품 시장도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여 대진디엠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ED 조명 시장 역시 대진디엠피 주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대세인 것처럼 조명 시장에서는 기존 전통 조명에서 LED 조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확장이 힘들겠지만 국내외에서 LED 수요가 늘고 있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이 분야를 육성할 의지가 있어 성장 가능성은 크다.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지만, 대진디엠피가 LED 조명 완제품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말에는 이 회사의 LED 조명 브랜드인 ‘엑스레즈(XLEDs)’ 4종이 에너지관리공단의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 측은 “엑스레즈 조명은 백화점 및 공항 면세점 등 상업용 시장에서 많은 수요가 있는 할로겐 램프 대체용 LED 조명, 아파트 간접조명 대체용 LED 조명, 최근에는 백열등 및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을 개발 라인업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성장동력을 키우려는 경영진의 의지도 확고하다.

대진디엠피는 지난 5월 중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0 라스베이거스 조명 박람회’에 LED 조명 제품을 출품했다. 북미지역에서 개최되는 조명 박람회에 3년 연속 참가다. 국내업체 중에는 유일하다. 대진디엠피는 이 박람회에 국제공인 안전 규격인 북미UL인증과 유럽CE인증을 획득한 LED 조명 25종을 선보였다. 지난 4월에는 공시를 통해 LED 조명 제조라인과 프린터 공장 증축에 119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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